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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휴식, 미식, 달콤함

[와이탄] 샴페인, 오리다리꽁피, 달팽이요리, Mr & Mrs Bund-Modern Eatery by Paul Pairet(미스터앤미세스 번드 모던 이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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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앤미세스 번드는 사실 상해에서 파인다이닝을 가려고 했던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다만 방콕에서 경험한 파인다이닝 만찬의 후유증으로 피로하기도 했고, 메뉴와 몇시간씩 씨름하거나 예약을 미리 할 힘도 없던 때라 리스트에서는 제외했다.

그런데 막상 마지막날 점심에 어딜가야할지.. 

결국 와이탄 번드의 한 양식집을 가기로 하고 생각해봤는데 미스터앤미세스 번드가 떠오르는 것. 홈페이지에 가봤더니 주말 브런치 메뉴도 진행하는 것 같길래 예약 없이 방문했다.

​번드가 내려다보이는 창가는 미리 예약을 해야하고, 밖에 야외석에서는 주류만 가능하다.

대낮이라 굳이 창밖 풍경을 볼 필요는 없고 채광이 좋아 햇빛이 실내까지 들어와서 나는 그냥 아무데나 자리를 요청했다. 직원분들 모두 영어를 잘하시는데 제 3국에서의 영어 의사소통은 나와 상대가 영어를 구사한다고해도 늘 혼란스럽긴 매한가지다. 

​모던 이터리라는 장르에 걸맞는 깔금한 식탁 디자인과 식기들.

혼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쭉 뻗은 테이블을 차지하게 되었다.

​샴페인 칵테일을 이렇게 다양하게, 그리고 샴페인 베이스를 3가지 중 고를 수 있는 식당은 처음이다.

나는 우선 Kir Royal, 모엣샹동 임페리얼 베이스로 한 잔 주문했는데 3만원쯤.. 뵈브클리코도 아니고 모엣샹동을 한잔에 칵테일로 만들어 3만원이라니.. 모엣샹동 요즘 누가 먹는다고.. 그냥 뵈브클리코로 통일 해주지. 나는 그때 왜 모엣샹동으로 주문했는지 모를 노릇이다. 아무튼 뵈브클리코가 좀 더 우월하니 담에는 뵈브로 간다.

키르 로얄은 샴페인에 Creme De Cassis라는 카시스 리큐르를 섞은 칵테일로써, 일반 화이트 스파클링와인으로 만드면 Kir, 샴페인으로 만들면 뒤에 Royal이 붙는다.

​식전빵이 나왔는데 이때는 별 생각 없이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지만 지금 사진으로 다시 보니 다소 황당하다. 이거 어떻게 먹으라고 준거지?

​순무인지 양파인지 모를 귀여운 핑크빛 야채와 약간의 후추, 갈릭과 소금으로 만든듯한 진한 버터가 함께 나오는데 안 먹었다.

​우아한 루비빛의 키르 로얄.

향긋한 붉은베리향이 섬세하게 피어오르는게 식전주로써 마음에 들었다. 돼지고기에 곁들여도 제 구실 잘 할 st.. 5만원대 가격인 만큼 품질이 좀 떨어지는 모엣샹동이지만 몇병 사서 이렇게 크렘 드 카시스를 섞어보아도 좋을 것 같네.

​6 ESCARGOTS GARLIC PARSLEY

French Style Snails, Garlic-Parsley

프랑스 식당에 오면 꼭 먹는 달팽이 요리 하나를 주문했다. 생각보다 브런치 가격이 싸서 놀랬.. 이게 2만원도 안하는.. 

메인요리 전에 이거랑 쇠고기 타르타르도 주문하려했는데 직원이 Too much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셔서 엉겹걸에 alright, 그럼 2개만 주문할게요라고 대답해버린 멍청한 나새끼. 석화라도 6개는 더 시켰어야했다. 양이 아니라 즐길 요리의 가짓수를 따지는 스텔라에게.. 꼴랑 요리 2개 말도 안되고요ㅠ

마늘과 파슬리로 만든 페이스트로 구워낸 달팽이와 바삭하고 짭짤한 칩이 하나 올려져있다. 총 6개의 달팽이가 작고 귀여운 흰 컵에 쏙 담겨있는.​

​처음 시작은 쫄깃하면서 파슬리처럼 향긋하게, 그리고 점점 부드러워지면서 그 옆을 바삭한 칩이 고소하게 치고 들어온다.

따끈한 육즙이 솔솔 입안에 들어오며 몸과 마음을 채워주는 맛 좋은 달팽이 요리.

​DUCK CONFIT, TRUFFLE HERBS SALAD

Crispy Duck Leg Confit, Truffle Duck Jus

바삭한 오리다리 꽁피와 송로버섯 허브 샐러드. 이게 꼴랑 3만원..ㅋㅋ메뉴 보면서도 뭐야 여기 왜이렇게 다 싸...싶었다. 상해 물가를, 그것도 와이탄 물가를 무시하는 가격의 미스터앤미세스 브런치.

​오리 넙적다리를 뼈채로 큼직하게 떼어내어 그 육즙에 후추를 뿌려 소스를 만들고, 옆에는 거품과 마요네즈로 만든 리치한 크림이 일자로 뻗도록 플레이팅 되어있다.

​오리고기의 풍미가 그 grease를 만나 최고가 되었구나.

살짝 짠게 흠이긴하지만 촉촉한 다리살의 매력을 충분히 살려내었고, 꽁피라는 메뉴에 적합하게 오리에서 배어나온 기름을 둘러 최대한 고소하게 만들어졌다. 바삭한 오리고기 껍질은 그 자체만 놓고 보아도 아름다운..

다만 옆의 마요네즈같은 리치한 소스와는 살짝 버거운 조합이다. 맛이 나쁘진 않은데 이 메인자체의 양이 많고 소금기가 강해서 차라리 소스를 마일드하게 하나 만들어서 옆에 곁들여내었더라면 좀 더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블랙 트러플 3장을 올려낸 허브 샐러드가 같이 나오는데, 허브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 흔한 허브가 아니라 고수다.

나는 결국 이 샐러드는 없는 음식으로 치고 무시하고 먹기로했다.​

​그래도 송로버섯의 향은 다방면으로 매력적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니까 한 장 정도는 오리고기랑 먹어보고..

와 진짜 여까지 먹으니까 배 터질 것 같았다. 그래도 쇠고기 타르타르나 석화는 먹을 수 있었을텐데 존나 뒷끝

​"LEMON & LEMON TART" PP

Candied Whole Lemon, Lemon Sorbet & Curd, Vanilla Chantilly, Sablé

메인을 다 먹은 뒤 이 곳의 시그니처 디저트를 주문해봤더니 사람 마음 홀리는 디자인으로 플레이트된 어여쁜 디저트의 등장. 한화 2만원쯤..

​레몬을 통째로 설탕에 절여서 candy화 시킨 뒤, 그 안에 레몬 소르베와 레몬 커드크림, 생크림에 설탕을 넣고 만든 샹띠를 채워넣었고 그 위에는 아몬드가루와 버터로 만들어진 샤브레 스틱이 길쪽하게 올려져있다.

​ 두툼하게 설탕에 절여져 윤기가 흐르는 레몬껍질을 살짝 포크로 눌러 찢어보면 이렇게 레몬소르베가 퐁퐁 

​얼핏보면 너무 레몬레몬이라 설탕+레몬이면 너무 과하지 않나 싶었는데 부드러운 우유생크림으로 만들어진 샹띠가 균형을 힘겹게 잘 잡아준다. 힘겹게라고 표현한건 그래도 레몬레몬하기 때문이지. 

이 맛을 아니까 사진만 봐도 입에서 침이.. 부드러운 입자의 레몬 소르베는 레몬 고유의 향을 그대로 담고 있었고 , 레몬커드 역시 가벼운 소르베와는 정반대의 묵직한 식감이었지만 그래도 레몬이었다. 쫀득하게 찢어지는 겉껍질은 강렬하게 달콤하다.

샴팡 칵테일 한잔 더.

모엣샹동에 오렌지주스를 섞은 미모사라는 칵테일인데 대개는 비싼 샴페인을 망치고 싶지 않아허는 관계로 미모사는 저렴한 화이트와인으로 만들어지는 편이다. 나는 김치녀니까 개념녀 되기 싫으니까 마구잡이로 먹고싶은거 주문하기잼

음.. 잔 입구의 상태가 좀 지저분해서 아주 큰 단점으로 남았다.

샴페인잔의 매력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좁은 곡선의 글래스와 다소곳하게 담긴 뽀글이들이 매력인데 오렌지 알갱이가 묻은 잔 입구는 진짜 미관상 최악 of 최악이 아닐까. 왜 안 닦아줬을까?

그래도 마구잡이 시판 오렌지주스가 아니라 오렌지 향만 추출한 리큐르를 섞은건지 단맛은 없고 오렌지향만 풍부하게 올라왔을뿐, 식사의 마무리로 깔끔하고 향긋한 샴페인을 마실 수 있었다.


상해 다시  오면 재방문 의사 있음.

특히나 채광이 좋아 음식 위로 빛이 부족하거나 그림자 현상없이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 때문에 다음에도 주말에 브런치로 올 것 같다. 상해에서 프렌치로 제일 유명하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에 비해 편안한 분위기. 홀이 넓고 천장이 높아 아마 디너때 조명을 어둡게 하면 굉장히 클래식해질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맛으로 따지면 불만족스러운 점은 없다싶었던..

이렇게 먹고 14만원쯤 지불했는데 그 중 7만원은 술값... 


<영업시간>

Brunch:

Saturday & Sunday: 11:30am to 2:30pm (last order)


Dinner:

Sunday to Wednesday: 5:30pm to 10:30pm (last order)

Thursday to Saturday: 5:30pm to 11:00pm 

(followed by Late night)


Late Dinner:

Thursday to Saturday: 11:00pm to 02:00am (last order)


주소 : 

Bund 18, 6/F, 18 Zhongshan Dong Yi Lu (near Nanjing Dong Lu)

Shanghai 200002

外滩18号6楼,中山东一路18号 (靠近南京东路)

上海 200002


연락처 : 

Phone:+86 21 6323 9898

Email: reservations@mmbu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