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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휴식, 미식, 달콤함

[타이캉루] 패리스 힐튼은 확실히 이 곳에서 버거는 먹지 않았을 것이다. 뉴욕 스타일 스테이크 & 버거(New York Style Steak & 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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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글을 쓰고 다면 상해 맛집 포스팅은 딱 5개 남으렷다.

상해 맛집들을 찾아다니면서 사실 수제버거라는 종목에 조금 꽂혔었다. 올해 상반기~여름쯤 엄청 먹고 다니기도 했고. 블루프로그라든지 꽤 쟁쟁한 수제버거집들이 보였으나 중심가에서 살짝 거리가 있는터라 가기가 귀찮았던 나는 만만히 갈법해보이던 타이캉루의 한 스테이크 하우스로 목적지를 정했다.

근데 수제버거라고 꼭 해야하나. 버거가 그럼 다 수제지.. 맥도날드도 수제..

​2층 짜리 건물인데 타이캉루 골목이 좀 비좁은 관계로 구글맵에서도 정확한 경로 표시는 어렵기에 대충 주변 스팟들 보면서 지도 체크하며 찾아야한다. 

점심이라 불을 켜놔서 그렇지 인테리어를 보았을때 저녁에 오면 꽤나 중후한 느낌이 되지 않을까 파워 궁예.

​패리스 힐튼이 왔다고...

이때는 킴보다 힐튼이 잘 나가던 시절이었는데. 감옥간다고 엉엉 울고. 힐튼 가 총알받이가 되어 온갖 구설수에 오르며 자신의 하우스에 대한 가십을 자신에게로 다 몰아갔던 그 시절ㅋ 헐리웃 어그로 못조촤가.. 

​2층 따로 테라스 석을 개조해서 만든 실내공간에 앉았다. 유명한 것 같은데 그리 사람들이 찾아오는 편은 아닌지 널널했네

​버거가 여러가지 있는데 그냥 제일 간지나 보이는 걸로 The Manhattan Monster으로 선택함. 베이컨, 체다 치즈, 계란프라이, 파이어하우스 칠리, 튀긴 양파, 양상추, 피클과 토마토가 들어갔다고 하는데 나는 체다치즈는 빼고 주문.

그리고 사이드로 Onion String Stack를 주문했는데 감자튀김 중 슈스트링은 알아도 어니언 스트링은 금시초문이라 걍 주문해봤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라 뭐.. 그리고 파이어하우스 칠리는 아마 칠리 브랜드 이름 같은데 구글 검색해봐도 마땅히 나오진 않고 아마 캔 브랜드나 칠리 요리법 중 하나라고 추정됨. 미국인 남자친구도 모름.

​주류가 다양한 스테이크하우스라.. 좋지요.

점심이라 나는 그냥 블루스타라는 미국 위트맥주 한 병 주문했는데, 밀크쉐이크도 괜찮을 것 같다. 칵테일 가격도 되게 싼게 이 집.. 가격이 전반적으로 낮구나.

​맥주를 주문하자마자 바로 갖다주시는게 조금 흠인게, 햄버거가 나올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미리 맥주를 따주시면 김이 빠지는건 물론이고 맥주가 식쟈나ㅠㅠ

아무튼 너무나도 일찍 받아버린 맥주를 졸졸 따라 마셔보았더니 꽃향기가 몽글몽글 향긋하게 피어오르는게 가볍고 차갑게 먹을만한 맥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고 세계 맥주 관심 없는데 이렇게 라이트하면서 향긋하고 쓴맛은 적은 맥주가 좋아.

​어니언 스트링 스택이라는게 이런 것일줄은..

양파를 엄청나게 얇게 썰어내어 뭉탱이로 튀긴 것 같은데 이야.. 이건.. 200% 안주다. 저 사워크림과 마요네즈를 섞은 듯한 소스도 그렇고 기름에 찌들은 튀김도 그렇고 점심에 사이드로 먹을 법한 존재는 아닌. 그런데 구운 양파를 좋아하기 때문에 썩 나쁘진 않았다. 좀 압박감이 드는 양과 기름이라 그렇지. 그리고 살짝 눅눅한게 왜지? 의문이 들었던. 바로 튀긴게 아닌지? 아. 사진만 봐도 고지혈증

​이윽고 맨하탄 몬스터 버거가 나왔다. 프렌치 프라이는 사이드로 나오고, 이쑤시개와 방울토마토가 버거 위에 턱하니 올려져있는 모양새.

​높이가 좀.. 어니언 스트링 괜히 시킨게 버거에 이미 들어있는 ㅠㅠ

생각보다 과한 높이에 아.. 이거 어떻게 먹냐..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 공간에 나 혼자였다면 집에서 그렇듯 추잡하게 먹었을텐데 저 옆에 한국인 유학생 일행들이 잔뜩 있어서 자국민들 쪽팔릴까봐 조신히 먹기로 했는데. 

​버거 사이로 노란게 보여서 설마 내가 빼달라고 한 치즈가 내 의견을 무시하고 들어있는건가! 해서 놀라서 유심히 봤더니 다행히 잘 익은 겨란 후라이

​햄버거는 놔두고 언제나 그래놨듯 감튀부터 끝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깨끗한 기름으로 튀겨진 것으로 보이는 청순한 감자튀김들이 얌전히 양철통에 들어가 있는 자태.

​하인즈로 세계통일

오뚜기는 중국 진출 안하나요?

​내가 블로거병이 걸렸지만(아무도 안보는 블로그) 이렇게 세세하게 감튀를 케챱에 찍는 것까지 찍었을 줄이야.. 찍었으니 올리는데 뭔가 민망하다. 아무튼 감자튀김은.. 감자튀김의 맛이다. 튀긴 감자의 맛이지.

​용기를 내어 버거를 반토막 내어보니 이유모를 희열감이 느껴졌다.

자.. 다진 피클, 소고기 패티, 계란후라이, 칠리 양상추, 토마토, 베이컨, 튀긴양파 이렇게 켜켜이 쌓여있는 모습이 단번에 보인다. 이래서 학창시절부터 과학실의 해부모형이 좋았고 개미집이 좋았나보다. 단면 보는거 좋잖아요

​이쁘게 단면 잘라서 사진 찍고 사정없이 해체해서 먹었는데 맛은 오.. 전래 평균이내... 맛집은 아니내.. 맛이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여길 와야할 이유는 모르겠다. 음식점 중에서 이렇게 이도저도 아닌 곳들이 참 안타까운편인데, 여기는 그래도 스테이크라는 종목도 있으니 사정이 좀 나은편.

패티는 역시 잘 구워졌다.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수제버거들이 으레 그렇듯. 하지만 근본없는 재료 조합이 오히려 맛을 평균치에 가깝게 끌어내리는 느낌이다. 분명 신선하긴한데.. 칠리도 거친 향을 품고 있는게 미디엄으로 익은 촉촉한 패티와 잘 어울리긴하는데 말이지.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계란후라이는 무슨 생각으로 넣은걸까? 보기엔 다양한 재료들이 가득 들어간 햄버거가 좋지만, 나는 서초동 길버트버거가 좋다. 토마토와 생양파, 피클과 패티만으로 충분한 맛을 내는 것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비가 살짝씩 오기 시작했는데 옆 건물 지붕 밑에서 고양이 가족들이 나들이를 하고 있었다. 좀 구경하다가 계산하고 밖으로.

타이캉루 주변을 몰라서 그러는데 굳이 오겠다면 말리진 않는다. 하지만 추천도 하긴 좀 그런.. 아무튼 만만하니까, 해외여행을 온 처지에선 사실상 만만한 곳도 낫배드인 관계로 블로그에 한 번 써본다.


뉴욕 스타일 스테이크 앤 버거 주소 : 155号 Jianguo Middle Rd, DaPuQiao, Lu Wan Qu, Shanghai Shi, 중국 200020

뉴욕 스타일 스테이크 앤 버거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1시 반 ~ 오후 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