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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휴식, 미식, 달콤함

[산시난루] 상해의 진정한 탕수육과 딤섬을 맛보고 싶다면 제발 IAPM 도향 가주세요 (Tao H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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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상해에 간 겸 딤섬은 꼭 전문점에서 맛보자 싶어서 방문한 도향. 도향은 나름 거대 프랜차이즈 체인 레스토랑인데 하도 평이 좋길래 방문 해봤다.결론은 대만족이었다. 상해 한 번 더 가면 난 도향은 꼭 재방문할듯.

산시난루역 앞에 위치한 IAPM이라는 대형 쇼핑몰 식당가(L3플로어)에 위치해있는데, 관광객은 한 명도 없이 온통 중국인 현지인들이 가족단위로 번호표까지 뽑고 기다리고 있었음. 11시 살짝 넘어가니 한 10분 정도 기다리긴 했는데, 번호표 뽑고 기다리니 전광판에 숫자가 떠서 중국어 한 마디 못해도 눈치껏 번호표 들이밀며 자리 안내를 부탁드렸다.

​주로 단체들끼리 와서 밥을 먹고 있던데 이거 참 혼자 와서 한 테이블 차지하기가 미안했었던

내부는 아주 널찍하다. 서울의 엥간한 뷔페 수준으로 홀이 넓다.

​세팅되는건 별거 없음. 접시 하나와 젓가락 두 짝.

​메뉴판을 받아보았는데 영어 메뉴판이 아닌 것이었다. 블로그에보니 영어 메뉴 있던데..! 어쩔 수 없이 눈치껏 새우 쇼마이로 추정되는 딤섬의 번호를 적었다. 도향에서는 주문지에 각 메뉴 번호와 수량을 적어 내면 끝이라 그나마 중국어 까막눈에게 편하다.

아니 근데 가격이 안 써져있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많이 비싸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계산서를 보면 딤섬류는 한 메뉴당 4천원꼴

​음 이것은 필시 새우부추만두일것이다. 역시 주문. 딤섬의 경우 몇 피스 나오는지도 옆에 숫자로 적혀있다, 아무튼 이것도 4천원 정도

​메뉴판을 넘겨보는데 전복요리로 추정되는 그림이 있길래 1개 주문했다. 낱개당 32위안, 한화로 5천원 선.. 전복 하나에 5천원이면 고급요리 수준.

​탕수육이 먹고싶어 열라 찾아봤는데 저기 보이는 2124번이 뭔가 탕수육 같다! 하지만 확신이 안 들어 네이버 한자 필기 검색으로 메뉴 이름을 검색해봤는데 뭐 부드러운 튀긴 고기..? 이런거 나와서 반신반의하면서 일단 주문함. 한화로 9천원 정도

​칭따오 순생도 1병 주문하니 이건 3천원쯤한다.

​칭따오 순생을 처음으로 먹어본건데, 처음엔 뭐지 이 밍밍함은? 싶어서 손도 안대려고 했으나.. 갈증이 났을때 마셔보니 물처럼 부드럽고 꼴꼴꼴 들어가는데 참으로 매력적이었던 아이

​헉! 아까 그 2124번 탕수육 맞았다! 완전 감동의 도가니

냄새부터 탕수육이고요? 허기가 좀 몰려오던 터라 내가 올바르게 탕수육을 주문했다는 사실에 기쁨이 마구마구 몰려오던 차ㅋㅋ 탕수육은 볶먹이 진리다. 내가 탕수육의 본토에서 오리지널을 먹어보게 될 줄이야

​파인애플부터 조심스레 먹어보니 야... 이 소스, 제대로다.... 이때부터 근심 놓고 마구 집어먹었다.

​아주 바삭하고 얇은 튀김옷이 부드럽고 톡톡 터지는 돼지고기를 감싸고 있는 장면. 마치 질 좋은 항정살마냥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장난아니다. 강한 불에 빠르게 잘 볶은 티가 나는 불향과 이 감미로운 새큼달큼한 소스. 홀린듯이 하나 둘 입 안에 쏙쏙 넣어버리게 된..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 대략 1시간 정도 여기서 식사를 했는데 식사를 마칠 때까지 이 튀김옷은 쭉 바삭했었다. 전혀 눅눅해지지 않고 처음 그 맛 그대로를 오롯하게 나타내던 놀라운 요리

​그 다음으로는 부추 딤섬으로 젓가락을 돌려보고

​투명하고 청순한 피를 살짝 찢어보니 잘게 다진 부추와 다진 새우살이 그득하다. 뜨거운 김에 섞여나오는 이 향기..

​초간장을 손짓 발짓으로 요청하고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요청했더니 엄청나게 초가 강한 포스의 존재가 전달되어져 왔다. 너무 식초면 어쩌지? 싶어서 살짝만 찍어서 이 부추만두를 한 입에 왕! 넣었더니 와우.. 살짝 묻은 초간장의 산미와 담백하면서도 보들보들한 부추의 식감, 꼬들하게 씹히는 새우살은 참 완벽하고도 깔끔했다. 구구절절한 맛이 아니라 딱, 절제된 맛.

입에 한가득 넣고 뜨거워서 후후거렸는데 그 순간 내 입에서 뿜어져 나오던 수증기가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

​아까 주문한 전복요리의 등장. 특별히 쉐프님이 내어주시던..?

​일단 전복 씨알이 굉장히 굵다. 쩐득한 전복 알맹이를 버터와 함께 앞 뒤로 구워낸 요리인데, 구운 어패류를 좋아하는 입장으로써 만족스러운 요리였다. 근데 두번은 안 먹을 듯. 아무래도 난 좀 더 부들거리는 식감의 찐전복 쪽이 좋다. 밑의 풀떼기는 데코용?

​그 다음은 대망의 새우쇼마이 4피스. 생선 알이 앙증맞게 올라가 있는 쁘띠한 자태

​개인적으로 새우쇼마이는 비주얼이 맛을 따라가지 못하는 음식으로 취급되곤 했었다. 다만 도향의 새우쇼마이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는데 이빨이 이 딤섬을 짓이기는 순간 튀어나오는 육즙의 감칠맛은 차마 잊을 수가 없을 뿐더러... 탱글한 새우와 짭짜름하게 새우와 고기를 만죽해서 만든 만두소는 뭐 도저히 깎아내릴 점이 없었다고 한다.

​딤섬 자체의 탄성이 매우 강해서 숟가락으로 쪼개기 꽤 애먹었는데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탱글탱글거린다. 아 정말 환상적인 따뜻한 요리야.

​이렇게 풀코스로 먹고 2만5천원돈이면 잭팟! 심지어 나같은 돼식가가 밥을 남겼는데도 불구하고.. 왜 현지인들 사이에서 박터지는지 알 것 같고요?

​그리고 후식 찾아 신천지.. 이 어딘가에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행차했습니다.

​굳이 안 찾아나서도 되었던..

이미 아이스크림 먹겠다고 사람들이 줄을 100미터씩 막 서있고 그래.. 그냥 줄 긴 곳으로 와보면 바로 그 곳이 그 아이스크림 가게였던 것... 그래도 테이크아웃 가게라 줄은 금방 줄어드니 괜히 길이에 겁먹지 말고 한 번 줄 서보긔

​5가지 맛이 있는데 2가지를 섞어서 주문이 가능하다. 나는 피치 앤 크림과 솔티드 카라멜로 주문

​읭? 맛없다. 피치 앤 크림이라길래 상큼한 복숭아 기대햇는데 개뿔.. 크림이라는 의미에 정말 정직했던 flavor.

솔티드 캐러멜은 정말 진하고 진한 정통 카라멜 맛이라 굉장히 부담스럽다. 즉석에서 설탕을 구워 만든 달고나처럼 살짝 씁쓸한 맛이 깊게 나면서 소금의 잡짤한 맛 역시 거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너무 부담스러운 맛이라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하던 찰나,

​우연히 아이스크림을 감싸고 있던 와플 콘을 한 입 먹어보고 놀라서 멈춰 섬. 뭐지 이 완벽한 와플콘은? 솔티드 카라멜과 미친 궁합을 자랑하는 이 존재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스스로의 존재만으로는 빛을 내지 못하던 솔티드 캐러멜은 이 고소한 콘과 함께 완전 대박 쳤다. 순식간에 다 먹어버림.

​저녁 먹기까진 한참 남았는데 임시정부도 문닫고 할게 없어서 근처를 어슬렁거리다가 카페로 추정되는 작은 장소를 발견했다.

mei may birdnests라고 적혀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헬스케어 관련 기업이던데.. 나는 아마 그들의 아지트를 박살내러 방문했던 것일까

​누가봐도 카페긴해서 들어가는 봤는데..

​아니 분명 커피도 팔고 그러는데..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여성분이 테이블 위에서 무슨 도안 작업을 하고 계시고 ㅋㅋㅋㅋㅋㅋ 첨에 무슨 디자이너 카페인줄. 아 근데 너무 편하고 좋았다. 고요하고, 잔잔한 음악과 함께 여행 속의 작은 평화

프림과 함께 제공되는 따뜻한 원두 커피.

웹툰보면서 2시간 떼움... 나도, 그 누구도 아무말을 하지 않은 채로 이 작고 아늑한 카페 공간에서 오후를 보냈다고 한다.

 

도향 주소 : 999 Huaihai Middle Rd, Xuhui Qu, Shanghai Shi, 중국 200020

도향 영업시간 : 9:00 AM ~ 10:30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