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상하이 커피투어. 사실 커피를 먹자기보단 여행계획이 없었고 시간도 떼울겸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괜찮은 장소에서 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해외 매거진에서 찾은 또 하나의 카페, Cafe Del Volcan.용캉루에 위치해있다.
플랫화이트로 매니아들의 마음을 휩쓸었다고 하던데 라떼를 즐기지 않는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궁금해서 같다. 유제품의 느끼함을 안 좋아하는 내가 어떤 라떼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 그건 정말 고소하게 맛이 좋은 라떼일 것이다.
사장님 한분이서 가게를 맡고 계신듯. 카운터의 풍채가 좋다.
좋게 말하면 아늑하고 아담하고,
현실적으로 보면 좁아 터졌다. 이 작은 다락방 같은 공간에 작은 테이블 2개, 벤치 의자 1개. 나처럼 이른 오전 가서 한잔 마실게 아니면 테이크아웃이 효율적일수도?
한화로 4-5천원쯤 하던 플랫화이트.오직 따뜻한 커피로만 가능하다.
플랫화이트는 호주, 뉴질랜드에서 유명한 커피인데, 라떼와는 달리 우유거품이 굉장히 평평하고 얇게 들어가기 때문에 좀 더 에스프레소샷의 진한맛을 느낄 수 있어서 오히려 내겐 라떼보다 낫다.
작은 생강과 시나몬 쿠키도 하나 주시는데 넘나 커피에 제격인것..
직접 반죽하신걸 떼어서 구우신건지 구입하신건진 모르겠지만 이렇게 귀여운 서비스 참 좋다.
찻잔을 입에 가져가 예쁘게 하트모양이 그려진 거품을 한 모금 마시면서 속에 감춰진 음료를 동시에 맛 보았다.
아주 고소하고 쌉싸름하며, 우유향이 비리거나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면서도 라이트한 느낌이라 뜨거움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차가운 아메리카노가 없이 카페에 있을 순 없단 말이지.
추가적으로 아메리카노 아이스로 한 잔 주문해서 같이 마셨다. 산미가 살짝 튀는 향이 인상깊었다. 샷이 좀 리치한 느낌이라 얼음을 더 받아서 넣어먹은..
4박5일 동안 비는 계속 내리고.
오전마다 이렇게 카페든 어디에서 비내리는 도시를 바라보았던 기억.
오래 앉아있기도 지루하고 작은 가게 특성상 자리를 빨리 비워주는게 낫지 않을까싶어 테이크아웃 잔에 얼음을 채워서 남은 아메리카노를 붓고 들고 나갔다.
그리고 온 타이캉루.
왜 왔냐면 너무 갈 곳이없어서.. 한국인들 자주 가는데 아무데나 들리자 싶어서..
형형색색의 우산이 좁고 깊은 타이캉루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어서 카메라 들고 걷기가 어려워 발 들이자마자 바로 빠져나왔다.
우산을 피해 대로변으로 도망가던차 발견한 티 하우스에서 너무 예쁜 깡통에 홍찻잎을 넣어 팔고 있길래 시선 강탈당함
이런 티하우스는 타이캉루에 참 많아 보였는데 어딜 가도 비슷비슷해 보였다.
복숭아향, 라벤더향, 꽤나 다양한 향을 맡을 수 있었는데 회사에 조공이나 할까 싶어서 이렇게 1박스 구입.
캔 하나당 5천원돈이라 부담은 없었는데 정작 사와서 내 방에 썩혀두고 있다 ㅠ 주변에 마땅한 차 덕후가 없으니.
어디선가 사온 릴리안에그타르트 박스와 홍차 박스.
점심 먹고 호텔로 낮잠자러 돌아와서 오전 반나절의 전리품들(?) 살펴보기
릴리안 에그타르트는 생각보다 크기가 컸다.
대충 6개 담아왔는데 열어보자마자..오.. 이거 다 못먹겠네 싶었던.
페스츄리처럼 구워낸 스타일로 달콤한 바닐라빈의 향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보드랍고 달콤하고 리치한 버터향이 죽이는 맛인데.. 뭐 난 파리바게트 에그타르트도 사실 맛있어서..
굳이 상해 와서 먹어야할 음식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크기가 커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포르투갈이라도 가야겠네. 내가 진짜 맛있다고 느끼는 에그타르느는 지구상 어디에 있을지?
상해 마트에서 농심 라면이 보여서 사왔는데 포크 없을까봐 플라스틱 포크도 같이 사왔다.
늘 여행지에서 아이라이너를 젓가락 삼은 기억 밖에 없어서 이번엔 철저히 준비했다.
중국어로 써져있어서 뭔 라면인지 몰랐는데 김치라면이었다 ㅋㅋ
천원 남짓한 가격에 포크까지 들어있내.. 자국민이 호구내.. 시바...
포크 왜 사온지 1도 모르겠읍니다.
건데기도 전래 실하내... 농심 중국꺼냥..
근데 너무 맛있어서 불평 버렸다. 국물이 완벽하게 진한 김치라면 맛.
한국에서는 이상한 맹탕 김치라면만 팔아놓고.. 그래서 나 맨날 오모리김치찌개면만 먹는데..
그들은 이미 중국에서 완벽한 김치 라면을 구현해놓았던 것이다.
아무튼 이것저것 맛있게 먹고 그대로 딥슬립해서 오후 늦게 일어났다.
혼자 여행가면 할게 너무 없는게 탈이야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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