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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재미붙이는 험난한 과정

[동양] 한우 차돌박이 야끼우동(焼きうど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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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에 가끔 가족이 해주었던 볶음우동이 있었다.

흔한 시판 우동면에 야채는 거의 안 들어간, 어찌보면 허접한 야끼우동이었지만 간단하고 풍미가 좋아 군소리없이 받아먹고는 했었는데 성인이 된 내가 다시 만들어보기엔 너무 어렵다. 기억을 좇아 요리한다는 것만큼 추상적인 고행이 있을까.

기억나는 것은 간단한 레이어의 소스와 그리 다양하지 않은 채소, 버터에 볶은 맛이 나는 소고기조각 이 3가지 키워드가 있다. 덕분에 나는 야끼우동을 만들 때에 사용가능한 지표를 얻게 되었고, 오늘 글을 쓰는 요리 역시 그에 기반한다.

준비물 : 사누끼(또는 원하는 스타일의)우동면 2인분​​, 양파 반개, 숙주 두웅큼, 실파, 소고기, 버터, 굴소스, 간장, 소금, 후추

나는 굴소스와 간장이 합쳐진 굴간장이 있어 굴간장으로 퉁쳐벌임.

​실파는 잘 다져놓고, 양파는 썰어놓는다. 숙주는 찬물에 담가두고..

실파성애자는 실파를 오지게 넣습니다..

​냉장고 어디에선가 발견한 척아이롤 자투리는 사각형으로 조금 썰어놓고

​​한우차돌박이 200그램은 대충 반으로 한번 갈라줍니다. 어차피 볶으면 모양 망가져 대충 썰어도 돼

모티브는 '대충 아무 면이나 던져넣은 추억의 볶음우동'이지만.. 현재에선 나름 괜찮은 우동면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시마루제면의 사누키 우동면인데 붓카게우동을 할때도 탄력이 괜찮고 잡내가 없어서 장 볼때 꼭 넣어옴.

총 100그램씩 3묶음인데, 1.5묶음을 사용하니 딱 2인분이었다.

​끓는 물에 7분 정도 삶아주고 물기를 빼준다.

​면이 삶아지는 동안 올리브오일에 양파를 우선 볶아주고

​양파가 숨이 죽으면 버터 한조각과 준비해둔 소고기를 넣고 소고기에 버터 코팅을 해준다.

이때 소금과 후추로 소고기에 간을 해야하는데, 후추와 버터로 볶아진 소고기의 풍미가 반드시 있어야 내가 원하는 컨셉의 야끼우동이 나올 수 있다. 꼭 소고기에 버터향이 입혀여져야합니다.

​소고기가 갈색으로 익어갈 무렵, 삶아둔 우동면과 숙주, 굴소스,간장을 넣고 볶아준다.

간을 보면서 적당하다고 느낄때가지 굴소스와 간장을 1:1 또는 원하는 비율로 넣어주면 됨.

​접시에 볶아낸 우동면을 담아내고, 미리 썰어둔 실파를 가득 올린 뒤

잘 쓰까먹는다.


적당한 탄력의 부드러운 우동면과 간간히 느껴지는 많지 않은 양의 숙주, 알싸한 실파와 버터옷을 입은 고기가 매력적이다. 쉬운 레시피인만큼 무심하게, 맛을 크게 신경쓰지 않은 듯하면서 자꾸 입에 가는 특징을 가진 야끼우동이다.

기억과 경험이 입맛을 만들어낸다.

지금 나름 맛을 찾아가며 먹고 있는 여러 좋은 음식들 역시 입맛의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이렇게 어릴때 가족이 만들어준 음식이나 초등학교 급식실의 반찬냄새, 처음으로 먹어본 콩국수처럼 자아와 입맛이 같이 커가던 시절의 밥들이 많이 그립곤하다.

급식충때는 왜 그렇게 으른들이 추억의 소울푸드에 집착하나 궁금했는데 슴살 넘으니까 조금씩 알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