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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신천/잠실새내] 부산 양곱창, 명성 하나만 믿고 찾아가서 구름같이 뭉그러지는 소곱창과 쫄깃한 대창을 양밥은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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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곱창을 먹으러간지는 기억이 안난다. 고등학교 친구들 중 누군가가 아마도 단톡방에서 곱창 이야기를 했을 것이고, 프로약속러인 나는 두말없이 콜을 해서 우리가 만났을 것이다.

아마도 최근의 평일, 퇴근 후 소소히 모였던 어느 시간.

신천, 이제는 잠실새내인 그 곳에 유명한 양곱창집이 있다는 사실은 넘나 오래전부터 알았다. 부산양곱창이라는 세세한 이름까지도. 그만큼 가보고싶어 벼르던 유명장소지만 퇴근하고 잠실 부근을 들렸다가 또 상계동까지 간다는건.. 휴.

체력 재기한 직장인에게 넘나 가혹함.

그래도 어찌어찌 그 날은 열과 성을 다해.. 오후 8시경 잠실새내의 부산양곱창을 찾아찾아갔지만 예상외로 웨이팅은 없었다. 화요일 밤이 무색하게 -수월하게 자리를 찾아 들어섰고... 일본인들 일행도 있는게 꽤 글로벌하게 노는 집인갑다.

파김치! 예상외의 아군!

쫄깃하고 새큼달큼매큼.. 파김치를 두접시나 기본으로 주다니 혜자세요?

근데 가격은 애비출타인게, 기본 1인분에 1.9만원 정도니 가격이 그리 비싼건 아닌데 양이... 1인분이 한입거리라 가격이 무의미한.

생간이 정말 싱싱했다. 화요일은 생간 잡아오는 날인가.

생간에 대한 신선도에 예민해서 잘 안 먹는데 이 곳의 생간은 빛깔부터 남달라 와.

그리고 양념장도 맛있다. 쿰쿰하면서도 신맛이 강하면서도 식초의 구린 내는 없이.. 적당히 칼칼하고.. 미리 결론부터 말하지만 뭐가 제일 맛났냐고 묻는다면 양념장이 독보적으로 괜찮았다고 말하고 싶은..

맥주 빠지면 서운하지. 맥주는 알콜도 아닌.. 밥에 먹는 음료수 아닌가요. 성장할수록 맥주가 맛난것은 어른들의 꾀임일까? 난 언제 이렇게 커버렸는지. 아직도 여자나이로 치면 존나 응애지만은. 여자는 모다? 응 와인이다 응 마흔부터 여자인생 시작이다~ 

우선 곱창 2인분을 주문했는데, 미리 초벌된 곱창과 차돌박이가 옵션으로 좀 붙어나온다.

아니 차돌박이 안주시고 곱창 한줄 더 주셔도 돼요 사장님;;; 차돌박이 먹을거면 차돌집 갔어요;;

숯불에 굽는 곱창이라니 강남의 오발탄이 연상된다. 양까지 파니까 약간 오발탄의 저렴이 버전 느낌도 난다.

숯불이 강해서 차돌은 순식간에 익어버리는.. 결국 골든타임 놓쳐서 이도저도 아닌 차돌박이를 먹게 되었다.

곱창도 금방 익긴하는데.. 자태가 심상치가 않다.

흔히 아는 지글지글 끓는 기름진 곱창이 아닌, 얇디 얇은 내장껍질 속에 터질듯히 그득 들어있는 곱의 청순함이 남다르다. 기름기는 정말 없어서 마치 오븐에 깔끔히 구워졌다고 봐도 무방할.

다만 곱이 너무 부드러워서 마치 녹아내리는 셔벗을 머금은 것처럼.. 껍질도 부드러워 씹는 느낌이 아예 없다. 쫄깃함과 기름진 맛, 곱의 적당한 고소함이 곱창이 매력이라고 생각해왔건만. 내 취향과 정반대인 이 곱창을 입안에 머금고 오묘한 표정을 지어보았다.

파김치에 싸먹으니 식감이 훨씬 나아져서 다행이지만, 먹는 내내 예의상 친구 앞에서 맛있다 맛있다 했지만 두번 다시 곱창을 먹으러 이 곳에 올 일은 없을 것 같다. 이건 소곱창구이라기보단 제3의 음식같은? 구름같은 식감이다.

서비스로 나오는 양해장국?인데...

한약맛이 나는게.. 술 처먹었으니 이거 먹고 몸 챙겨라 이런 의미로 주시는건지요. 

대창 덕후 친구의 합류로 우리는 대창 3인분을 더 주문했다. 일행이 3명이었다는건 함정.

아주 수준급 대창집 아니면 대창은 거의 안 먹는데, 숯불과 대창의 만남은 현명한 주제였다. 숯불에 구워 그런지 더 통통하고, 더 쫄깃하고, 더 고소하면서 특유의 부담되는 지방의 지분은 줄어드니.. 

대창은 인정. 씹을 수록 은은히 특유의 숨겨진 단맛도 배어나오는게 오히려 곱창보다 대창을 더 산뜻한 기분으로 먹었을 정도로.

대망의 양밥 등장이오.

오발탄에서 양밥을 접하고 양밥은 나의 영혼의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는 거짓말이지만 먹을 기회가 있다면 두번 먹고 싶다. 양밥은 진리. 역시 2인분 양으로 묶어서 판매를 하는데.. 얼만지는 기억 안남. 한 만원 초반 정도?

잘 만들어진, 살짝 단맛 나는 김치볶음밥. 더 고슬하고 촉촉하고... 밥알에 코팅된 존맛의 기운.

숟가락에 뜨겁게 김이 나는 양밥을 가득 퍼올려서 입안에 한가득 집어넣고 냠냠 먹으면 모든 고민이 사라진다. 단짠은 볶음밥에도 적용이 되는 만고의 진리라.. 곱창 기름은 아니겠지만 어쩜 이리도 촥촥하면서 입에 촥촥 붙는지?

가족들이랑 먹으려고 포장까지 해감.


대창 먹으러 다시 갈 의향은 있지만 굳이?

명성만큼의 맛은 아니었어서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이 곳이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이 곳 특유의 부서져내리는 듯한 부드러운 곱을 장점으로 꼽는걸까? 나는 진짜.. 취향 아닌 걸로..ㅠㅠ

결국 다음날 다시 "오리지날 곱창"을 먹으러 퇴근 후 신길동에 행차한게 실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