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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숙대입구/남영] 조대포 :: 오래오래 갈만한 맛과 느낌의 고깃집을 새롭게 발견해서 기분이 조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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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포.. 남들 다 아는데 나만 몰랐던 남영의 자랑스러운 명물 고기집.

평일, 말그대로 어느 평평(平平)하고 평(平)온하던 날 퇴근 후 남자친구와 함께 다녀왔다. 최근 그 뒤로도 한두번 더 간걸 보면 앞으로 일 끝나고 삼겹살 먹고 싶으면 이 곳을 오게되지 않을까하는..

굴다리소곱창부터 화양연가의 양갈비까지 실로 사랑스럽지 아니할 수 없는 동네다.

​6시20분 칼퇴해서 7시에 도착하니 마지막 남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시끌벅적하고 왠지 모르게 진한 추억들이 구석구석 담긴 것 같은 가볍지 않은 공간. 앉자마자 꽤 많은 가짓수의 밑반찬들이 차려진다.

가격은 150그램에 1만원인가 180그램에 1만원인가.. 돼지고기 부위별로 가격이 다 같다. 우린 삼겹살 2인분, 항정살 1인분, 황제살(가브리살) 1인분을 주문했다.

​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국.

슴슴하지 않고 적당히 간간하고 시원한 맛

​단맛이 강한 쌈장. 

된장느낌이 나지 않아 기름진 흰 고기에 적합하다.

​황제살과 항정살, 삼겹살을 각각 1인분씩 올려보았다. 물론 직원분께서..

흰 가래떡과 소세지가 나오는데, 이렇게 고기 먹을때 자잘한거 곁들이는거 고기 뷔페같아서 정말 싫어하는데 남영 조대포는 워낙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고기 질을 믿고 먹어보기로 한다.

옆에 올려진 것은 제주도 멜젓

​불판이 작아 미처 못 올라간 삼겹살 1인분.

​쏘맥은 오히려 평일에 더 먹는다. 주말에는 집에서 와인을 마시고 평일엔 퇴근 후 식사와 곁들이는 쏘맥이 어찌나 시원한지 자동적으로 주문할 때 쏘주 하나 맥주 하나를 외치게 되는 것

​단백질보단 탄수화물이 좋고 탄수화물보단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좋다.

공기밥을 주문하니 흑미 섞인 쌀밥이

​싼티나는 맛이 아닌 된장찌개. 끊임없이 숟가락이 갔다. 

​고기들이 가격에 비해 두툼하니 먹음직스럽다.

연탄에 굽는 화력이 강한 편이라 그닥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긔

​군데군데 넓은 면적으로 탄 비엔나 소세지를 보니 어릴적 쇠젓가락에 꿰어 구워지던 냉장고 속의 소세지가 떠오른다. 그냥저냥 싸구려맛. 굳이 좋게 보다면 추억의 맛

​사장님께서 오셔서 밑반찬에 대한 자부심 깃든 설명을 하신 뒤 고기를 잘라주신다. 100번 가도 100번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사장님의 조대포

​육즙 빠지지 않게 잘 구운 삼겹살을 새큼하고 쫄깃한 깻잎절임에 돌돌 말아 한입에 얌냠. 멜젓과의 궁합이 좋다.

개인적은 평가로는 삼겹살 > 항정살 > 가브리살

삼겹살이 냄새도 없고 비계층이 단단해서 꼭 제주도 흑돼지를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항정살도 톡톡 튀면서 설컹!하고 이빨에 고기가 잘리는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이래저래 추천할만하다. 질이 좋아 잡내는 없다. 다만 가브리살은 뭔가 이도저도 아닌 느낌. 사람들이 많이 먹는 부위엔 이유가 있는거지라

​닭알 후라이 2개를 사이좋게 철판에 올려주신다. 

소금간이 완벽한 반숙 계란후라이는 최고의 야식이고, 안주고, 반찬이자 요리다.

​대식가 두 명이서 고기 3인분을 먹고 배가 충분히 불렀지만.. 남은 삼겹살 1인분을 호기롭게 구워보기로 한다.

판을 갈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어우 진짜 여기 삼겹살은 맛있다.

갠적으로 가성비 따지면서 뭔가를 먹는거 싫어하는데 가격 정보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봐도 맛이 좋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면서 적당히 기름이 감도는게, 사장님의 자랑거리인 보르도산 무 절임과 파절이와 함께 최고의 궁합.

아직 냅킨끈이 짧아 돼지고기 묘사는 어렵다. 여기서 마치도록 하자.

암튼 가격도 전혀 부담없고 편한 사람과 편하게 맛진 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는 장소임엔 틀림이 없다.  남영역 조대포 흥하새요..  아, 바로 옆에 2호점도 있는데 2호점 넘나 세련된 느낌이라 가기 싫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