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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이태원/녹사평] 소설옥(笑舌屋 ,혀를 즐겁게 하는 집) :: 매일 와인과 함께하고 싶은 이베리코 흑돼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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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최고로 사랑스러운 목살집을 발견해서 굳이 또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 블로그에 추천추천글을 남기려고 한다.

이베리코 흑돼지, 스페인의 명물 돼지고기를 종목으로 내가 좋아하는 라비노에서 새 업장을 열었다니 안 가고 배길 수가 없는.. 이베리코 흑돼지라니!! 이베리코 돼지고기를 서울에서 바베큐식으로 먹는 곳은 못 들어봐서 더 신이났다.

오픈은 2016년 늦가을 쯤이었지만 어쩌다보니 12월 말이 되어서야 방문을 하게 되었다. 오픈 초기라 우선 시범적으로 콜키지 프리 정책을 펼치는 것 같았는데 최근 공지를 보니 2017년도 쭉 콜키지 프리라는 것. 단, 잔 교체는 어렵다.

녹사평역 육교 맞은 편에 위치해있는 소설옥. 이름조차 예쁜 장소

다소 아담한 규모의 가게라 들어가는 순간 고기집치고 작은데?싶었다. 빌라드라비노 역시 작은 공간이었고.. 오히려 사람이 많이 수용될 곳이 아니라 더 괜찮다. 다들 와인 한 두병씩 까는 곳이라 오히려 테이블이 적은 편이 분위기에 도움이 될지도.​

​가격도 좋은 편이다. 이 맛 좋은 이베리코를 500그램에 39,000원이면.

우린 3명이서 방문했기 떄문에 500그램짜리 모듬을 주문했다. 아직 이 곳의 고기 맛을 모르니 단품으로 주문하기보단 우선 고루고루 먹어보고 2차 방문때 조질 부위를 고르고 싶었으니까.

​소고기도 있고, 내가 빌라드라비노에서 울면서 먹은 치악산 큰송이버섯도 구워먹을 수 있게 따로 판매를 하신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등의 식사 메뉴도 있고 주류도 꽤 다양한 종목을 구비하고 있다. 

뒷쪽에는 와인 리스트가 있는데 가격이 거품이 적은 편으로 보여서 그냥 아무때나 와서 와인 사먹어도 좋을 것 같다.

친구가 가져온  Carmen Reserva Merlot 2012

까르멘 레세르바는 저가 칠레 레드와인 중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 익숙하다. 돼지고기에 굳이 레드를 매치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실패할 요소가 적은 멀롯으로 구해오라고 부탁을 했다.

진한 붉은 빛의 와인을 콸콸 따라대는 맛에 인생 살고 있고요

맛을 보니 뭐랄까. 마치 푹신한 안락의자에 앉아 거칠고 비윤리적인 투우경기를 보는 느낌이다. 그만큼 편안함과 와일드함이 공존을 하는데, 쪼임이 쎈편이지만 혀에 닿는 느낌은 다소 부드럽다. 짙은 자두향.

​한우 로스 편채를 하나 주문했다.

소설옥에서는 제철 메뉴로 만든 요리들을 따로 판매를 하는데 주기적으로 바뀌므로 벽쪽에 간이메뉴를 종이로 프린트해서 붙여놓는다. 그래서 가격 정보는 찍어오지 못했지만 가격은 삼만 얼마...?

​한우 로스를 토치로 지져 불향을 입히고 얇게 썰어내어 깻잎, 파프리카, 생양파 등의 야채와 함께 와사비와 달콤짭짤한 간장소스에 찍어먹도록 나온다.

은은하게  불향이 입혀진 ​담백하고 고소한 육질의 로스에 다소 거칠거칠한 느낌의 신선한 야채를 돌돌 말아...

와사비도 살짝 올리고.

타레소스 비스무리한 양념에 찍어먹으니 의외로 고기를 먹는 것치고 산뜻하면서 입 안을 정리해주었다. 입에서 탕!하고 녹는 한우의 핏기.

​두툼한 이베리코 목살을 먼저 불위에 올렸다.

대파 한 덩이와 큰송이버섯 2쪽은 기본으로 딸려나온다.

​일반적인 고깃집 양파무침보다는 덜 자극적이고 마일드한..

​쌈장과 트러플소금. 와사비가 고기양념으로 나오는데 이 와사비가 정말 신의 한수다.

3명에게 이거 딸랑 1개 줘서 한 접시 더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리고 무말랭이와 백김치, 알수 없는 나물

저 나물무침이 부들부들하면서 고소한게 나름 괜츈했던

​타올라라 화염이여

​숯의 화력이 강해 고기가 정말 빨리 익는다.

뒤집어주시기도하는데 알아서 타이밍 맞춰 뒤집는게 안전하다.

​이베리코 흑돼지는 원래 살짝 덜 익혀 먹는건데 같이 간 애들이 곧 죽어도 돼지고기는 다 익혀 먹어야겠다고 

존나 이마짚....

​살짝 핑크빛이 감돌면서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목살 한 점을 집어 와사비를 올려 소금에 찍어 먹었다.

정말 보드랍고 저항감 없이 씹히는 아름다운 이베리코 흑돼지의 육질.. 기름은 기름대로 풍부해서 와사비와 아주아주 잘 어울린다. 마지 오도로에 살짝 소금쳐서 와사비 올려먹듯.. 이 목살 역시...

​목살을 순식간에 다 먹고 얼른 삼겹살도 구워본다

​타서 실패!

오래 구우면 끝장나게 퍽퍽해지는게 바로 스페인 이베리코 흑돼지

​갈비살도 조심히 구워봤는데 다행히 성공이네.

항정살처럼 톡톡 터지면서 진한 육즙과 기름이 입안을 둥둥 떠다니는 느낌. 다음에 가면 목살이랑 갈비살만 시켜야지... 삼겹살도 맛은 있어보이지만 이때 태워먹은 삼겹살이 너무 별로라.

​씨에르 다르퀴 블라송 루즈 브륏 NV

Sieur d'Arques Blason Rouge Brut NV

내 최애 스파클링와인. 씨에르 다르퀴는 프랑스 리무의 최고의 화이트 와인 생산자로, 샴페인보다 100년은 앞서서 스파클링 와인을 제조한 명가이다. 그 중 이 블라송 루즈 브륏은 모가지에 리본도 달린게 자태부터 고고한 귀족 청년 같은 섹시한 모습.

고기를 구운 후 해산물을 주문하지 않을까 싶어서 미리 선수쳐서 가져왔다.

​집에 한 병 더 남아있는데 다음 소설옥 모임 떄도 또 가져올까싶다.

할인가 3-4만원이었나?

씨에르다퀴는 미슐랭스타 레스토랑에서도 각광받는다고 한다.

아 이 영롱하게 빛나는 노란 금빛의 자태

스파클링 와인을 잔에 가득 담았을때의 기쁨이란.

다만 스파클링와인잔이 없어서 먹던 레드와인잔을 물로 헹궈 마셨다능 ㅠ다음에는 잔을 챙겨가든가해야겠다.. 조금이라도 좁은 입구에 담아 마셔야 향기가 직빵으로 코로 전달되는 느낌이 드는데 말이지.

산도가 아주아주 강하면서 힘이 쎈 와인으로, 시트러스향과 순백의 꽃향기가 주로 일어난다. 콘트라스트나 구조가 강한 느낌. 해산물에 매치하면 그냥 작살나는 품질의 스파클링.

​동해바다에서 잡아온 자연산 백골뱅이찜과 알쌈을 한 접시 주문했다. 이만얼마,..?

미나리무침이 얹어져서 나오며 살짝 간을 한 초장도 한 켠에 따로 담아져나온다. 사진보니까 또 먹고싶어죽겠네!

​신선한 골뱅이를 쏙쏙 빼서 초장에 찍는 맛은 먹어봐야안다. 통조림 골뱅이 따위는 쨉도 안된다는 것을..

​깻잎위에 김과 무순, 날치알과 초장, 생마늘 한편을 올린 깻잎 알쌈 6개.

이 위에 골뱅이를 올려 먹어보면?

​이렇게 살살 올려셔..

와우내

감칠맛 제대로인 쫀득하고 알 굵은 백골뱅이의 구수한 육질과 껍질 속에서 흘러나오는 육즙. 크게 한 쌈 싸먹어보니 예상보다 풍부한 날치알과 달달새큼한 초장이 주는 기쁨이 크다. 우물거리며 와 맛있네~라는 외침만 반복함ㅋㅌㅋ

그리고 껍질 깊숙히 들어있는 골뱅이 내장부분을 살살 파먹으면 그 눅진하고 또 고소한 바다의 맛이 죽여준다. 누군가는 비리다고 먹지 않겠지만 나에겐 세상 모든 맛있음의 응축된 버전이지.

​사람도 좋고 음식 맛도 좋고 술 맛도 좋은데

"짠하자 짠~"

"짠"

​친구가 알바하는 곳에서 사온 구슬아이스크림으로 식사 마무리

외부음식 먹게 해주신 사장님 감사드립니다...

더 먹고 싶었는데 배불러서 실패

​그리곤 미리 예약해둔 이태원의 12 Stairs라는 작디작은 위스키바로...

분위기 끝내준다. 개인적으로 이태원에 위치한 바 중 최고

​이태원 뒷골목의 계단 12개를 자박자박 올라가면 펼쳐지는 공간으로, 통유리창을 통해 밤이 내려앉은 이태원의 상가와 주택들을 넓고 멀리 바라보는 것이 운치있다.

​간단히 한 잔하고 집에 갈 생각으로 각 칵테일 1개씩 주문. 만오천원 균일가.

​내가 주문한 뉴욕 사워(New York Sour)는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로, 위스키와 레드와인, 레몬주스를 섞어 만든 묵직하고 향긋한 칵테일이다. 위스키와 와인의 조합은 즉 내가 가장 사랑하는 주종의 만남을 의미하는데, 이걸 안 마시고 어케 배겨..

큼직하고 각진 얼음덩어리가 살살 풀어지는 이 맛.

혼자 건배하고 혼자 마시고 몇마디 나누다가 집 가서 잤다.


소설옥은 조만간 한 번 더 방문 예정!

이태원에서 아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가 되지 않을지..

정말 혀가 즐거워지는 고기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