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했던 포스팅이 될 듯하다.
엄마아들 군대에서 나와서 가족끼리 별내면에 민물장어 맛있는 집 있다고.. 일요일에 슬렁슬렁 카메라만 들고 나왔는데 예상외로 맛있고 추천할만해서 짧은 포스팅으로 이 곳을 조금이라도 알려서 공익(?)에 도움이 되고자 쓰는 글. 이럴줄 알았으면 사진 좀 성의 있게 찍을걸ㅋㅋㅋㅋㅋㅋ
위치가 위치인만큼 자차로 이동하는게 편하고, 큰 식당 건물을 통째로 쓰는 전형적인 "한적한 도로변에 위치한 가족식사용 식당"이다. 인기가 매우 많아서 일부러 일요일 오후 두세시쯤 갔는데도 거의 꽉 차 있었던.
입구에서 장어를 킬로그램 단위로 사와서 상차림비 4천원 정도를 내고 구워먹는 형식이다.
4인 가족 기준 64,200원어치의 장어를 구입했다.
상차림비용이 아깝지 않은게, 반찬이 되게 잘나온다. 널찍한 상 양편으로 세팅을 2번 해주는 인심도 좋고.
반찬은 전부 옆의 반찬코너에서 마음껏 가져올 수 있다.
배추김치가 세팅되고....
명이나물까지 큼직하면서 실하다. 명이는 수급이 잘 안되는 나물이라 가격이 비싸서 추가 금액을 받는게 대부분인데 장어의 꿈에서는 명이나물도 계속 가져다 먹을 수 있는게 큰 메리트. 요즘 뭐 사실 이런거 다 중국산이라 가격문제로 추가금 받는것도 말도 안된다. 하남돼지집 이런데서 싸구려 명이 쓰면서 몇천원씩 받는거 노이해 ㅎㅎ
민물장어에 필수인 생강도 듬뿍
장어뼈를 넣어 만든 맛이 나는 미역국. 기름지고 고소하면서 미역향 가득한게 서비스로 나올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따로 단품 메뉴로 판매해도 내가 사먹을텐데...
아까 사온 장어 중 절반을 불판 위에 올린다.
불판이 아주 깨끗하고 넓어서 지금껏 가본 고깃집 불판 통틀어 와따여
생마늘도 귀퉁이에 좀 올리고
불이 강해서 금세 익어가는 장어
윤기가 흐르면서 통통해보이는게 먹음직스럽다.
명이나물 위에 장어 한 점, 소금 조금, 생강 조금 올려서 한 입에 싸먹으니 질깃하고 향긋한 명이 속으로 느껴지는 통통하고 진한 장어, 톡 쏘는 생강까지 가격이 저렴해서 기대는 하지 않았던 존맛기운이 느껴지는거
장어가 원체 기름이 많아서 사이다도 한 병 시켰다. 친구랑 오면 쏘맥~ 가족이랑은 사이다.
처음에는 양이 적으려나? 싶었는데 완전 기우였음
차고 넘치는 장어에 가족들 모두 좀 버거워하고... 끝없이 먹을 수 있는 명이나물과 민물 장어란 대단한 축복일세. 장어 전용 소스를 진득하게 발라서 먹어도 장난아니다. 명이나물에 먹다가 질리면 소스 찍어먹고 무한 반복하면 됨.
장어탕이 먹고 싶어서 장어도 다 안 먹었는데 우겨서 주문.
새 쌀밥도 한 그릇 시켜서 위에 장어탕을 부어 장어죽처럼 먹어보니 추어탕과 비슷한 맛이 난다. 밥과 먹기엔 살짝 싱거웠지만 원래 추어탕 좋아하는 본인이라 맛있게 냠냠
갠적으로 재방문 의사 있는 곳이다. 서울에서 좀 한다하는 장어집에서 이렇게 먹으면 15만원은 나올 것 같은데, 절반값으로 편하게 먹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고급스러움은 없지만 깔끔하고 편안한 인테리어라 부담없이 가족모임을 하기에 좋을 장소.
오기 전 미리 검색해보면서 바이럴 마케팅의 희생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 사람들도 진짜 맛있어서 리뷰 쓴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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