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가면 아침식사를 해결할 방법을 찾느라 종종 진이 빠진다. 주로 호텔에 투숙하는 편이나, 그 나라의 현지인과 섞여들어가 먹는 아침밥은 호텔 조식이 주는 즐거움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하기에 굳이 무리를 해서라도 아침을 먹을 장소 리서치를 미리 해가곤 한다.
이번 방콕에서는 브런치도 한 번 먹어볼까 싶은 생각에 아속역 일대를 쥐잡듯이 뒤져(물론 구글링과 해외 방콕 웹 매거진 등등) 아속역 터미널21 건너편 Exchange Tower빌딩 2층에 위치한 Chu(츄)를 방문했다.
한 가지 사실은 난 브런치라고 불리는 풀떼기와 계란덩어리, 소세지 등등을 싫어한다는게 트루. 왜갔냐고 물으면 할말 업음
초콜릿 전문 카페지만 브런치류와 식사류도 판다고 한다. 아속역과 해당 빌딩이 이어지는 통로를 걸으면 바로 보인다.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카메라 정비를 했다.
사무실이 많은 고층 건물이라 바쁜 직장인들이 많았지 식사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던.
카메라로 미친듯이 찍어대니 옆에 앉은 한 서양인이 카메라 셔터음을 흉내내며 내 앞에서 장난을 치고 갔다;
메뉴판 첫장. 모든 메뉴를 찍진 못했지만 대략 계란요리, 샐러드, 파스타,. 수제버거 등등 꽤 다양한 요리들이 있다. 시간대 상관없이 주문이 가능하다길래 연어 에그 베네딕트와 홍고추가 들어간 오일파스타를 주문했는데 가격은 메뉴 1개당 1만원 정도. 한국보다 50%가까이 저렴하다고 해도 괜찮겠지.
서울에서 조금만 포토제닉한 카페에 가면 메뉴 하나에 2만원이 넘으니깐.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아침의 시작삼아 주문했더니 귀여운 보틀에 담아준다.
음식이 곧 나오고...
채광이 좋고 테이블도 예뻐서 사진 잘 나왔다.
에그베네딕트에 훈제 연어를 곁들인 음식. 샐러드와 함께 나온다.
끔찍한 맛이었따! 우왕!
블로그보면 맛있다고 하던데!
이렇게 내 인생 최초의 에그베네딕트는 내 인생 마지막으로 남아버렸다. 저 소스가 뭘까. 치즈맛도 나는데 고수향도 난다. 조금 먹어보고 정신 나가는줄 알았다. 치즈 극혐하는 나에게 저 괴상한 크림같은 치즈? 고수? 마요네즈?소스의 역함이란 beyond words...
이렇게 반숙으로 톡 깠을 때 너무 맛있어보였는데ㅠㅠㅠㅠ 소스가 그지같으니 훈제연어도 손이 안 가고.. 괜히 느끼하고 텁텁한 것 같고. 빵도 맘에 안들고. 이거 진짜 맛있었나요 일부 블로거님들? 비꼬는게 아니라 순수 궁금해서.
에그베네딕트가 원래 이런 맛이라면.. 두 번 다시 에그베네딕트라는 요리를 도전할 일은 없을 것 같다.
한가닥 희망을 갖고 파스타는 괜찮겠지, 괜찮을거야 위로를 가지며 시선을 돌렸다.
오일에 요리한 파스타면과 토마토, 말린 고추, 굵직한 베이컨 등등 위로 파르미지아노 치즈가 담뿍 올려져있다.
냄새 맡고 1차 불안
이것은 낯선 동남아의 향신료 냄새임이 틀림없다고 확신.
맛도 그러하다.
이것은 이탈리아에서 온 파스타가 아니다. 파스타면을 사용해서 만든 태국음식이다! 우아아앙! ㅠㅠㅠㅠ 속이 메슥거리는 매운 향신료향이 지곧했다. 베이컨만 골라먹음. 못 먹을 정도는 아닌데 향이 정말 강렬. 고수와는 다른 색다른 향신료향..
결론은 다 남겼다. 진짜로.
얌전히 수제버거 시킬 것을.. 왜 굳이 이 메뉴들을 골랐을까. 사진은 정말 예쁘게 나와서 더 마음이 찢어지는 부분.
만약 이 곳을 방문하실 분들은 가급적 안전한 수제버거나.. 팬케잌..? 이런거 시켜주세요.
Chu Chocolate Bar & cafe 주소 : Unit 204-206 2nd Fl. Exchange Tower, 388 Sukhumvit Rd, Khlong Toei, Bangkok 10110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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