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몇년동안 했던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다. 외커라고..
지금은 그 곳 운영자가 한남츙에 외방 똘추새끼들이 외커와서 관리질하는거 다 들켜서 쓰레기 커뮤가 되었지만.
아무튼 거기서 예전에 방콕에서 어띠 뿌빳뽕커리가 제일이냐, 물었을때 압도적 1위가 크루아압손이었다지.
사진으로 봤을 떄는 별볼일 없어보였지만, 왕족도 방문하고 현지인 관광객 가릴 것 없이 좋아하는 장소라니 구글맵에 별찍고 다녀오기로 했다. 접근성이 구려서 별로긴한데, 민주기념탑에서 5분만 걸으면 나오는 곳이라 민주기념탑 가볼 사람은 이 곳에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12시가 채 안된 시간에 갔더니 나를 마지막으로 만석.
방콕 여행 전에 크루아압손의 정확한 메뉴가 넘나 궁금했었는데 그 궁금증을 이렇게 메뉴판을 직접 찍으면서 푼다. 100바트에 3500원쯤인 것을 감안하면 완전 저렴한 가격. 팟타이가 3천원이 안됨.
나에겐 낯선 태국음식들. 내가 아는 것이라곤 지극히 적기 때문에, 뿌빳퐁커리와 게살볶음밥, 모닝글로리볶음, 따뜻한 해산물 샐러드를 주문했다.
오래 걷느라 목이 타서 콜라와 얼음도 한잔. 방콕은 코카콜라 아니고 펩시
사진이 흔들렸네ㅠ 세로 구도로 찍는게 익숙치 않아서.
우리가 아는 콜라 맛이다 시원한게 조으다.
정식 명칭은 Spicy Seafood Salad
각종 야채와 뜨듯미지근한 익힌 해산물을 꽤 매콤하게 고추를 사용해서 양념을 해놓았다.
오징어는 푹 익어서 서겅서겅 부들부들한 식감. 초장 찍으면 딱 한국에서 먹던 그 맛.
새우를 먹어보려했는데 새우 꽁지가 흉기수준으로 날카롭다. 한국에서 대충 꼬리까지 씹어먹듯 했다간 혀에 잔뜩 상처날듯. 손 안 다치게 조심스래 꽁다리를 벗겨내고 먹으면 맛있다. 오징어, 새우, 게살 등등 실하고 맛난데 해산물에는 입이 짧은 나..
가격은 180바트
Stir-Fried Chayote with Garlic
모닝글로리인줄 알았는데 차요테다. 다른건지 같은건지 모르겠는데 식감이 살짝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식탁에 내려놓자마자 진동하는 냄새가 어째 익숙하다. 엄마가 기름 두르고 부쳐주는 부추전 냄새가 난다.
Have a zeed에서 먹은 모닝글로리처럼 자극적인 맛과 불맛은 아니지만, 적당히 순하면서 짭짤하고 기름에 볶은 기름냄새가 솔솔 올라오는게 맛있다. 차요테라 그런지 조금 질긴 것 같기도. 센 불에 익혀져 축축 처진 채소의 식감이 좋다.
게살 볶음밥도 하나 시키니 동남아 감성 데코가..
한숟갈 먹어보니 적당히 간이 되어있어 볶음밥만 먹어도 아쉽지는 않을 맛이다.
차요테 볶음을 국물 자작하게 볶음밥 위에 올리고 살짝 비벼먹으니 촉촉하고 술술 넘어가는게 그리 맛이 조아
볶음밥 쌀이 의외로 찰기가 있어서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뿌빳퐁커리의 등장. 왜 인기 있는지 알 것 같다.
게살이 어마어마하게 실하고 양도 많다. 접시가 큰 편은 아니고 아담하지만 저리 수북하게 담아주니 모자란다고는 절대 할 수 없는 부분
숭덩숭덩 투박하게 분리된 게살 덩어리나 멋 없게 볶아진 계란이 그리 섬세해보이진 않지만, 맛은 튀지않고 부드럽게 혀에 녹아든다. 게를 평소 좋아한다면 더 사랑스러울 요리고. 나는 게에는 큰 흥미가 없어서 그냥 계란이 듬뿍 담긴 소스만 있음 된다.
근데 내 기준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니다. 분명 맛은 있고 또 가성비 최고에 게의 품질도 좋은 요리지만.. 앞서 말했듯 나는 이미 너무나도 많은 뿌빳퐁커리를 경험해본 관계로 뭘 먹어도 간만 맞으면 대체로 좋다. 뿌빳퐁커리라는게 집집마다 맛이 살짝 다르니 정형화된 평가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대체로 다 맛있으면 맛있는거다.
기름진 커리를 한스푼 뜨면 딸려오는 부추, 게살, 계란, 기타 야채들..
역시 옐로우 커리는 밥과 먹는게 베스트. 맛있는데 특별한 맛은 아니라는걸 어떻게 하면 이해를 도울 수 있을까. 마치 엄청 허기진 새벽에 먹는 신라면 컵라면과 같다고 해야하나. 친근하고 맛있는 맛인데 특별한 존재는 아닌, 하지만 기분 좋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그런 음식.
내가 아직 동남아 음식 세계에 문외한 단계이기도하고, 주제넘게 특정 요리를 지목해서 장단점을 이러쿵저러쿵 할 수 있는 짬이 없다.
맛 평가에 특화된 장르는 굳이 따지자면 아직 스시, 와인 밖에.. 그것도 한참 모자르지만, 어떤 장르를 비교, 평가 할 때는 표본 경험이 많아야한다는 것. 반대로 그 뜻은 아직 방콕음식에 통달하지 못한 나라서 방콕에서 맛나게 식도락을 불평없이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주소 : 169 Dinso Rd, Khwaeng Wat Bowon Niwet, Khet Phra Nakhon, Krung Thep Maha Nakhon 10200 태국
영업시간 : 월~토 오전 10시~ 오후 8시,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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