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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동부이촌동] 루시파이에서 소박한 달콤함을 배우고 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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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동, 그 살기 좋은 동네.

사람냄새 물씬 나는 아파트 단지들 사이로 다양한 카페들이 숨어있다. 그렇지만 왠지 아무 카페나 들어가긴 싫고, 대충 인터넷으로 리뷰를 찾아보아도 썩 맛있을 법한 디저트 사진은 보이질 않는, 그저그런 초코케이크와 그저 그런 쇼트케이크들의 향연.

이럴 때는 이촌동 끝자락에 위치한 더루시파이키친에 간다.

적어도 5년전부터는 플라스틱팩에 담아주는 초콜릿머드파이로 꾸준히 유명세를 타왔던 곳이지만, 동네 특성상 많이 북적이지는 않는다.

작은 공간에 알차게 누워있는 다양한 케이크들 속에서 몇가지를 고른 뒤, 창가자리에 앉음

​배부르게 점심을 먹은 직후라 무거운 피칸이 딱히 끌리지는 않았으나, 왠지 파이 전문점에서는 호두든 피칸이든 하나 정도는..

계피가 잔뜩 들어간 촉촉한 필링은 달콤했지만, 한 입 먹고 인상을 찡그릴정도의 달콤함은 아니었고 바삭한 피칸 역시 캐러맬라이즈가 살짝 된 듯하여 무난무난

​개인적으로 가장 감탄하며 먹었던 초콜릿페퍼민트파이. 민트초코는 언제나 옳다.

싸구려 휘핑크림에 민트를 섞은게 아닌, 정말 고급스러운 크림의 풍미에 민트 세스푼을 넣은 듯한 조화로운 청량함이 일품이었다. 가볍고 산뜻하며 달지 않아 밑의 묵직한 초콜릿 크림과 시트 위에서 뭉근히 밸런스를 자아내는.

다소 무거운 오마카세로 식사를 마쳤으나 이 페퍼민트파이로 인해 부담스러운 식후의 거북함을 말끔히 해결함.

​호기심에 주문해본 체리파이.

처음엔 역한 향이 나는 흔해빠진 체리통조림필링일 줄 알았지만 의외로 생체리로 직접 필링을 만든 것 같았다. 보기와 달리 시럽이 끈적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달지도 않고, 새콤한 체리 위에 중간정도 달콤함을 가진 체리시럽, 버터향이 은은히 나는 단단한 파이지와 뚜껑.

이런 체리파이라면 일주일에 세번은 먹을 수 있겠어요

​비가 추적추적 온다. 창가에 앉으면 모든게 보인다.

친구 카메라도 괜히 한번 찍어본, 어느 겨울의 토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