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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이태원] 느낌있고 소박한 프렌치 비스트로, 라플랑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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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다이닝 취미를 만족시키기 위해(돈은 없지만..염병) 종종 포잉이라는 미식가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 그곳에 하루는 이태원의 라플랑끄라는 프렌치 전문점이 나왔길래, 친구 3명이랑 한번 방문을 해보았다. 가격도 괜찮고, 맛도 좋다고.. 어디 한번 제가 먹어보겠습니다.

근데 길 찾기가 조금 어렵다. 레이디M이 있는 출구로 나와서, 어..?어..? 이 길이 맞나..? 싶을 때쯤 나타나는 라플랑끄.

​내부는 작지만 아늑하다. 차가운 콘크리트 스타일의 벽과 바닥에, 아기자기한 프랑스 스타일의 그림액자들과 따뜻한 조명들이 조화를 이룬다. 테이블 간격이 그닥 넓지는 않고 사방이 꽉 막힌 실내라 데시벨은 올라갈데로 올라가지만, 애초에 테이블이 많지는 않아서 심하게 시끄럽지는 않다. 

​오늘의 메뉴판. 메뉴는 매일 공급되는 식자재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있는 것 같다. 딱 봐도 가격 무진장 쌈..

​2.8만원의 달콤한 모스카토를 한 병 주문했다. 마음 같아선 미네랄 짙고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과 석화 한판을 주문하고 싶었지만, 떫은 와인이나 굴이라면 질색을 하는 친구들 때문에.. 쇼부쳐서 적당히 달콤한 모스카토로. 

​코르크가 아닌 캡 와인이다. 대충 봐서 마트에서 만원쯤 할 것 같은데.. 여기는 저렴한 와인을 떼어와서 1-2만원 마진 붙여서 판매하는 듯. 그래도 베린저 나부랭이를 5만원씩 받고 파는 여느 프렌치 레스토랑보다는 낫다. 그나저나 와인잔이 쁘띠함..

​오리고기 리예뜨. 리예뜨는 프랑스의 고기잼이다. 오리고기를 갈아서 스프레드 형식으로 만들어서, 구운 바게트 위에 발라 적양파와 피클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서브되어 나온다. 리예뜨도 고급 리예뜨보면 푸아그라 포함되어 있고 존나 비싸던데.. 여기는 저렴이 리예뜨를 수입해오든지, 직접 만들든지 둘 중 하나겠지.

​그나저나 아무리봐도 참치캔처럼 보임..피클은 수제다. 안 짜고 안 자극적이고 담백하고 매우 맘에 든다.

​소심하게 발라서 먹어본다. 응? 생각보다 나쁘진 않은데? 근데 맛이 참 생소하다. 익숙한 부분이 딱 하나 있다면, 리예뜨의 뒷 냄새가 부다페스트에서 먹은 사슴고기 누린내랑 비슷함. 거기서 쫌만 더 냄새 강했으면 난 이거 못 먹었다.

​그래도 바삭한 바게뜨와 부드러운(그치만 냄새가 친숙하진 않은)리예뜨, 아삭하고 살짝 매운 적양파와 담백한 피클이 어울려서 이번엔 좀 과감히 발라서 먹어봄. 먹을수록 왠지 적응이 된다. 첫 느낌은 별 5점 만점에 2점, 먹다보면 별 3.5점??

​매쉬드포테이토도 주문했다. 진짜 생크림맛이 매우 강하다. 후추향은 생크림이 씹어먹었다. 겁나 크리미하고, 느끼하고, 눅진하고 부드러운 묵직한 매쉬드포테이토. 근데 나는 우유도 느끼해서 못 마시는 사람이라... 친구들은 엄청 맛있다고 잘 먹더라. 그래도 뭐 나도 잘 먹었다. 느끼하긴 했지만 조금씩 포크로 떠 먹으니 고소하고 좋았음. 

원래 계획은, 나랑 다르게 치즈 등등을 좋아하는 친구2명을 위해.. 크림치즈가 들어간 감자그라탱을 더 주문하려했으나, 이것만으로도 느끼함이 충족이 된 것 같다.

머스터드를 발라서 구운 닭요리.

밑에 깔려있는 사우어크라우트가 감칠맛나고 짭짤하고 맛나다. 닭은 야들야들하고 grease가 넘치는데 머스터드 뭉쳐있는 부위 먹으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파워 눈물남... 닭 육질이 참 부드럽고 어떻게 손질을 했는지, 한 수 배우고 싶었다. 총 4조각이 나온다.

​이거슨 등심스테이크. 미디엄레어로 주문함. 찹스테이크 형식으로 나온다. 저 옆에 있는 소스는 날 울게만든 그 머스터드!!

​요리는 괜찮게 했는데.. 오버쿡도 없이.. 고기 품질이 쏘쏘하다. 등심이지만 그래도 너무 질김. 마리네이트한 방식도 다 좋은데 말이지... 그래서 나는 밑에 깔린 양파를 가장 맛있게 먹었다. 양파 존맛임 진짜 채 썰어서 아주 제대로 익혔는데, 짭쪼름하고 단맛 폴폴 풍기는게 요물임 저 양파

​다 먹고 나오니 외부엔 이렇게 와인 병으로 트리를 만들어놨다. 크리스마스에 와인병으로 트리 만들고 전구 두르면 환상인뎅.

아무튼 여자 3명이서 메뉴 4개 + 와인 한 바틀 주문해서 7만6천원 나왔다. 가격이랑 음식 생각해서 내린 나의 결론은, 확실히 가격에 부합하는 리즈너블한 퀄리티의 음식을 내놓는 프렌치 비스트로다. 아주 특출나진 않지만, 그 특유의 아늑하면서도 이국적인 따뜻한 실내와 다소 한국인에겐 낯선 음식을 시도하는 행위에 긍정적인 후기를 남기고 싶다. 언젠가는 한번 더 갈 듯.

​이건 라플랑끄 가기 전에, 넘나 배가 고파서 더푸드트럭커스라는 핫도그&프라이즈 가게에서 시켜먹은 치즈 샌드위치와 뉴욕 프라이즈.

​친구는 치즈를 좋아하니 당근 이걸 시켰겠지만 난 입에 대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다

사실 이 메뉴도 치즈 들어가는데, 내가 단호하게 다 빼달라고 함.

감자튀김 위에 칠리 미트 소스와 사워크림, 도리토스, 파슬리, 머스터드 등등을 뿌렸다. 난 사워크림도 안 좋아하지만 (어쨋든 유제품) 칠리미트소스가 자기 주장이 참 강해서 다 섞어 먹으니까 토마토향이 가장 강하게 나서 즐겁게 냠냠 먹음. 여기 또와서 다음엔 핫도그 조질거임......... 감튀가 너무 맛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