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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상수] 그리 대단하진 않지만 그래도 재방문 하는 곳, 트라토리아 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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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에는 유우명한 파스타집이 두 군데 정도 있다.

한 곳은 달고나라는 이상한 이름의 파스타집이고 (이름과 달리 파스타가 나쁘진 않다) 나름 오랜 기간 자리를 지켜온 트라토리아 챠오가 있겠다. 챠오는 2016년 이후로 방문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파스타는 괜찮았지만 스테이크가 너무 날 것의 러프한 맛이라 조금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스테이크 얘기는 2년 전에 블로그에서 다룬 것 같으니 자세한 불평은 생략한다.

그래도 상수에서 파스타가 먹고 싶어지면 대안이 없다. 그래서 찾아갔다.

예약을 페북 메시지나 메일로 받는데 요즘도 그러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다소 불편한 예약 시스템이 떠올라 그냥 무작정 워크인으로 방문했고 30분 정도 대기를 하고 입장했다.

​네온사인이 예뻐서 찍었다.

여담인데, 챠오라는 인사가 이탈리아어지만 스페인에서도 많이들 챠오챠오 거린다고..

​폴로 알 포르노라는 닭요리가 먹고 싶었지만 웬일로 심플하게 파스타만 두가지 주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실은 이 날따라 포르치니 버섯이 끌려서 혹시 오늘의 메뉴에 버섯 리조또 따위가 있지 않을까하여 칠판을 봤지만, 아스파라거스 따위의 안티파스토들만 즐비하길래 이내 눈길을 거두었다.

​제 평생 뽀모도로를 돈 주고 사먹는 일은 없을 겁니다. 

라구와 (당연히!) 페스카토레를 주문했다. 참 저렴한 가격.... 뭐 트라토리아라 싸다고 보기엔 한국의 다른 트라토리아들은 비싸게 받기도 하니까, 이 동네 상권이 파스타 가격에 제동을 거는 듯한 느낌이다.

​페스카토레 등장. 루꼴라가 풍성히 올라가 있다. 라구와 페스카토레는 비슷한 순서로 서브되었다.

​짜고 적당히 바다향 나고 음. 염도가 쎄다. 튼튼하게 삶아진 링귀네면을 부드럽게 흡입하는 순간 바다향이 훅 치고 들어온다. 깜빡이 키고 들어오는 법이 없다. 그래서 같이 간 일행에게 혹평을 받은 비운의 파스타.

사실 그렇게 대단한 맛이 아니라 블로그에 존나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일기 쓰는 심정이다. 와! 여기 맛집이야! 소개해야지! 이런 느낌이 1도 없고 이미 와본 장소라 신선함도 없고 해산물 넣고 오일과 와인에 끓인 이탈리아 국수가 아주 특별한 것도 아니고.

​라구는 인정하건데 꽤 맛있다. 라구가 맛있으니 블로그에 글도 쓰는거지 만약 페스카토레만 먹었다면 리뷰도 패스했을 것.

치즈가 적당히 갈려있고....갈린 소와 다져진 돼지가 이리저리 엉겨붙어있다.

진하게 우려낸 라구라기보다는 토마토를 쎄게 넣고 적당히 끓여낸 스타일이다. 나는 라구를 할 떄 레드와인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고 파스타보다는 고기에 치중하는 스타일이라 이런 붉은빛은 잘 만나지 않는데, 여기는 토마토가 푸대접 받진 않나보다.

보드라운 파파델레면은 잡내가 없었고, 토마토 덕에 살짝 새콤해진 리치한 라구 소스가 면을 덮어낸다. 역시 그리 대박적인 맛은 아니지만 라구 덕후에게 실망스럽진 않은 맛이라고 평을 하고 싶다.

이 동네 빠넬로는 요즘 자칭타칭 미식블로거들에게 인정 받아 승승장구하며 친목 다지던데 챠오는 그런 시도가 보이지 않아서 더 편하게 가는 것 같다. 그냥 현재에 만족하는 가게같고, 그런 편안함이 음식에도 배어있다. 

각 잡고 갈 곳이 아니니 글도 부담없이 술술 나오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