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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서초/예술의전당]무국적식당 :: 이 동네에 진짜 괜찮다고 할법한 유일한 식당 겸 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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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맛집 리뷰가 될 게시글 입니다.....

블로그에 올릴 식당들은 제법 되는데, 요즘 월 1회 업로드 하는 나를 보면 도대체 어디에 정신 집중을 쏟고 있는건지 내 자신이 궁금하다. 불면이 심해진지는 오래 되었고, 오늘은 눈을 뜰 수조차 없을 만큼 안구가 아프다.

별개로 삶은 늘 만족스럽지요. 저에겐 즐길 수 있는 술이 있으며 돈이 있고 좋아하는 게임과 갖춰진 인프라, 좋아하는 유튜버와 큰 모니터가 있습니다. 회사 다니기 좆같아도 이런 걸로 버티긔.

서론이 길었다.
최근 같은 팀 남대리님이 말씀해주신 '회사 근처 새로운 술집'을 다녀왔다. 무국적식당이라고.. 이름 듣자마자 맛집의 감이 왔는데 대개 들어맞으니 평소 자신의 감을 믿고 살도록 하자. 삼전동에 본점이 있는 집이라는데 대리님이랑 얘기하면서 바로 인스타 찾아보았고 본점 사장님이 존나 개샹마웨로 소소하게 인스타 하시길래, 그리고 피드 보니까 맛집 확정나서 당일에 옆 팀 신입사원분과 약속 잡고 방문했당...

"신입씨 오늘 저랑 술 마실래요?"
"아 저 어제 회식해서 숙취가ㅠㅠ"
"헐 그럼 쉬어요 담에 마셔요"
"아녜요 스텔라씨가 오늘 가자니까 오늘 가고 싶어졌어요ㅠㅠ"

​생각보다 근사한 내부였고 힘찬 다찌의 인테리어. 맥아리 없어서 초라한 얇은 카운터석보다 훨씬 팬시하다. 기본적으로 어둑한 조명에 카운터 위쪽으로만 조명을 집중한 이 센스에 우선 감탄했다.

밥집보다는 바에서 발동될 법한 센스인데 무국적식당이라는 곳은 확실히 식당이 아니라 무국적술에 무국적요리를 파는 어엿한 Dining Bar 정도 되는 것 같다.

ㄷ자로 꺾여지는 부분에 신입분과 내가 앉았다.
술 자리는 가급적 둘이서,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가까운 자리에서 대화에 선택과 집중~

​메뉴판은 일단 이렇게 찍었는데, 리스트만 딱 봐도 맛있을 각 나오지 않나요. 요리 못하면 이런 구성으로 식당 못차립니당...

몇 번 앞서 말했지만 종이로 된 메뉴를 주는 식당이 혼모노다. 코팅해서 책자로 박아버린 메뉴를 가진 식당은 스시야 제외하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메뉴의 가변성을 고려한 종이 메뉴 팔랑팔랑 흔드는게 리얼 꿀잼임..

뒤로 술 메뉴가 좀 있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블로그에 올릴 줄 몰라서 그냥 참고용으로만 맨앞장 한 컷 찍어놓은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위스키도 잔술로 파는데 식당 겸 술집이라 그런지 가격 괜찮다.

​오픈 초기라 손님은 우리가 첫번째였고 뒤로 몇 팀 더 왔는데 우리가 대화로 씹어먹을 수 있을 정도의 소음이라 평일 회사친구끼리 술자리로 존나 적합함.

일단 저는 요즘 깔끔한 소주에 꽂혀서 대장부와 한라산을 돌아가며 조지고 있습니다.

​술을 잘 못 드시는 신입분은 하이볼 드세요~

술이 나오자마자 어느 커뮤하시냐고 내가 물었는데 그 이유는 평소 페미니즘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셨고 한남 살짝 욕해보며 흘려보니까 덥썩 무셔서...

암튼 별다른 커뮤는 안하시는 것으로
근데 올해 신입사원들 워크샵에서 여자들끼리 밤 새면서 여성인권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남자들은 밤새면서 노가리 까봤자 여자 품평 못 잃어 성구매 못잃어 웅앵웅인데 역시 여자는 존나 개똑똑해~​

​저염 명란 한 접시 우선 주문을 했는데, 실파와 유자 제스트를 올려 마무리를 하였다. 일식 좀 해보신 분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명란에서 벌써...

보드라운 명란의 살짝 달콤하면서 매콤한 향(사실 명란향이 뭔지 명확히 모르겠다 상상해봐도 명란은 명란향일뿐)과 굵직하게 썰어져 맛에 있어서 킥을 주는 실파의 조합만으로도 애피타이저로써 역할을 잘 해준다. 유자의 세련됨은 늘 환영이고요.

양갈비 2 피스에 2만원 초반.. 어디서도 이런 가격을 본 적이 없는데.

셰프님께 혹시 어린 양이아닌지? 여쭤봤더니 어린 양(lamb)가 맞고, 일단 자기 생각에는 냄새가 별로 안 난다고 대답해주셨다. 혹시 모를 손님들의 입맛을 고려해서 "제 입맛에는~" 이라는 말을 덧붙여주시긴 했지만 눈빛에 나름 확신이 있길래 시켜봄.

이치류 같은 삿포로식 징기즈칸 전문점처럼 팬시한 볼륨은 아니지만 쯔란에 야채구이까지 구색 맞추어 나옴.

쯔란까지 더해지면 다소 양념이 과한 한국식 갈비느낌이긴 한데 그게 또 맛과 매력이이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적당한 품질의 양고기를 골라 단가를 맞춘 뒤에 맛있게 요리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구운 대파와 통마늘의 존재가 참 귀엽더라.

대파와 마늘의 단맛이 나올 때까지 익힌 뒤 재빠르게 버터를 넣고, 버터향이 불에 사그라들기 전에 꺼내어 도마에 올린 센스에 치어스고요? 어디서 양갈비 좀 먹어본 사람에게 아주 맛있는 맛은 아니지만 편하게 여러 안주 먹고 싶을 때 시키면 참 좋을 듯...

​감바스 알 히요만큼 요즘 한국에서 대중적인 안주가 없다.

기름을 가열하는 요리인만큼 올리브오일을 고품질 엑스트라버진으로 사용할 필요가 없으니 만드는 입장에서 부담도 없고.. 기름에 새우 때려붓고 끓이면 어느정도 틀이 갖춰지는 부분이라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안심하게 되는 요리다.

사실 내가 감바스를 다양한 곳에서 많이 먹어본 편은 아니라.. 맛을 평가하는 기준에서 <비교>부분은 생략하게 되었다. 굳이 블로그에 남기지 않더라도 속으로 비교 범주에 늘 결과값을 남기는 편인데. 어쨋든 무국적 식당의 감바스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남자 아이돌같았고. 그래 그런 맛..

​일단 새우가 좋다.

칼집을 내어 뽀독한 식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듯. 제철음식에 대한 지식이 없어 요즘 잡히는 새우가 맛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가끔 먹어보면 본연의 맛에서 한 단계 더 달다.라고 느껴지는 식재료들이 있다. 그럼 자동적으로 혹시 이게 바로 '제철음식'인지 의문을 품게 되는데 무국적 식당에서 먹은 감바스의 새우가 그랬던 것 같기도.

새우는 새우대로. 남아있는 새우와 다진 마늘로 부터 힘을 얻은 기름은 바게트를 찍어서 냠냠하는디 소주 몇 병 그냥 끝남. 저는 원래 안주를 존나 천천히 먹는 사람입니다. 남들이 보면 신기해할 정도로 오래 죽치고 앉아서 안주 여러개에 술 여러병 마심.

​수비드한 듀륵 삼겹살 수육에 파김치. 파가 아닌가요? 사장님 보시면 댓글 달아주십쇼 파김친지 아닌지

별도의 양념 없이 파김치만 수육에 곁들여져 나왔는데 나같은 나트륨 중독자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고기 자체는 우선 무려 이베리코만큼 마블링 좋은 듀륵이고.. 수비드의 축복까지 받아 부드러웠는데 소설옥처럼 소금과 와사비를 주었더라면 더 조화롭진 않을지.

파김치만 올려 먹으니 뭐랄까 미각 쇠퇴한 할배맛임.

만취 직전에서 주문한 우니 한판.. 삼만원대였는데 국적은 어딘지 불분명. 국산이었던가

올해 초부터 우니 가뭄이 극심했고 -정정한다. '좋은 우니' 가뭄으로 다수의 스시야에서 우니 판매를 중단 선언할 정도로 상황이 별로였는데 암튼.. 올해 먹어본 우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상태. 술이 깨는 맛은 뭐다? 존맛이다.

성게만 좋은거 갖다놓고 김은 개판으로 썼다면 블로그에서 화냈을텐데 김도.. 괜찮아서.. 화 안냅니다..

암튼.. 글이 좀 용두사미인데 (긔찮은거 맞음) 사람도 없었고 인테리어 괜찮고 술 판매하는 방식 맘에 들고 그래서 오늘 또감. 캐머라 배터리만 받쳐준다면 조만간 포스팅 한 번 더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글고 서초점 운영하시는 분 인스타 찾아내서 조용히 팔로우했다. 이분처럼 #소통 안하고 네임드 뽕에 안취한 마이웨이 셰프형 인스타가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