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에 떠오르는(?) 핫플 스시야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좀 알아봤다.
디너 오마카세 3.5만원에 콜키지 프리라... 사실 이 말을 들었을때 우와, 가고싶다라기보단 너무 싼데? 괜찮을까? 이 생각이 앞섰다. 돈 좀 더 주더라도 더 좋은 퀄리티를 먹고 싶은게 바로 내가 원하는 인생이라...
그래도 궁금하긴하니 디너로 평일 밤 8시에 방문했다. 런치는 너무 싸서 먹고 싶지도 않았음.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분명히 다찌로 3명 오후 8시 예약했는데, 다찌석에 자리가 나지 않았던 것. 결국 우리는 10분 정도 기다렸고 자리를 안내해주길래 들어가봤더니...
? 테이블석을 주는 것임.
나는 곧바로 우린 다찌석으로 예약했는데 왜 테이블석이냐고 물어봤고, 성함이 기억나지 않는 셰프님이 다찌석으로 옮겨주시겠다고 답변을 주셨다. 나는 다찌석에 앉기 전까지는 스시를 받지 않겠다고 함. 테이블에서 스시 오마카세 먹을거면 왜 먹어... 그냥 집 가지..
우선 기다리는대로 간단히 오토시를 내어주셨는데, 오이와 미역, 멸치로 만든 차가운 전채. 시큼하고 차갑고. 그런 맛이다.
다찌석이 비질 않자 죽부터 내어주셨다.
근데.. 이렇게 될거면 예약시간 전타임 손님들에겐 미리 식사시간 안내를 하시든가 해야하는게 아닌가. 내 생각에 일본에서 온 것 같은 손님 일행이 몇시간동안 앉아 술을 마신게 원인같은데. 이런식으로 손님 관리 못해서 예약타임 못 맞추는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지 생각이 든다. 아 갑자기 빡치네...ㅋㅋ
전복 내장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죽. 맛이 좋아 금세 먹었다.
그리고 우린 이렇게 40분을 기다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앉을 수 있었던 내 예약석...
사과 인사와 함께 오마카세를 시작하게 될 줄이야.
따뜻한 장국. 서빙하시는분이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여성분이셨는데 블로그 후기 보니까 어떤 미친 상폐남 한남새끼가 주제도 모르고 서버분 얼평 해놨더라. 아.. 늙었으면 재기해.. 주변에 보면 나름 술이나 미식 즐긴다고 주장하는 30~40대 아저씨들이 꼭 미녀 어쩌고 여자 품평 못 잃으시죠. 미녀라는 단어부터 아재 쉰내가 진동하는게..
정말 이렇게 나노 단위로 여자 평가하는 한남들 때문에 나도 열심히 걔네 얼평하려고 노력 중임 나도 니네 골반핏 승모근핏 어깨핏 시아버지복근 이런거 다 평가할 수 있다고
광어 스시의 시작. 사시미는 안 나오는게 좀 이상했지만 오마카세라는게 정해진 코스가 아니니.
샤리가 굉장히 신맛이 강하고 단맛은 아예 없는 편이다. 최근 들어 나는 단짠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지.
그 다음은 도미. 광어와 같이 매우 부드럽게 숙성이 되어있다.
미리 간장을 발라서 주시는데 난 짜게 먹으니까 간장 한 번 더 발라서 ㅎㅎ
단새우.
살짝 비릿한 새우향이 올라오는게 나에겐 매력적이다. 쫀쫀하면서도 단맛이 물씬 풍기는 생새우가 딱 2개 올려진게 밸런스도 괜찮고
소금 간을 한 전복 스시.
신맛이 강한 샤리와 정직하고 담백한 느낌의 찐 전복이 어째 좀 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샤리가 심심하면 네타를 세게 해야 좋은데
학꽁치.
역시 상당히 부드럽다. 시작부분의 스시는 대체로 큰 특색을 못 느꼈던 것 같다.
유자를 올린 이까
단단쫀쫀하며 이빨이 박히는 식감하며 입안에 넣는 순간 풍부하게 퍼지는 유자향이 매력적이다.
절인 시소잎을 올린 전갱이
고소한 맛에 시소를 절여서 그런지 부담스러운 향이 줄어 먹기에 수월했다.
다들 스시키노이에서 맛있다고 찬양하는 삼치구이
갈은 무와 보들보들하게 구운 삼치는 맛있지만.. 전반적으로 코스가 지나치게 담백하게 빠진 편이라 좀 심심하단 느낌을 살짝씩 받아오던 차
달콤한 타래소스를 올려 불질한 관자
드디어! 스시키노이의 오마카세에서 단맛이란 존재를 마주치다.
아부리한 엔가와
재료의 특성상 당연히 기름진편이지만 엔가와치고는 또 담백한ㅋㅋ 담백탈트오네
스시키노이의 시그니쳐 메뉴 중 하나인 바지락 스시
생강 조금과 와사비 많이. 바지락 특유의 식감이 주 특징인 것 같다. 굳이 맛을 따질게 없는 바지락은................ 그냥 뭐 재밌네요 하하호호.
청어.
간만에 맛나고 입에 샥 녹아내리는 좋은 청어를 먹었네. 입 안에 마지막으로 감도는 꽉 찬 청어살의 약간 리치한 느낌.
스시 키노이는 등 푸른 생선을 잘 다룬다고 느낀게 이 고등어.
아주 좋다. 식감이 단단하고 잡내는 다 빠져서.. 시큼한 샤리와 고소하고 풍부하게 손질한 네타의 조화가 마음에 들어
다음은 장어.
그냥 솜사탕 수준으로 녹아내리는 입자 고운 포슬포슬한 식감에 달콤짭짤한 느낌이 강하다. 네타가 큼직한 편이라 먹을 때의 만족도가 크고, 샤리와 가장 조화로웠던 스시.
우메보시를 올린 영양부추 초밥
그냥 부추 맛이여 깔끔하기보단 너무 시큼해서 마지막으로 먹기엔 좀 힘들단 생각.
교꾸.
완벽한 카스테라를 흉내내고 싶으셨던 것 같다. 아무리 교꾸가 카스테라 같다고 하지만 정말 카스테라같던건 못 먹어봤는데 이건 걍 빵임 빵
앵콜 스시로는 젤 좋아하는 단새우를 청해 먹고..
아까미가 있다면 아까미를 먹겠지만 스시 키노이에 참치란 없다.
늦은 자리 안내의 사죄의 의미로 주신 이까.
이렇게 스시는 마무리 되었고, 왠지 어릴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맛을 가진 녹차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앵콜 스시를 포함하여 총 16가지 정도의 스시를 먹을 수 있었다. 주로 20개 정도 먹다가 이렇게 먹으니 왠지 허~한
의외로 일본 본토의 맛을 정확히 느낄 수 있었던 말차. 계속 먹고 또 먹고.. 따땃하고 구수한게 몸 덥히기 제격이다.
총평을 해보자면.. 뭐.. 콜키지도 무료고.. 가격도 착하고 다 좋은데..
자리 안내가 늦은 점은 사실 업장측에서도 가끔은 예측 못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니 굳이 그것까지 평에 포함시키고 싶진 않다.
하지만 그 부분을 제하고도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셰프님 두분의 실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 같지 않은데 왜 굳이 3.5만원 디너를 하고 계시는지? 디너 5만원 정도로 높여서 네타 업그레이드해서 시작하셔도 입소문 잘 날 것 같은데 아쉽다. 더군다나 콜키지가 프리라 와인 모임에도 제격이니 가격을 굳이 3만원대로 고수하는 점이 너무 아쉽다. 참치가 없으니 사실 스시 먹는 맛 안 나는 것도 사실이고..
내부 분위기도 쾌적하고 친절하시며, 오마카세의 흐름 역시 괜찮았는데 나중에 가격 업그레이드 하신다면 찾아갈 의사 있음. 샴페인 한 병 들고 ㅋㅋ 그런데 지금 이 상태로 고여있게 된다면 두 번은 안 갈 것 같다. 하이엔드 스시 먹는 것도 아니고 돈 아껴서 뭐 좋을 일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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