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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역삼] 스시산원 청 디너 오마카세 : 앞으로 종종 갈 것 같은 수준급 미들급 스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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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에 다녀온 역삼 스시산원 청. 어느 금요일 퇴근하고 저녁 8시에 디너 오마카세로 방문했다.

스시산원에서 분가해나온 미들급 스시야로, 이번 가을 갓 오픈해 아직 입지를 다지고 있는 신생 스시야인데 이미 입소문 다 타서 알 사람은 다 알음알음 찾아오는 것 같다. 미들급인만큼 디너오마카세 7만원. 런치는 4만5천원.

역삼은 의외로 스시야들이 곳곳에 형성되고 있는 지역이다. 스시산원 청 말고도 2군데 더 있는 것으로 기억.

​정사각형 정도 되는 작은 공간에 10명정도 앉을 수 있는 다찌가 있다. 구석에 자리잡고 앉으니 이어지는 셰프님의 스몰토크!

​항상 오마카세를 시작할때 적응 안되는건 앉자마자 식사를 시작할때 ㅋㅋ 오히려 도착해서 살짝 정리될 때까지 웨이팅 몇분 하고 착석하면 마음이 편한데 종종 도착하자마자 앉아서 코트 걸고 자왕무시가 나오면 여기까지 오느라 급한 숨이 그대로 새어나오는 기분이다.

​시금치와 라임즙을 올린 자왕무시. 바삭한 크런치도 조금 있다.

라임을 음식에 넣는건 입맛에 영.. 시금치향도 엄청 강한게 좀.. 계란찜 자체는 정석적인 맛이다. 라임과 시금치의 향이 나와 안 맞았던 기억이 난다.

​뒤를 이어 아귀간.

소곱창에서 듬뿍 흘러나오는 곱만큼 고소하고 녹진하고 단단한 아귀간은 내가 특히 좋아하는 식재료 중 하나다. 새콤짭짤한 쯔유소스를 뿌려 시원하게 갈은 무와 함께 아귀간 한 점 떼어서 먹으면 혀 위에서 먀치 굳힌 크림처럼 아주아주 고소하게 느껴지는 맛이 좋다.

​감식초와 올리브유로 마리네이드한 토마토와 생양파.

살짝 데친 토마토의 쫄깃하게 이빨이 박히는 느낌과 새콤달콤시원하게 씹히는 양파. 좋다. 입맛을 최대치까지 끌어내는 중이다.

​사시미가 시작되기 전 간단한 쯔께모노가 놓여지고..

​사시미는 카운터 위의 돌판에 놓아주시지만 사진찍기 불편한 관계로 늘 앞접시로 옮겨놓고 먹는다.

껍닥도미 사시미 전에 찐전복도 나왔지만 사진을 실수로 삭제...

​아주 두툼하고 입에 꽉차는 크기로 썰어내신 껍닥도미. 한참을 씹다가 삼키면 은은히 피어오르는 잔식감이 달큰하고 또 향긋하다.

​가리비와 우니.

아마도 버터에 앞뒤로 지진향이 생각보다 가리비에서 강하게 풍겼다. 타래소스 비슷한 달콤한 소스를 살짝 뿌린 것 같은데, 그 달콤함이 성게에서도 오는건지 아닌지는 구분 못함. 성게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옅으면서 밸런스가 크게 어긋나지 않았지만, 버터는 뺐다면 더 좋았을 것을. 가리비의 산미가 사라졌다.

김이 훌륭하다.

​참치뱃살을 두툼하게 깍둑썰기하여 아부리한 사시미.

배꼽 근처 뱃살 같은데 후각을 자극하는 감미로운 불향과 기름이 똘똘 뭉친듯한 뱃살의 맛. 간간히 느껴지는 참치 힘줄이 먹는 맛을 더했다.

​냉녹차로 입안을 개운하게~

​도미로 스시를 시작했다.

샤리와 네타 사이 실파를 올려서 청량감을 더한게 신의 한수

전체적으로 샤리 간이 단맛이 살짝 빠진 평온한 간이다. 단짠 느낌은 없고..

​라임 살짝 올린 광어.

라임이 여기선 튀지 않고 전반적으로 먹는 동안 밑에 낮게 깔려 은은한 풍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해서 오히려 플러스된 쪽에 가까웠다. 

​아직 기름이 덜 찬 방어

12월 초쯤에 방어회 함 먹고 와야겠다. 올해 방어는 기름이 늦게 찬다는게 사실인듯.

​방어의 실망감을 맛이 좋은 장국으로 살살 달래고... 1번 더 리필해서 먹은 장국

​불질한 금태.

금태는 원체 기름이 많은 생선이라 앞선 방어보다 더 기름지고 보드랍게 먹을 수 있었다. 기름진 생선에 불질하는건 신의 한수니까! 금태가 진짜 맛있었네.. 앵콜 스시감이다.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아까미.

그냥 녹는다 녹아. 스시산원 청의 참치 내공은 훌륭한 편이라고 하고싶다. 아몬드를 먹고 난 뒤 입안에 남는 고소한 느낌을 10배로 응축해서 아까미에 넣은 듯한. 부드럽게 뭉개지는 아까미살

​보드라운 메로구이와 함께 곁들인 튀긴 고추.

개인적으로는 데리야끼 스타일의 메로요리가 입에 착 붙지만 이렇게 담백한 느낌도 스시 중간요리로 먹기에 괜찮았다. 고추 진짜 매운데.. 넘나 맛있는게 아닌지요.. 고추먹고 함박웃음! 작은 고추가 맵다는건 오직 야채 고추에만 해당됩니다. 

​그 다음으로는 관자 스시.

정말 사르르 녹도록 손질을 부드럽게 해서 특유의 쿰쿰한 맛을 살려냈다. 바다향은 없어진.... 바다맛이 짱인뎅..

​이까.

시소잎을 적게 사용하시고 와사비를 가득 넣으셔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다. 아주 쫀득하고 멋졌던 스시.

​오도로.

이 집 참치 잘해...222 주도로예요? 물어보니 직접 참치살을 보여주시며 아주 잘 발라낸 대뱃살이라고 ㅋㅋㅋㅋ 

결이 살아있으면서 풍부한 기름이 느껴지는게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 있겠다.

​청어. 낫 마이 테이스트

생 간을 작은 뭉탱이로 모아서 씹어먹는 느낌이었다. 칼집을 크고 촘촘하게 넣으셔서 그렇게 느껴진진 몰라도, 처음 이빨에 느껴지는 물컹함 까진 이해해도 그 뒤로는 밀도높은 입자를 먹는 기분으로 살이 입안에 퍼지는 청어를 좋아하는데.. 이 날 청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서걱서걱 설컹설컹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쥬시한 느낌의 아부리한 엔가와

두툼하고 식감 좋고 엔가와의 매력을 최대치로 살려낸 맛.

​아마에비는 3개나 올려주셨다.

우리가 마감손님이라 특별히 3개를 주신건지 평소에도 3개를 올리시는건지 모르겠지만, 밸런스는 살짝 깨질지 몰라도 이렇게 잔뜩 먹는 단새우는 언제나 환영이야.. 혀 위에서 춤추는 쫀득한 단맛. 차갑고 신선하다.

​겉을 바삭하게 구워낸 아나고

단맛 짠맛 어느쪽에도 치우치치 않은 타래소스와 함께 밸런스 흠잡을 곳 없이 촉촉폭신하고 좋다. 사람 흥분시키게 하는 달콤하게 구워낸 장어냄새.. 셰프님이랑 하도 수다를 많이 떨어서 말하느랴 먹느랴 정신이 없었다 이때부터 ㅋㅋ

​스시가 거의 끝나갈때쯤 나오는 온소바. 별 특징은 없는 무난한 맛.

​시메사바로 생선을 마무리.

이미 배가 터질 지경이었는데 엄청 큰 시메사바를 먹자니 걱정 좀 했지만 한 입에 쑥 넣고 씹는 순간 느껴지는 푸른 고등어의 고소함과 전반적으로 다가오는 새큼달큼한 초맛이 배부름 다 잊고 먹게 도와주었다.

일행이 배부르다고 자기 시메사바를 나한테 줘서 그걸 또 날름 받아먹음. 천천히 씹어먹지 못해 맛을 완벽하게 못 느낀 점이 아쉽다.

​교꾸가 참 제 취향이네요,,,

과하지 않게 탄탄하고 밀도 높고 차갑고 달콤하고 빵보다 계란에 가까운 느낌의 교꾸..  

여기까지 먹고 그냥 GG쳤다. 우리끼리 와 배터질것 같다 이러고 있으니 앵콜 스시는 안 권하신ㅋㅋ

졸인 팥을 얹은 녹차아이스크림은 단점이 없었다.


가격대비 아주아주 만족스러웠던 스시야라고 총평을 내리고 싶다. 위치가 역삼인건 마음에 안 들지만, 서울에서 괜찮은 스시야 추천해달라고 하면 일단 스시산원 청은 디폴트로 들어갈 정도. 오마카세 구성도 좋고 은근 클래식한 느낌이 괜찮았다. 돈 벌어서 또 와야지. 

참고로 콜키지 프리는 아쉽게도 11월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