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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구로디지털단지] 소곱창덕후로써 응당 찾아가야할 그 곳, 구로곱창에서 월요일 스트레스 날려버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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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씨..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예요? 

네.. 소곱창이랑 스시요...

최근 들어 믿을만한 정보로 서울의 날고긴다하는 소곱창집 리스트를 완성했다. 시간 내기가 힘들어 한달에 많은 곳을 찾아가긴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몇군데는 이미 계획을 세워놓은터. 그 중에서 친구가 일하는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구로곱창에 방문하기로 했다.

개발자들의 원혼이 서려있는 구디..판교.. 아무튼 구디는 생각보다 맛있는 곳이 많다. 애슐리도 구디에서 먹으면 더 맛있다. 직장인들이 맛있다고 하면 맛있는거다 ㅋㅋ 구로곱창도 미어터질정도로 인기가 많기로 예전부터 소문은 들어왔는데, 과연 월요일도 그럴까?

​네.. 맞습니다..

월요일 칼퇴해서 저녁 7시쯤 구로곱창에 도착했는데, 이미 줄이 이만큼이나 있었다. 40분 가량을 기다려서 들어갈 수 있었는데 뒤에 서있던 무식한 한남이 계속 씨발씨발거려서 욕봤다. 옆에 여친도 있던데 자기 게임하는데 수틀렸다고 큰소리로 씨이발.. 웨이팅하는데 의자도 없다고 또 씨이발.. 앞에 서있던 여자들 다 돌아보는데도 계속 큰소리로. 딱봐도 부랄만 한바가지일듯 소추소심

​소주 마시기 좋은 원통형 테이블에 간단한 밑반찬이 올려진다.

2명이서 곱창2인분 대창1인분 주문했는데.. 술은 안시키냐고 물으시는 직원분. 이 뜻은 필시 우리는 물장사로 먹고사니 뭐라도 시켜라라는 뜻일터. 예의상 사이다 3병 정도 먹었다. 굳이 예의 안 차려도 느끼해서 사이다는 먹게 되더라.

곱창 대창 1만6천원 정도로 장안의 유명곱창집에 비해선 싼 가격. 양도 250그램이라 낭낭하게 나온다.

​언제 도축했는진 모르겠지만 꽤나 싱싱해보이던 생간과 천엽.

기름장에 콕콕 찍어먹었다. 참기름과 소금과 먹는 천엽은 간식으로 최고

​곱창을 위한 양념소스인데, 얼큰한향이 많이 감도는게 초간장향 나던 소스와는 다른 스타일이다.

살짝만 간이 더 되었다면 짜게 먹는 내 입맛일듯

​초벌 되지 않은 생곱창과 초벌된 대창이 준비되었다. 염통은 인심좋게 서비스

예전엔 염통은 당연히 서비스였는데 요즘은 돈주고 시켜먹어야할 집이 늘고 있어서 슬품 ㅠ

​대창엔 은은히 매콤달콤한 양념이 되어서 나온다.

개인적으로 대창엔 따로 양념해서 주는게 맛있더라고 대체로.. 논현 함지곱창이나 오발탄이나 약간 매콤달콤하게 양념을 해야 씹었을때 배어나오는 맛이 남다르거든

​곱창의 상태는 우선 꽤 튼실하고 씨알이 좋은 편이다. 겉의 기름기 제거는 하다 만 수준이라 벌써부터 구웠을때 기름이 퍽발할 예감

​대창은 한 번 구워져서 나왔기에 곱창보다 금방 익어가는 중.

역시 대창은 이렇게 지방이 삐죽삐죽 튀어나와야 눈도 즐겁고 대창 먹는 맛도 나는 거지라

​핏기가 가시자마자 한 점 집어 쌈장에 찍어먹는 염통

쌈장의 구수한 단짠, 염통의 진한 소심장맛이 주는 살짝 피맛 감도는 느낌은 본격적인 식사를 하기 전 재미보기에 충분하다.

​불판 아랫켠에 뚫려있는 기름길을 따라 곱창 기름이 쉴새없이 쫄쫄쫄 흐른다. 곱창기름.. 세상에서 밥 볶아먹기에 가장 완벽한 기름

​얼추 익어가는 곱창과 대창을 보며 군침을 삼키는 동시에 부추를 구석에 올려 숨이 죽도록 한다.

자고로 부추랑 남자는.. 너무 기가 세면 맛이 없어...

​김이 펄펄 올라오는 와중 대창이 다 익은 것 같아서 먼저 먹기 시작했다.

껍질은 쫄깃하고, 목화솜같이 부드러운 지방은 사르르 혀에 녹는 맛이 동맥경화맛이다. 앞서 말했듯 대창에 양념을 미리 해놓아 씹을때마다 은근한 단맛이 배어나오는게 별미다. 단맛이 때론 느끼함을 잡아주기도 하는법. 기름장 살짝 찍어서 매콤한 특제소스에 살짝 담궈 먹으면 그저 맛있다-라는 말만 대화의 전부가 되는...

​감자와 양파도 노릇하게 익었다.

돌판에 바짝 지져진 양파의 단맛, 푹 구워진 감자의 바삭촉촉함. 역시 참기름장과 궁합이 쩐다.. 사실 곱창보다 더 별미라고 느껴질 정도로 내가 좋아하는 파트다. 

​소곱창도 충분히 익었을무렵 직원분이 오셔서 노련한 손놀림으로 곱창을 큼직하게 잘라주신다. 곱이 삐져나가지 않도록 곱창을 크게 숭덩숭덩 자르는건 필수인데, 구로곱창의 곱은 정말이지 평균 이상이라 곱이 그대로 줄줄 흐른다. 

불판 가장자리에 모인 곱은 숟가락으로 싹싹 긁어먹기. 이세상 모든 고소함을 응축해놓은 것과 같은 곱 그자체를 먹는걸 즐기는 편인데, 나만 먹는 것 같아서 미안해서 친구 숟가락 들고 곱 좀 긁어줬더니 알고보니 친구는 이렇게 곱만 먹는건 그닥인듯.

살짝 눌어붙은 곱만 모아서 쌈장 찍어먹으면 핵 천국인데.. 다들 그 곱때문에 곱창 먹는건줄 알았긔

​기름도 곱도 흐른다. 

그 동안 먹어본 소곱창 중 구로곱창이 가장 기름진 편이다. 게다가 양까지 많은편이라 먹다가 버거운 느낌이 드는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집이라고 불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기름이 많아서가 아닐까. 힘들어 뒤지겠는데 퇴근하고 소곱창집에서 극강의 기름짐과 고소함, 쫄깃함을 맛보며 술 한잔 하면 뭐.. 일주일 스트레스 끝이지. 곱창은 기름이 적으면 적은대로, 많으면 많은대로 맛있다. 빨리 물리냐 아니냐의 차이일뿐이다.

먹을땐 좀 느끼할 수 있어도 먹고 나면 며칠 뒤에 또 아른거리는게 이 구로곱창ㅋㅋ

​남자친구랑은 둘이서 곱창 5인분도 먹는 편이라 친구와 둘이서 3인분을 주문했는데.. 

곱창 1인분은 족히 남겼다. 자존심은 상했지만 곱과 기름이 넘쳐흐르는 향연으로 내 몸이 곱창을 정중히 거절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ㅋㅋ 그래도 충분한 양의 소대창과 소곱창을 흐뭇하게 즐긴 뒤.. 볶음밥을 주문했다. 눌어붙은 양파조각을 호호 불어 먹는 것은 볶음밥이 나오기 직전까지 지속되었다.

볶음밥 1인분을 주문하니 남은 소곱창대창 등을 가져가셔서 볶음밥 재료와 함께 철판에 따로 담아주셨다. 남은거 버리지 말고 다 먹으라는 뜻이신지.. 아무튼 뜨겁게 달아오르는 철판 위에서 곱창기름 낭낭하게 둘러진 쌀밥과 김가루, 김치, 양념장등을 박박 볶아 먹었다.

볶은 뒤 사진은 없다. 원래 먹는 사진 절대 안 놓치는데.. 그냥 정줄 놓고 먹었다.

한쪽은 바삭하게 눌어붙어 한쪽은 뜨겁게 올라오는 김에 촉촉하게 변한 짭짜름 밥알과 중간중간 씹히는 잘 익은 신김치조각. 불 위에 올려 먹는 요리의 완성은 볶음밥인게 맞다.. 안 먹고 집에 가면 그날밤 꿈에 못 먹은 볶음밥이 나올 것이야 ㅠ


이렇게 해서 총 6만원 정도? 이 친구랑 먹은 것 치고 적게 쓰면서도 맛나게 먹었다. 

재방문 의사는 있는데, 기름진거에 환장하는 라이언을 데려오는게 옳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