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꼬치파는 조용한 이자카야, 고엔

​​친구가 과장과 대리 싸이코 두 놈땜에 힘들다고.

노량진과 상계동의 중간 대학로 낙찰.

파워검색 결과 고엔이라는 곳이 조용하다길래 갔더니 이자카야였다 .

가게는 생각보다 만석이었고, 만석임에 비하여 소음은 엄청나진 않았다.

조용하다 말은 못하나 대화에 지장은 없다.

둘 다 별로 배가 고픈 상태는 아니었지만, 꼬치구이가 날마다 먹을 수 있는게 아니잖슴.

패기롭게 3-4인용이라고 적혀있던 꼬치 10종 + 나가사끼짬뽕 메뉴를 시켰다.

가격은 대략 3만원 중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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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안 고프다고 했으나 꼬치는 맛있었다.

베이컨류가 많았고 버섯이 의외로 많음.

근데 나는 버섯이 싫어서 최대한 다른 꼬치들을 먹으려고 노력했다.

기억나는 꼬치가 많지는 않지만 몇 자 적어보면,

토마토베이컨꼬치는 적당히 흐물흐물하고 따땃한 토마토를 바삭한 베이컨이 감싸고 있어서 다소 생소한 식감이지만 토마토와 베이컨의 조화가 나쁘지 않음.

저 끝에 보이는 파란 채소와 베이컨 꼬치는 처음에 아스파라거스인줄 알고 덥썩 먹었는데,

청고추였다.

아스파라거스는 중간에 보이는 맑은 연둣빛 꼬치.

역시 로스트 고기 류와 아스파라거스의 매치는 아름답다고 밖엔..

쏘맥에 취하고 조명도 어두워 재료를 제대로 못 보고 덥썩 덥썩 먹은 듯하다.

그래서 지금 맛이 어떻다고 설명하자니 영 기억이 나질 않음.

전반적으로 베이컨-버섯-닭 이렇게 설명 가능했던 세트.

숯불에 구운 느낌이었지만 불향은 적었다.

덕분에 재료의 본연 맛이 좋았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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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의 경우에는 매운맛으로 골랐는데

돼지뼈 베이스로 추정되는 진한 국물에 살짝 매콤함이 가미된 정도.

냉동이겠지만 꽃게가 한 조각 들어가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게 국물의 풍미를 높여주었다.

숙주와 면의 비율 역시 좋았으며,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가있음.

건더기가 많으면 뭐하나,

나는 국물과 면만 맛있으면 그걸로 끝이란 입장이라 딱히 메리트가 되진 않았다.

배가 많이 불러서 맛을 즐겼다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냥 이런 이자카야에서 먹기 괜찮은 퀄리티.

요즘 소주와 맥주를 말아 먹기에 맛이 들린 나라서..

앞으로 격달에 한 번 정도는 오지 않을까 하는 혜화 이자카야 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