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역에서 주민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한 고바우 소곱창. 소문만 듣다가 가격이 좀 비싸고 동네에 친구가 없는 관계로 미루다가 친구 한 명 곱창 사준다고 꼬셔서 금요일 퇴근하고 방문했다.
7호선 노원역에서 도보 3-5분 정도. 문화의 거리와는 거리가 멀고 주공아파트 상가쪽에 위치한 허름한 외관을 보고 여긴 진짜 주민 맛집이다를 느꼈다ㅋㅋ
약간 수유 황주집 느낌도 나고.
근데 가격이 내가 가본 곳 중에서 제일 쎄다.
곱창 1인분에 2만원..
그래도 맛있다고 하니까 , 그리고 밥 살 때는 가격 생각 안하고 쏘는게 행복하니까 일단 3인분을 주문했다.
자몽에 이슬로 시작 해보지요.
오늘도 한남 패는 인생
참기름 발라 무친 부추와 깍두기, 양념장 등등이 사이드로 나온다. 만석은 아니었지만 주문이 밀렸는지 곱창이 나오기 까지 시간이 좀 걸려 술만 홀짝 홀짝 한 병을 미리 비웠음.
곱창이 나왔는데 사진처럼 양이 많아보이지는 않는다. 불판이 큰 편이 아니고 불판 중간이 둥글게 솟아 있어서.
곱창의 겉기름를 전부 떼내었는지 깔끔하고 쫄깃해보이는 강한 인상의 외관이 특징.
염통과 양파, 팽이버섯등은 기본이지
곱이 없다는 후기를 보고 걱정했는데 꽉꽉 차있는 편은 아니지만 곱창이야기나 유정곱창처럼 실속없는 편은 아니고 적당히 즐길만큼 들어있다.
초벌구이가 한 번 되어서 구워나오니 조금만 있다 먹어도 됨.
양념장 찍어 먹었는데 진짜 귀에 샹투스.
기름이 없다길래 좀 별로겠다했는데 겉기름 제거한거 신의 한 수 맞다.
엄청나게 쫄깃하게 씹히는데 질김과는 거리가 먼 텍스쳐고 기름이 없어 육질의 고소함이 더 부각되는 편이다.
곱창 먹을때 주로 느끼는 더부룩함과 느끼함이 전혀 없고 곱의 꼬소함은 여과없이 느껴지는 맛. 두께가 얇은 편이라 음미하며 먹기 힘들지 않다.
둘이서 3인분 먹고 "뭐야 간에 기별 간건가?" 하면서 2인분 더 시킴. 가격도 있는데 양이 적은게 이 곳의 최고 단점이다.
근데 맛있으면 끝 아냐? 이 동네 맛집 지지리도 없는건 이 근방 주민이라면 잘 알텐데. 비싸도 이 정도급 맛의 곱창이면 자주 먹어야한다.
역시 순식간에 먹구요.
소곱창이 이리 고소했던가.
기름지지 않아서 포만감이 적은 것 같기도하다. 찍어먹는 소스도 참기름장이 아닌 고추 쫑쫑 썰어넣은 간장소스라서 더더욱.
여자 둘이서 술병 5병을 아작내고 소곱창 5병을 아작내거 또 볶음밥 2인분 시키니까 사장님 놀라심.
양이 적게 파는건 사장님이 자나요ㅠㅠ
아 근데 볶음밥도 진짜 맛있다. 적당히 끈기있는 맛이라 풀풀 날리지 않고 곱창 기름의 고소함도 배어있고, 사이 사이 씹히는 잘게 썬 신김치의 맛. 그리고 김가루는 감칠맛 담당.
싸악 클리어 하고 12만원 결제했다!
이번 달 카드값 100만원이 넘었고 다음달도.. 그 담달도.. 그런데 돈 벌면서 당당하게 맛있는거 먹는 인생을 사는게 엄청 달콤한 삶이란 말이지.
고바우 소곱창이 맛집인 이유는 기존 곱창과는 "다른 장르"라고 묶는게 맞아서. 특별함이란 맛 평가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기교가 뛰어난 맛은 아니지만, 잡내 없이 건강한 소곱창을 손질해서 구워주며 기름기 없는 소곱창도 이리 맛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자체만으로도 별점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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