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느 여름날의 대만 여행

[중샤오푸싱] 야마토야, 타이완의 돈코츠라멘 맛집 그리고 시먼딩 여주주스와 삼형제빙수 후기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지우펀에서 택시를 타고 중샤오푸싱에 도착하자 어느덧 9시, 우리는 대만 음식에 질려 있는 상황이었고 음식에 구애 받지 않던 일본이 그리웠다. 무심코 던진 라멘 먹고 싶다는 말에 급하게 웹을 뒤져서 중샤오푸싱에 위치한 라멘가게를 알아내었다. 일본인들도 좋아하는 것 같고 후기​들을 좌르륵 읽어보니..

야마토야라는 가게인데 상당히 일본식 라멘집과 비슷한 주문방식으로, 면발과 기름기 등등을 선택할 수 있는데 내 기억으로 영어 메뉴가 없었던 것 같다. 사진이 있는 것 같긴한데.. 아무튼 대충 눈치껏 돈코츠 라멘을 주문하고 콜라와 밥이 나오는 세트로 요청하니 대략 만원 정도 나왔다.

​얼음 가득 콜라!
목이 격하게 마른 상태라 물 보다는 차가운 콜라를 쭉쭉 마시는게 더 반가웠다.

​​돈코츠 라멘이 나왔다.
제법 그럴싸하다. 한국의 몇몇 라멘가게보다 비주얼에서 우위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차슈가 생각보다 큼직하고 아지타마고, 그러니까 맛계란의 우아한 황금빛 노른자와 김 몇장 역시 눈에 띈다.
메추리알도 속에 들어있긴한데 친구 증언으로는 대만향이 메추리알에서 난다고..;

​아쉬운 점은 면발이 심히 꼬들하여 국물과의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점? 뭐... 사실 내 의도는 면보다 저 미칠 것 같이 진하고 짭짤한 돼지뼈 육수의 뽀얀 표면에 흰밥을 가득 말아 먹고 싶었다는 생각이었어서 면 따위 별 상관 ㄴㄴ해.
대충 몇 번 후루룩대고 면은 옆에 치워 놓았다.

​개인적으로 차슈를 잘, 많이 먹는 것은 아니다. 무거운 사골 국물에 고기까지 넣다니 나로썬 좀 부담스러운 맛.. 그래도 차슈 매니아라면 좋아하지 않을까싶다. 미안하지만 차슈 맛이 기억이 안난다. 별 특색​ 없나보다 ㅎㅎ
오히려 국물에 적셔먹는 김이 더 쫄깃하고 맛있었던 기억이.

​두둥 대망의 밥 말아먹기
하루종일 취두부냄새에 시달리다가 먹는 돈코츠 국물은 마치 퇴근하고 집 근처에서 순대국밥을 들이키는 것과 같았다. 익숙하고 또 익숙한 맛, 부드럽고 진하고 고소한 국물에 고슬고슬한 쌀밥을 훌훌 말아 먹으니 감탄사가 참 잘 나왔다. 송송 들어간 깔끔하고 알싸한 실파도 좋았고.
한국에 왔지만 라멘에 말아먹는 밥은 여전히 그립다. 그 흔한 맛이 뭐가 그립겠냐만은 그 당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은 잔상이 오래오래 남기 마련이다.

​식사를 마친 후 다시 택시를 타고 시먼으로 향했는데, 길거리에 웬 엄청난 인파의 줄이 서있는 것으로 보고 야 저거 뭔지 몰라도 맛있나부다해서 같이 줄을 섰다.
알고보니 여주 주스였다. 세상에 여주를 주스로 만들다니 당혹스러웠지만 정말 죄다 현지인이길래 믿고 마셔보기로 결정.

​에? 오이향이 확 나면서 달큰하고 끝은 여주의 쓴맛이 난다. 차갑게 해서 쭉쭉 들이키면 갈증이 확 풀릴 맛인데 뭔가 건강음료스럽고 미묘하다. 그래서 다 안 먹었지만, 지금 이 포스팅을 쓰는 시점 여주주스가 그립다. 엄청나게 시원했고 오이의 상큼하고 청량한 그 향이 솔솔 나던 음료였다.
가격도 얼마 안 해서 한 번쯤 시도해보면 어디가서 나 여주주스도 먹어봤다! 자랑할 일이 생기지 않을까.

알고보니 여주주스가게 옆이 바로 삼형제 망고빙수였다. 별로 안 땡겼는데 먹어나보자싶어 방문. 진짜 나 중딩때 가던 동네 허름한 분식집 st;; 이런데서 굳이 이걸 먹어야하나? 딱히 설빙보다 월등한 점 모르겠는데...
내가 원래 빙수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긴 하지만 진짜 특색없는 망고빙수 맛이다. 애초에 대만하면 망고빙수거리길래 별 기대도 안 했지만.. 이걸 왜 굳이 여행와서 먹을까? 여행자 집단 입맛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허허

결론은 야마토야 국물에 밥 말아먹고 갈증 난 상태에서 여주주스 드링킹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