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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의 대만 여행

[허우통] 깊은 산골마을 속 고양이들과 마주친 장소, 필름으로 찍어내오다(스펀 후기 작은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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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점심식사를 메인역에서 마친 뒤, 메인역에서 루이팡까지 갔다. 원래대로라면 루이팡에서 내려서 핑시선으로 갈아타야했는데 우리는 루이팡에서 내릴까하다가 응? 담역이 허우통이네ㅎ 걍 담역에서 내리자ㅎ라는 결정을 내려버리고... 조금 뒤에 깨달은 사실은 이동 동선상 핑시선으로 갈아타야 스펀-허우통-지우펀 코스를 효율적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나중에 결국 루이팡역까지 되돌아가서 지우펀으로 가야했지..

아무튼 예스진지든 뭐든 체력이 심히 안 좋다, 이런 습한 날씨에서 고생하기 싫다 하면 가급적 택시투어를 추천한다. 나는 나름 잘 걷는 여행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에서 서 있는 시간 + 관광지에서 걸어다님 콜라보로 개고생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에.. 특히 부모님과 대만 여행을 했을 경우 지우펀 스펀 이런 곳은 대중교통 말고 택시타고 가세요 진심 자식사랑과 효심이 동시에 박살날 수 있음

펜탁스 미슈퍼 + 후지 수페이라200 필름으로 촬영했습니다.

​허우통 역에 내리면 작은 마을이 나온다. 한 쪽으로 가면 낡은 목제다리와 이렇게 간단한 식사류와 간식을 파는 노점들이 있다. 5월의 습기 속에서 야외 식사라니 스게www

​노점들이 있는 작은 광장을 지나면 이렇게 숲이 우거진 산과 다리, 저 너머에 박물관인지 뭔지하는 관광객 전용 건물도 하나 있던 것 같고.

​허우통 역사에서 처음 만난 고양이. 무기력의 끝판왕. 하얀 찹쌀떡 손방망이를 쭉 뻗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광장 반대편으로 가면 이렇게 굽이굽이 올라갈 수 있는 작은 주택가+상점가가 나온다. 마치 달동네를 연상시키는 건축구조인데, 이 마을 주민들의 삶을 어렴풋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정말 완벽하게 일상적이면서도 자본주의 냄새가 나는 장소.

​고양이 덕후들은 이 자본주의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쁘고 귀여운데 또 싸... 

​창가에 놓인 붉은 꽃과 그 뒤로 보이는 산골마을의 흔한 풍경

​얘가 동네에서 못생기기로 소문난 콧수염 고양이인데 사람들이 와도 하품을 짝짝 해댄다. 귀요미.

​엥? 이거 완전 호랑이 아니냐? 노란 들꽃 품에 안겨 세상 모르게 자는 이 아기호랑이를 찍으려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카메라를 들고 안절부절했었지.. 결국 완벽한 구도는 아니더라도 나 역시 냥님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도촬에 성공했다.

​괴롭히지 말라고 일부러 don't touch 팻말 뒤에서 자는거야? 삐죽 발만 튀어나온 채..

​커피를 찾아 한 가게로 들어왔다. 빛이 없는 내부와 빛이 들어오는 야외를 필름으로 찍으면 이렇게 역광이 선명히 드러나는 매직. 

​밖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지만 내부 에어컨이 월등히 빵빵

​허우통의 고양이들은 자고 있는게 특징이다. 세상 만사 집사들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태평한 주인님들이 손님들 이목을 끌면서 노점 주인들에게 좋은 일 하고 있다는..

​후지 c200 필름의 매력. 푸른빛을 거친 입자로 담아내면서 음울하면서도 축축 처지는 매력있는 사진을 만들어준다는 사실.

​마치 메이즈러너1편에 나올 법한 기괴한 구조물을 지나면 나오는 다리를 나도 건너보려고 했다.

중간쯤 건너니 툭툭 쏟아지는 빗방울에 한참을 정자 밑에 앉아있다 나왔다.

​높고 높은 산 가운데 고립되어있는 작은 마을, 그리고 소심하게 흐르는 개울

​늠름하게 다리 위에서 비를 피하며 혀로 온 몸을 핥던 고양이는 닝겐들의 침입에도 불구하고 위용을 잃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난 개썅마이웨이 아무도 내가 발 핥는 것을 막을 수 없으셈

​어느덧 비가 그치니, 이제 이 곳을 떠나 스펀으로 간다. 그 곳에서 또다른 매력을 발견하길 바라며..

​는 개뿔 스펀 레알 지옥임 절대 가지마셈.

풍등도 안 예쁘고 사람 미친듯이 많고 비까지 오면 진짜 생지옥. 출근길 사당역이 대략 3배쯤 나아지는 현상으로... 가급적이면 저처럼 역 초입에서 커피만 조용히 마시다 오는 것이 좋습니다.

​나름 예쁘게 꾸며놓은 시원한 카페에서 중도포기자 2명은 다른 일행 2명을 기다리며 얌전히 사진만 조금 찍구.

​비가 살짝 그치니 나와서 그 유명한 스펀 닭날개 볶음밥을 먹으러 갔다.

대만 냄새 안나고 맛이 좋은데? 완전 매콤하고 쫄깃한 닭날개살에 짭짤한 볶음밥까지, 나는 정말 와구와구 먹었다고 한다. 끝부분에는 뼈가 있으니 조심조심. 꼭 한 번 먹어볼만한 길거리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땅콩 아이스크림도 맛나다는 것. 엄청 쫄깃한 식감에 사르르 녹으면서도 단단히 뭉쳐있는 고운 입자의 아이스크림 + 땅콩가루. 찰떡아이스보다 맛이 있기 때문에 스펀을 간다면 먹어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지우펀 땅콩 아이스크림은 스펀보다 맛이 없다고 다들 그러니까.


이렇게 허우통 여행 + 스펀 맛뵈기를 끝냈다. 이제는 지우펀으로 갑니다. 피곤이 사라지던 지우펀의 해질무렵, 그리고 지우펀의 밤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