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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가 최고인 오사카

[신사이바시] 코코아숍 아카이토리, 골동품 같이 빈티지한 오래된 코코아 디저트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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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이바시와 도톤보리, 난바를 어우르는 거리 한 켠에는 오래된 코코아 전문점이 있다고 한다. 아카이토리(akaitori)라는 가게로써, 주인할머니가 수십년 전부터 운영하는 디저트 카페.
공항 가기 전 시간은 붕 뜨고, 하브스 같이 번잡한 카페보단 좀 한적하고 예쁜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 물어 물어 찾아온 이 곳.

코코아라곤 어릴 적 교회 자판기에서 200원 짜리 코코아를 종종 먹어본 추억밖에 없다. 맛이 없었다.
스위스미스, 네스퀵 같은 인기 많은 코코아 분말을 타 먹어봐도 텁텁하고 인공적 초콜릿향에 싸구려 단맛을 첨가한 느낌만 받을 뿐, 그 뒤로 커서 코코아를 굳이 사먹어보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사카에서 코코아 먹기 재도전

​버터향 진동하는 빵집 옆의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올라오면 이렇게 소박하고 빈티지하고 어둑어둑한 공간이 나온다.
사용한 필름은 아그파 비스타 200인데, 붉고 짙은 색감이 이 곳의 인테리어와 기가 막히게 잘 맞아 나중에 필름 현상하고 감격스러웠음. 가게 이름조차 '붉은 새'

​우리가 앉은 테이블 건너편. 햇빛이 창문을 넘어 흰 식탁보 위로 쏟아진다. 빈 자리는 곧 손님으로 채워졌다.

​긴 세월동안 수집하셨다는 여러가지 소품들

​온갖 포스터와 모형들이 벽에 걸려있는데 미국의 오래된 골동품 가게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할로윈 맞이 소품들도 이렇게 한켠에 쪼르륵. 펌킨 오 랜턴 덕분에 다소 으스스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일행이 주문한 일반 코코아. 귀여운 무민 머그잔에 단단한 크림을 잔뜩 올려서 내어준다. 밑받침 접시 세젤예ㅠ
이 사진은 음식이지만 간만에 필카로 촬영

​이건 내가 맛본 럼과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스페셜 코코아인데, 역시나 위에 코코아가루가 뿌려진 크림이 올라간다.​

한 입 먹어보자마자 이 크림은 예사 크림이 아니다, 여기서 직접 만든건데 많이 안 달면서도 적당히 헤비하고 좋은 크림이라는 것은 이런 거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코코아 속에 깃든 럼향이 강하게 진동하면서 초콜릿 본연의 맛과 꽤나 조화로웠고, 진한 초콜릿의 쓴 맛을 오히려 향긋한 럼의 알콜향으로 중화시키는 듯.
얼음처럼 차가운 초콜릿 아이스크림의 표면이 코코아 속에서 녹아가며 부드럽게 풀어진다. 아이스크림도 진짜 맛있음. 살짝 서걱거리면서도 완벽히 크림화된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이 곳의 시그니쳐메뉴인 새장케이크 역시 주문했다.

​세상에 이렇게 씹덕 터지는 케이크가 있나
여기 관 세 개만 짜주세여

촉촉한 초콜릿 시트에 생크림과 씨리얼,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위에는 비스킷으로 장식했다.
포크로 모든 재료를 한 번에 먹다보면 포근한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밋을 평가하자면 사실 그리 특별한 맛은 아니다. 그냥 초코맛ㅋㅋㅋ
코코아를 먹는다면 굳이 먹을 필요가 없겠지만 이역만리 타국에 와서 이렇게 귀여운 케이크를 주문하고 사진을 찍어 기록에 남기는 것도 의미 깊은 일.

나처럼 코코아에 대한 기억이 희미하다면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막 엄청 신세계! 수준급!까진 아닌데 확실히 그 동안 먹어온 코코아에 비하면 굿굿
위치는 신사이바시-도톤보리 사이 메인거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