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알차게 먹고 또 마지막 날에도 먹방을 포기할 수 없다. 신사이바시 준도야에서 라멘을 먹고 대략 2-3시간이 지난 뒤 우리 일행은 쿠로몬시장의 마구로쇼쿠도라는 가게에서 참치덮밥을 먹기 위해 입장 줄을 서있는 중이었다.
참치가 차고 넘치는 비쥬얼로 한국 일본 중국 모두에게 유명세를 탄 이 장소는, 오픈 1시간 전에 와서 기다리지 않으면 특제 마구로동을 한정수량으로 판매하는 까닭에 헛발질을 할 수가 있다는 점.
마구로쇼쿠도의 참치덮밥으, 한국에서 먹는 이춘복참치 참치회덮밥같은 초고추장 뿌리고 야채 어마어마하게 넣어 비벼먹는 스타일이 아니라, 정말 정직하게 흰밥에 간장소스를 뿌리고 참치만으로 덮여져있다. 그것도 엄청 맛있어보이는 참치.
오픈이 11시인가.. 그 전에는 이렇게 사장님이 참치를 앞에서 손질하며 포장판매를 하고 계신다.
참치 덕후 눈 돌아가는 소리..
어느정도 기다리다보니 직원이 우리를 2층의 좁디 좁은 공간으로 안내했다. 곧 나온 밑반찬.
아까미를 참기름과 간장에 버무려 깨를 뿌린 것인데 맛있다 냠냠 외국인에게만 주는 서비스라니 잘 받아먹도록 합시다.
일행이 총 3명이었는데, 하후동 2개를 주문했다.
하후동은 half라는 뜻으로 아까미와 타다끼, 주도로가 사이좋게 섞여있는 덮밥. 나 혼자 한 그릇을 차지하고 먹었다.
싸먹으라고 주는 김도 몇 장 꽂아줌.
싱싱한 사시미로 넘쳐흐른다. 그릇이 큰 그릇은 아닌데 하도 쌓아올려서 양은 진짜 장담함.
김가루와 시소잎(일본 깻잎)도 뿌려져있는데, 시소잎에 익숙해질 한국인은 몇 없을 것이다. 내 기준 고수급으로 강렬하고 생소한 향이라 웬만하면 털어서 먹게 되는.
다만 시메사바초밥에 들어가는 시소잎이라면 얘기가 달라짐
우선 아까미..
촉촉한 참치등살과 간장소스가 뿌려진 고슬고슬한 쌀밥을 한 입에 먹어보자 철분향과 같은 아까미 특유의 담백한 맛이 확실히 느껴질 수 있었다. 다만 아까미는 다른 부위에 비해 먹다보면 쉽게 물리는 것이 단점
이건 타다끼 부분.
아까미를 토치로 겉만 지져내었는데 불에 익은 참치의 포실함과 단단함이 마음에 들었다.
뭐 그리 특별한 맛은 아닌, 구색 맞추기용 정도로 보임
가장 환상적이었던 주도로!
스시집에서 울면서 먹던 그 참치중뱃살을 이렇게 가득 먹을 수 있어서 눈물나게 행복했다ㅠㅠ
간장에 살짝 찍어 먹어보면 사르르 녹아내리는 참치의 지방질이 한 입 가득 느껴지는데 꽤 쫀득쫀득하게 씹힌다.
그냥 살아있는게 감사할 정도로... 밥과 함께 먹으면 더 할 나위가 없다. 김에 싸먹어도 맛있고.
주도로의 맛이 넘나 충격적이라 다음에는 주도로만 나오는 마구로동을 먹어보고 싶다.
양이 진짜 많아서 아무리 나라도 열심히 먹다가 1/3은 남기고 배가 터짐. 밥이 터무니 없이 모자라네 참치사시미 양에 맞추려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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