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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상수] 쿠시무라, 실망스럽지 않은 야끼토리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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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하게 지내고 있는 회사 선배와 함께 상수역 쿠시무라에 다녀왔다.

홍대 사시는 과장님의 카풀 덕분에 편하게 칼퇴하고 차 타고 도착함. 5분 정도 늦는다고 전화하려고 했는데 그 전에 먼저 가게에서 전화가 왔다. 코리안타임은 헛소리라고 치부하고 정시에 칼전화 때리는 이 가게 존나 멋있다.

​생각보다 가게는 좁았기 때문에 극악의 웨이팅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끼토리집 특성상 금방금방 소량의 음식이 서브되는 점과 가게가 좁아 오래 터를 잡고 술을 마실 장소는 아니기 때문에 웨이팅 삼십분 정도가 최대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야끼토리집에서는 토리를 먹는게 맞다고 쿠이신보에서 배워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닭을 왕창 주문했다.

가격이 꽤나 저렴하다. 역시 가성비의 동네 홍대상권을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인가.

​야채류와 아스파라거스 말이 같은 특별요리류도 준비되어있다.

​작은 요리와 식사는 쿨하게 패스. 1차로 온거고 빠르게 하이볼 한 잔 하고 나갈 거라...

​맥주 니혼슈 소츄 등등이 나름 다양하게 갖춰져있다. (이 작은 가게에서)

필요없고 하이볼이요 저는.. 

​작은 그릇에 양배추 조각이 수북한게 꼭 일본 작은 골목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양배추를 좋아하는 어른이 된 경위는 아마 어릴 적 어머니가 홀로 배추전을 부쳐먹는 것을 보며 나도 어른이 되면 배추와 양배추를 잘 먹는 어른이 될거라고 생각했던 것일테다. 아삭한 양배추를 씹으면 들큰한 단맛이 확 돈다. 나도 이제 야채의 달콤함을 진정한 '단맛'의 범위 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타래를 구석구석 꼼꼼히 발라 구워낸 닭완자와 흐늘한 흰자, 고소할까말까 고민 중인 노른자를 첫 번째 야끼토리로 받았다. 쫀득하게 꼬치에서 빠져나와 부분부분 갈라지는 고기완자 안의 육즙과 그 짭짤함은 맛있다고 표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쫄깃한 염통은 생각보다 그냥저냥..

염통 맛있는거 1도 모르던 사람이 처음 먹으면 와 염통은 존나 맛있는거구나 라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될 정도?

​닭안심은 와사비를 곁들여주는데, 미디엄웰던 정도로 덜 구워준다. 닭회도 먹는 마당이지만.. 아직도 덜 익은 고기에 공포심을 갖는 사람들은 많다. 나는 소고기도 레어에 가깝게 먹는 것을 좋아하고 덜 익었다라기 보다는 덜 익혔다라고 표현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 쿠시무라의 닭안심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

축축한 식감과 고소한 닭고기는 살짝 톡 쏘는 와사비 이후에 확실히 느껴지는데, 맛은 있었으나 별도로 특이하다라는 점은 그닥 없었다. 블로그 후기에서 사람들이 덜 익혔다라고 난리치는 것에 비해선 나름대로 꽤 익었다고 생각되는지라..

​나스구이!

타래 발라 구운 가지를 먹어보면 불에 맞닿아 미끌단단하진 겉껍질이 타래를 만나 달콤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입 안 가득 들어차는 익은 가지의 살점은 고소 그 자체다.  야끼토리집에서 가지가 보이면 꼭 시켜야하는 이유.

매번 말하지만, 유년기 시절에 굽거나 튀긴 가지가 아닌 무친 가지로 가지 첫경험을 하게 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시켜야합니다.

​다릿살은 무난했다. 

무난했다 = 적당히 맛있고 안 시킬 이유 없고 꼭 시켜야하는 맛은 아니더라도 눈 앞에 있으면 맛있는 거

​서걱거리는 아스파라거스의 청량묵직함, 베이컨의 고소한 가벼움의 조화는 너트와 볼트 수준이다.

​이건 어떤 부위더라.. 기억이 잘 나지 않네

전반적으로 잘 익히고 소스 잘 발라낸 야끼토리들이다. 무엇하나 만류하고 싶은 메뉴가 없다.

마지막은 버터조각 올려낸 야끼통감자로....

허브솔트 솔솔 올라간 통감자는 젓가락만 갖다대도 쩍 갈라질 정도로 포슬하고 부드럽게 익었다.

흐르는 버터와 김이 올라오는 감자덩이들로 맛나게 식사 마무리.


예약이 7시까지만 되는 점이 문턱이지만, 웨이팅 30분 정도라면 충분히 기다릴 정도의 맛이다.

이렇게 해서 둘이 5만원도 안 나왔으니.. 정말 싸다고밖엔. 재방문 의사 20할 정도!

여기 갔다가 기치조지가면 딱이다. 요즘 기치조지도 사람이 많아져서... 운이 좋아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