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와알못의 와인리뷰

[드라이/스파클링] 경쾌한 끝마침을 선사하는 쿨우즈 스파클링(Cool Woods Sparkling NV)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그간 와인리뷰에 너무 정석대로 평을 하려고 애썼다. 향기, 아로마, 탄닌, 버블감.

굳이 그래야하나 싶은 밤, 그리고 잠 들기 조금 여려운 밤. 최근 조금 인상 깊게 마셨던 브륏 스파클링 하나를 리뷰해보려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쿨우즈사에서 내놓은 스파클링 브륏. 그들의 말로는 친구와 함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을 생산한다고 구글에서 정보 좀 찾다가 인터뷰에서 보았다. 필요없는 힘은 빼고 편안하게. 

​넘버나인 크로이쳐 집어 오면서 세트로 묶여져있던 이 아이를 구입했다. 다소 심플한 바틀 디자인이지만 어째 감성적으로 무심하게 사람을 자극하는 듯한 라벨 디자인에 이유 모를 기대를 안고 내 방으로 가져와보았다. 수입 가격은 1-2만원대로 추정

​금요일 밤, 지친 마음으로 퇴근해서 치킨 시키고 오버워치 키고 오롯한 내 시간의 시작.

지금은 다리가 부러진 이 샴페인잔에 쿨우즈 스파클링을 따라보았더니 예상 외로 황금빛이 짙고 짙어 로즈빛깔을 내는 로즈골드 색상을 만날 수 있었다. 의도한 장밋빛은 아니겠지만, 부드럽고 아른아른한 이 와인의 색에 살짝 마음을 뺏기고.

​치킨 갑은 또래오래 갈릭반핫양념반. 치킨 추천하라고 하면 난 아묻따 이거.

와인 안주 선정을 할때 크게 고심하는 편은 아니다. 그날 그날 끌리는 음식을 정하고, 집에 있는 와인중 대충 고르고 그런 편.

솔직히 까베르네 쇼비뇽과 삼진 어묵을 매치하는 미친 정도만 아니면 마리아쥬에 예민한 편은 아니다. 꼭 굴에 샤블리가 아니어도 되고, 성게알에는 풀바디 와인도 먹을 수 있고 드라이한 화이트와인도 매치할 수 있다. 와인을 즐기면서 느낀건데 꼭 마리아쥬에 목숨을 걸게 되면 스스로의 룰에 빠져 다양한 세계를 시도할 수 없다는 것.

아무튼 브륏과 매운 핫양념치킨, 짭짤하고 고소한 갈릭치킨이 나쁘진 않죠.

아주 담백하게 목구멍을 자극하는 맛이다.

아 내가 지금 퇴근했구나, 내가 지금 내 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쉬고 있구나를 쿨 우즈 스파클링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시간. 버블감이 강하진 않지만 잔 속에서 일렬로 솟구치는 그 멋진 장관을 바라보며 밥도 먹고 게임도 하고 힘든 마음도 어루만지고 그렇게 금요일을 보냈다.

보드랍게 나를 감싼다기보다는 내가 하루동안 가진 감정을 여러 빛깔로 칠해주는 느낌이었다. 조금 더 유쾌한 쪽으로?

입 안에 머금고 있다가 식도로 넘기는 그 순간이 와인을 즐길 때 느낄 수 있는 가장 격한 감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