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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휴식, 미식, 달콤함

[와이탄] 버터와 육즙이 흘러내리는 스테이크를 Ruth's Chris Steakhouse에서 맛보다(루스크리스 스테이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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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저녁 장소로 원래는 와이탄 학싼에서 중국식 파인다이닝을 즐기려했는데.. 이유없이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고민하던 중 여러 서치를 통해 와이탄에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미국에서 시작해서 전세계에 지점이 10개 정도 있는 것 같은데 웹사이트도 깔끔하고 뭐 평타는 치겠지..싶은 마음으로 예약없이 방문했다. 상해지점은 다른 지점에 비해 유명하지도 않고 국내에서 먹어본 리뷰도 거의 없고 트립어드바이저에서도 외면받는 인지도라 평보다는 명성만 믿고 방문.

예원에서 와이탄은 걸어서 15~20분 정도로 무리가 없는 거리라 쭉 도보로 왔다갔다함.

가격 생각은 안하고 갔었고 그냥 해외카드로 긁자~ 싶었는데 쒵 방콕에서 5만원 안팎으로 수준급 스테이크 먹던 기억이 남아있는 상태라 나중에 청구된 금액보고 눈물 찔찔 ㅜㅜ

​와이탄은 유럽식 건물들이 쫙 늘어서 있는데, 그 건물들 각각 하나에 여러가지 고급 식당이나 바가 위치해있다. 

루스크리스 역시 다른 고급레스토랑과 같은 건물을 쓰는 것 같은데 이날 뭐 행사가 있었는지 앞에서 뭐 접수 받더라. 난 혼자 총총 지나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루스크리스로... 

​도착해서 서버에게 식사의사를 밝히고 잠깐 로비에서 기다렸다.

식사장소로 가는 길목에 작은 바가 위치해있다. 바텐더 전용 공간인지 실제 착석도 가능한지는 못 봄.

​우선 와인 한잔 정도 주문할 생각으로 와인 메뉴판부터 확인했다. 샴페인 한잔 할까하다가 어차피 다른 메뉴 없이 스테이크만 바라보고 왔으니 꽃처럼 아름다울 피노누아 한 잔으로.

Joseph Drouhin Cote de Nuits Villages 2012

조셉 드루앙의 피노누아. 150위안인데 평소 위안화폐가치에 대한 생각이 전무했으므로 한화로 계산 못했다. 지금 보니 2만6천원 정도 하는군

​스테이크 메뉴판도 확인.

와규 휠렛미뇽 스테이크 300그램을 주문했다. 600위안.. 지금 생각해보니 10만원이 좀 넘네? 서울의 BLT 스테이크나 울프강스테이크, 비스테까, 볼트82 정도 가격과 비슷하다. 

​사이드로는 늘 먹는 매쉬드포테이토와 신선한 아스파라거스를 주문했다.

​냅킨에 싸인 식전빵이 우선 나왔다.

​부드러운 흰빵이다. 버터 좋아하는 사람에겐 최고의 궁합이겠네

​생버터도 예쁘게 갖다주었지만 난.. 노관심...

​이 피노누아 진짜 물건이다. 서울와서 같은 빈티지로 한 병 구입해볼까햇는데 아직 못 찾았다.

피노누아치고 드라이한 느낌이 살풋 더 강하게 느껴지고, 오크향과 마음을 풀어주는 따뜻한 과일향이 코 끝과 목구멍에서 넘실대는게 목넘김이 부드러워 꼴깍꼴깍 잘 마셨던 것 같다.

창 밖으로는 황푸강과 푸동지구 야경이 펼쳐지는데 창가자리 예약 핫플일듯. 사실 미리 알았더라도 굳이 예약하진 않을 것 같다. 

​뜨거운 접시 위에서 지글지글 끓는 버터와 섞인 육즙이 가득했다.

식탁위로 넘겨 받을때부터 극강의 고소한 향기가.. 냄새로만 치면 세계 챔피언 1위 인정. 살로소돔 120일을 읽고 입맛이 싹 달아났어도 이 냄새만 맡으면 400% 충전 가능할 듯. 

​취향에 맞게 소금과 후추, 난 사실 미리 간 빡세게 해서 구운 고기를 좋아하는데 찾기 힘들다.

짜게 먹는 스텔라는 소금을 소금소금 후추를 후추후추

​이것은.. 완벽한 미디움레어인 것이다.

살짝 썰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푸른빛이 감돌정도로 붉은 생고기의 지분이 높아야 먹을 맛이 나지.

​신선한 아스파라거스를 살짝 데쳐서

​계란노른자와 버터, 레몬, 식초로 만든 홀란데이즈 소스에 푹 찍어 한 입 베어무니 담백하고 고소한 향의 아삭한 아스파라거스 조각과 상큼하면서 리치한 맛의 홀란데이즈가 잘 어울렸다.

홀란데이즈에 아스파라거스를 먹어보긴 처음인데 good try

​살면서 종종 먹어본 매쉬드 포테이토 중 단연 최고였던 요리.

버터나 그리즈가 지나친 으깬감자는 취향이 아닌데.. 이렇게 감자맛을 극대화 시키면서 크림처럼 부드럽게 으깨어 적절한 버터와 크림을 첨가해 후추로 향긋하게 마무리한 스타일이라면 전복죽 먹듯 퍼먹을 수 있다.

​고기에서 새어나온 육즙에 아스파라거스와 감자를 적셔 촉촉한 고기와 먹었다.

육질이 연한 와규 안심을 사용해 고기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주제로 요리를 한 것 같다. 살짝 기교를 부려도 괜찮은데, 이렇게 버터 잔뜩 넣은 팬에 시어링 잘 된 깨끗한 스타일도 나쁘지 않던.

​짭짤하며 밀도높은 고소함, 씹을 수록 느껴지는 존재감 강한 고기

사실 지나치게 거대 프랜차이즈화된 스테이크하우스에 대한 불신이 좀 있던터라 기대는 안했는데 생각보다 기대 이상이었다. 우선 굽기에서 점수 땄고 내 입맛에 맞는 사이드디쉬까지 곁들이니 크게 불평할 만한게 없더라.

​스테이크는 작게 썰어먹어야 맛을 느끼기에 편하다. 

작게 조각내어 먹는다면 굳이 꼭꼭 씹지 않아도 그 육질과 기름 사이의 세밀함을 다 캐치할 수 있는 것 같다.

​대략 60% 정도를 배부르게 싹쓸이하고 한 숨 돌리며 가만히 앉아있자니 서버분이 다가와 접시를 다시 데워주신다며 가져가셨다.

혼밥러에게 스테이크란 꼭 다시 한 번 데워먹어야하는 것.. 식어버린 스테이크만큼 초라한게 없으니

​금세 데워져서 돌아왔는데 이미 배도 부르고 굳이 다 먹을 필요성은 못 느껴 조금만 더 먹기로 했다.

​남은 매쉬드 포테이토와 아스파라거스를 끝내고도 고기가 좀 더 남았다. 스테이크는 200그램이면 충분한데 왜 난 늘 300그램씩 주문하게 되는건지. 집에서 삼겹살 300그램씩 먹던 습관이 가시지 않고 남아있나보다.

총 19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압구정 울프강에서 포터하우스에 샐러드, 사이드, 까쇼 2잔해서 23만원 썼던 것 같은데ㅋㅋ 상해 물가가 한 수 위구랴

​환상적인 와이탄 야경에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황금빛 거리를 많은 사람들과 걷는 것처럼 좋은 낭만이 없더라.

​웅장한 건물들 사이로 횡단보도를 건너 황푸강으로 갔다.

​아시아에서 가장 진보된 야경을 다각도로 바라보며..

이번 여행은 사진여행이 아니라 야경을 크게 건지진 않았지만, 세련되고 반짝이는 상하이의 압도적인 야경을 강바람 양 뺨에 맞으며 관광객들 사이에서 나 홀로 바라보는 느낌만으로도 이번 여행이 충분히 가치 있게 변했다.


아직 한창 활기찰 시간일 오후 9시 30분쯤, 여행을 잠시접고 다시 숙소로 걸어와서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첫날을 멋지게 시작하고 마무리해서 아마 내 모든 하루들이 완벽할 수 있었던게 아닐지


Ruth Chris Steakhouse Shanghai 주소 : 20 Guangdong Rd, WaiTan, Huangpu Qu, Shanghai Shi, 중국 200000

Ruth Chris Steakhouse Shanghai 영업시간 : 월~일 11:30am ~ 3:00pm , 5:30pm ~ 11:00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