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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일상

고심 끝에 올리는 온라인 사이버 댓글 모욕죄 고소 후기 및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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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모 다음카페에도 올렸던 내용입니다**




1. 고소결심


나는 7월 첫째주에 내 sns 사진을 네이버뿜사이트와 보배드림에 퍼가서 거기에 악플을 쓴 넘들 8명을 고소했다.


어떤 사진이었냐면, 예전에 남자친구가 한국어 공부를 할 때 모든 사물에 한국어 단어가 적힌 포스트잇을 붙여서 외우던 도중 내 얼굴에도 여자친구라고 비뚤비뚤하게 써진 포스트잇을 붙여서 귀엽다고 셀카 찍어 올린 사진이었음.


엥간하면 무시하고 넘기려고 했는데 결국 이것 역시 지긋지긋한 여혐의 일환인 부분이었고, 저 새끼들은 내가 고소 안 하면 앞으로도 저런식으로 악플을 달 새기들이었기 때문에 정의구현 함 하자 싶어서 고소를 결심했다.




댓글이 많이 달리긴 달렸었다.


사실 그 사진이 인티에도 퍼가졌는데 여초라 그런지 반응 좋았는데 네이버 뿜이랑 보배드림에서는 주작이니 관종이니는 기본에 결정적으로 내가 고소를 한 댓글들은 "양공주" '갈보" "한국여자 이태원에서 몸 대주는 애들" 등등 이었음.


역시 믿고 거르는 이종오유알싸일베보배드림도탁스클리앙디매 클래스 ^^




사실 딱 봐도 못생겼을 것 같다라느니 자동문이라느니 이런 것들도 있어서 혹시 몰라서 고소장에 넣었는데 이거는 수사관이랑 상의해서 제외함 (밑에서 다시 얘기)




솔직히 지금와서 드는 생각은 차라리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이 뜬금없이 내 뺨을 때린게 덜 기분 나빴을 것 같다.


이런식으로 멀쩡히 남친이랑 사귀는 사실관계를 갖고 무차별적으로 조롱하는게 더 괘씸했던 것 같음.




아무튼 나는 총 4일에 걸쳐 달리는 댓글들 족족 확인을 하며 그 중 고소각인 것들 12개에 대해 pdf 캡쳐를 했다.




2. 고소장 작성 후 제출




고소장 양식을 지방 검찰청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아서 퇴근하고 집 가서 노트북 키고 신들린 타자로 완성했다. 처음에는 고소장을 어떻게하면 잘 쓰지 걱정했는데, 막상 쓰기 시작하니 술술 써짐 ㅎㅎ 총 12명에 대한 고소장을 작성했는데, 블로그에 비슷한 후기 한두개 있어서 크나큰 도움이 되었다.




경찰서로 들고 가면 접수 과정에서 기각이네 마네 실랑이가 많다고해서 우선 반차 쓰고 우리동네 검찰청으로 직행했다.


나는 뭣도 모르고 고소장에 12명 다 넣어 갔는데, 접수 받으시는 분이 피의자 12명이 전부 타지역 관할 거주자일 수도 있어서 고소장을 12개로 나눠야한다고..ㅜㅜ




결국 거기 앞 공용컴퓨터 가서 USB에 담아온 고소장 파일 키고(USB 안 가져왔으면 반차 또 써야할뻔;) 한명한명씩 편집해서 뒤에 증거자료까지 첨부파고 총 A4 용지 400장을 소모함.. 괜찮아 나 납세자야..ㅜㅜ 내 세금일거야..




다시 제출 하고 끝! 접수 받으시는 공뭔분들 전부 친절하셔서 긴장했던 내 마음은 풀어지고, 무사히 고소장을 제출한 뒤 집까지 걸어가면서 중간에 아사히 캔맥 사먹으면서 마음을 차분히..




3. 고소장 작성 방법




1) 우선 내 신상정보 입력




2) 피고소인 신상정보 입력




여기서는 내가 걔네 신상 모르니 전부 id로만 적음




3) 피해 내용 진술




여기서 나 칼 갈면서 진술 내용 작성함.
댓글 목록 하나하나 넣고 그 밑에 내 견해를 넣었는데 내가 코멘트 하면서도 수치스러워서 후팔ㅋㅋㅋㅋㅋ 예를 들면


"양공주 인증샷인가요.." <- 양공주, 즉 6.25 전쟁 직후 미군에게 몸을 팔던 한국여자를 가르키는 말로써 성적으로 수치감을 주기에 충분

"갈보네" <- 창녀를 일컫는 말로써 본인을 지칭하는 말이 확실함


이런 식으로..




4) 특정성 여부 성립에 대한 강력한 주장 어필




댓글 모욕죄 관련 검색해보면 특정성 성립이 안되어서 고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혹시 나도 뭐 꼬투리 잡힐까봐 걍 고소장 쓸 때부터 미리 선빵치고 엄포를 놓았다.


내 사진이 그 사이트들에 올라간 것에 대해,내 지인이 나라는 사실을 알아보고 본인에게 제보했고 내 sns 캡쳐를 그대로 가져감으로써 누가봐도 나라는 사실이 명백하다 등등 썼는데 그 덕분인지 다행히 진술 할 때 문제가 되지는 않더라.




*별개로 내 정신적 피해에 대한 광광문도 당연히 덧붙임
얘네 안 잡으면 저 죽어요 이런 마음가짐이 돋보이게 호소문 마무리함




5) 증거자료 첨부




해당 댓글 전부 PDF로 뜨고 거기에 형광펜 칠해서 출력한거 첨부 + 내 원본 SNS 글 PDF 첨부 + 지인 제보 대화 내용 PDF 첨부 이런식으로 가능한 자료 싸그리 모아서 캡쳐해서 뒤에 붙임




4. 사이버 수사대 출석하여 진술




그리고 2주쯤 지났나? 생각보다 빨리 진술을 하게 되었다.


우리 동네 경찰서 수사관님이 전화를 하시고 서로 일정 조율을 해서 약속을 잡는데, 나는 직딩이라 마침 그 수사관님이 당직 야간근무를 하시는 금요일 밤에 가게 됨


진술 별거 없긴하고 수사관이 검사한테 검토 요청을 하는데 거기 필요한 내용들을 내가 진술하는 것.


사실상 수사관님이 질문하고 내가 대답 어버버하니까 수사관님이 알아서 전부 타이핑하시긴 했는데 그래도 내가 필요한 질문에 대답은 해야했다. 뭐 질의응답보단 수사관님이랑 상의하는 것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상의 과정에서 12명 고소에서 8명 고소로 바꿨다.


그 중 댓글 4개가 해석이 애매한 말들이거나 수위가 약했기 때문이다.(위에 말한 자동문, 못생겼다, 등등)


요즘 모욕죄 엄청 고소 들어와서 검사가 이런 것들은 기각한다고 수사관님이 그러셨는데, 말만 그렇게 하셨으면 내가 안 믿었겠지만 마침 팩스로 검사한테 기각된 예시가 도착해서 같이 봤는데 막 "개썅년아 뒤져라" 이런 것도 기각하더라.




다행히 그거 말고는 전부 성적인 욕설이라 다행히(??) 잘 들어갈거라고 말씀해주셨다.




근데 난 진술타임 이때 현타를 맞았다.


나는 다들 고소라는게 생각보다 힘들다고 하길래 나름 진작 마음 단단히 먹었어도 일단 고소장 낼 때부터 스트레스였는데,


진술을 하면 그 댓글 내용 내가 전부에 대해 말해줘야하고 고개를 들면 우리 아부지뻘 수사관님이 내가 들은 성적인 욕설에 대해 얘기 하고 계시고 고개를 내리면 그 댓글들이 출력된 문서가 눈에 들어옴.




그전까지만 해도 흥 난 존트 떳떳함 칵 뒤질 것들은 한남충이지 난 당당해 이런 생각이라 딱히 멘탈 흠도 없었는데 진술하면서 멘탈이 콰르릉쾅쾅 이 개새끼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진짜




다행히 수사관님이 착하셔서 딸 친구 대하듯 위로 잘 해주셔서 다행.




5. 피고소인 신상 확보 후 합의




사실 고소 접수할 때 뭐 뿜이고 보배드림이고 ID 말고 닉네임쓰는 애들이라 유동닉도 있고 검거 어렵다고 하셨는데 일단 국내사이트이기에 검거 당근 된다는 신뢰를 회사에서 웹 운영하는 개발자인 나는 100% 갖고 있었음.


우선 닉네임은 ID 인증 없이 못 만들어 활동하구요.. 1:1 매핑관계라 데이터베이스 테이블에 이력성 정보까지 차곡차곡 쌓여있을테구요


닉네임에 딸린 ID 확보하면 당연히 가입시 넣은 신상정보 있겠지.


보배드림은 몰라도 네이버 같은 대형사이트는 닉네임 변경 이력도 따로 히스토리 테이블 만들어 관리할테고, 수사영장만 있으면 저쪽에서 그런 정보 제공은 해주니까 IP 추적까지 플라스해서 나는 검거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아니나다를까 그로부터 2주만에 첫번째 개새끼 신상 확보를 했다는 연락이 왔다.


대학생인거 같은데 수사관님한테 제발 나랑 연락해달라고 빌었다고 한다. 나는 가해자들이랑 전화도 대면도 싫으니 정 합의하고 싶다면 문자하라고 말씀드렸다.


바로 연락이 왔다. 100만원 합의금임 아니면 형사처벌하고 민사할거임ㅇㅇ하니까 돈없다고 30만원이라도 받아달라고 헌혈증도 주겠다고..;;


그걸 읽는 내 심정..ㅎㅎ... 아무튼 아됐엉 민사에서 위자료 준비하세요라는 식으로 말하고 대화 차단했더니 그날 새벽에 결국 돈 주겠다고 문자옴 -> 돈 받음 -> 얘는 일단 고소취하 의사 수사관님에게 전달드림.


솔직히 저런 말 하는 애들 죽어도 반성 안 한다. 애초에 애비한테 가정교육 잘 못 받고 큰 것들이라 뒤져야 고침.
갱생시키고 싶지도 않고 그럴 의사도 없고 걍 통장에서 돈 빼내고 피눈물 짓게 하거나 형사처벌 기록 냄겨놓고 민사로 같이 자폭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2주 뒤 두번째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다.


말투가 ~읍니다체 인 것을 보아서 틀딱임을 확신합니다..


아무튼 뭐 월세 10만원짜리 단칸방 살고 겨우 먹고 산다고 100만원 없고 저금통 털어 70만원 만들었다고 하더라 ㅎㅎ 내가 됐다고 100아니면 합의 안해줍니다해도 계속 그 염병을 하길래 그 뒤로 쭉 씹음. 합의 중요하지 않고 지들이 싫다면 형사처벌 후 민사로 가야지. 결국 1달쯤 뒤 합의는 함.


그 뒤로도 합의한 케이스도 있고, 아직 수사 진행중인 건도 있고, 형사조정위원회에서 합의해야하는 건도 있고, 형사처벌 먹인 건도 있다.


피고소인이 8명이다 보니 전개가 느리긴한데, 확실한건 기소유예는 단 한명도 없다.


아무튼 완전히 끝난 후기는 아니지만 이정도면 나같은 악플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 그리고 내가 일하기 싫어서 써본다.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건 고소라는거 생각보다 멘탈이 힘듭니다.


진술까지는 그렇다쳐도 우선 해결이 안된 문제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유형의 사람이라면 고소 완전히 끝날때까지 스트레스가 가중이 될 것이며.. 나한테 그렇게 모욕을 준 십치들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아 합의를 또 해야한다는 사실도 빡치고 짜증나고 귀찮으며...


잘 살다가도 이렇게 또 피고소인 한 명 한 명이 나타나서 합의를 해야하고 나중에 민사도 준비해야하고 어휴


그래도 우리 고소각뜨면 고소는 합시다.


내가 고소 결심한 큰 이유 중 하나도 이 지긋지긋한 여혐을 법으로 처벌 할 수 있다면 하는게 좋다 이런 생각이라..


민사소송이나 형사조정 합의는 나중에 가능하면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 참고로 합의금 액수는 정해진 것은 없지만, 성적인 욕설같은 경우는 2-300까지도 가능하다고 변호사 상담 결과 받았고, 그런데 나는 쟤네한테 그정도 돈 받고 싶지도 않다는 심정에 100만원으로 함.


많이 때리지 왜 100으로 했냐고 물어보면 글쎄.. 사실상 나는 쟤네가 땅 치고 후회하는 꼴 보고 싶으니까 합의금 부르는건데 그 돈이 내 통장 들어와도 좀 짜증남... 예전에는 와 이런거 합의금 받으면 좋겠다 샤네루 립스틱 20만원짜리 몇개는 사겠네 싶었는데 막상 합의금 받고 그러고 보니까 역시 더 짜증나더라. 이 돈을 내 돈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음. 돈이 더럽게 보임. 그래도 돈은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