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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일상

[영화] 라라랜드(The La La Land) 마법같은 재즈와 사랑, 재능과 꿈이 마음을 무너뜨리다.(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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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보고, 예기치 못하게 놀라고, 기대하지 않았던 슬픔과 여운을 행복과 함께 남겨놓은 영화.

2016년 가장 좋았던 선택은 라라랜드를 고민하지 않고 관람했다는 것.

위플래쉬에서 내 마음을 한 가득 쥐었던 그 감독의 재능이 다시 나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스포)



그들은 행복했었다.

서로 끌리지 않는다고 내뱉으면서도 서로의 눈을 한가득 본인의 마음에 담으며 해가 저물어가는 야경을 뒤로 하고 함께 춤을 추던 세바스찬과 미아. 처음 만남부터 두번째 만남까지 그들은 각자의 꿈에 패배해가면서 서로를 만났다.

The La La Land, 별들의 도시, 꿈의 도시. 미아와 세바스찬이 만난 도시. 그들의 삶..



천문대에서 함께 춤을 추며, 극장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두 손을 마주했고, 마음이 닿는 입 맞춤, 별들을 사이로 가로질러 지나가는 같은 마음.

꿈을 쫓으며 잠시 아팠던 삶이 서로를 만나 디즈니랜드에서 일어나는 불꽃놀이마냥 동화스럽고, 로맨틱하며 소중하게 그들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나는 재즈가 싫어요"

진부한 재즈 영화라면 그들의 접점은 진즉 재즈가 되었을 것.

세바스찬의 꿈은 이내 미아의 마음이 되고, 그들의 사랑이 되고, 재즈와 연기를 사랑으로 묶었으며, 공감이 되었다.



하지만 나에게도 예상치 못했던 이별. 하지만 그들은 이미 예상했으리라.

미아의 연기에 대한 꿈과 세바스찬의 재즈에 대한 꿈.

시작은 세바스찬의 꿈에 대한 충돌이었지만 결국 그들은 시작부터 느꼈을 것이다. 우리에겐 재능이 있고, 우린 그 재능으로 노력을 하며 살아가는데 그 꿈을 향해 각자의 길에서 달려가는 동안 과연 우린 함께 갈 수 있을까. 

미아 : Where are we?

세바스찬 : I don't know

그렇게 그들은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되었다. 밤 하늘에서 별들과 함께 춤을 추는 것만 같았던 사랑을 그들은 내려놓았다.

 "난 영원히 당신을 사랑할거야." 

"나도."



만약 그들이 그렇게 그대로 완전히 헤어졌더라면.

설령 나중에 재회를 그대로 하더라도.. 그저 웃음과 함께 보내주었다면 내 마음이 이렇게 무너졌을까.

다른 사람과 결혼한 미아와, 재즈바를 차린 세바스찬이 수년의 세월을 지나쳐 드디어 마주쳤다. 미아의 꿈이 이루어진 그녀의 포스터를 지나쳐, 세바스찬의 꿈이 이루어진 그의 재즈바에서.

 그들에게는 5년 뒤, 관객에게는 5초 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아픈걸까.

만약 그들이 첫만남 재연 장면에서 그렇게 키스를 하지 않았더라면. 세바스찬이 그 시절 그대로 미아의 어깨를 치고 지나갔더라면.

회상씬에서 세바스찬이 연주 잘 들었다고 인사하는 미아에게 성큼 다가와 그대로 키스를 했을때 눈물이 났다. 모든 감정이 미쳤다 싶을 정도로 온 몸이 떨렸다. 영화를 보는 동안 소리치고 싶어 입을 틀어막았다.

그 떄 너무도 보고싶었다는 듯.. 당신을 사랑하러 왔다는 듯 미아에게 입을 맞춘 세바스찬과 이렇게 되길 바래왔다는 듯한 미아의 표정을 나는 차마 놓을 수가 없다. 

그들은 그렇게 그리움을 담아 키스를하고, 연애의 끝을 결혼으로 만들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만약에..' 가정한다는 것이 그대로 미련으로 남아 여운으로 흩뿌려진다. 

'이렇게 되었었더라면.. 이렇게 서로 사랑하고, 끝은 없게, 꿈을 함께 이루었더라면.'



그들은 재능이 있었고, 서로를 함께 나눈 뒤 꿈을 각자 이루었다.

영원히 서로를 사랑하겠다는 그들의 다짐은 여전할까.

마지막 서로를 응시하며 "잘 살아왔어, 수고했어." 라고 말하듯 미소짓는 미아와 세바스찬 얼굴이 나에겐 아픔으로 남는다. 연인 사이의 해피엔딩이 이렇게 가슴 시리게 간절한 영화는 처음이었다.

비록 그들의 헤어짐을 기반으로 완벽해진 엔딩장면이었지만, 회상씬에서 미아에게 키스하던 세바스찬이 잊혀지지 않아서. 그 그리움을 한가득 담은 얼굴과, 보고싶었다는듯 그의 키스를 아프게 받아들이는 미아가 자꾸 머리속에 떠올라서.

그들은 라라랜드에서 꿈같은 사랑을 통해 꿈이 이루어진 인생을 갖게 되었다. 다만, 서로가 없는.

이 벅찬 여운은 아주 오래 갈 것 같네. 눈물이 많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