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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아하고 화려한 방콕

[시암] 기대보다 수준급의 태국요리를 파는 맛집, 반쿤매(Ban Khun M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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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씨암파라곤이나 한 번 가보자 싶어서 씨암역에 갔다. 쇼핑 노 관심이고 세포라는 비싸다길래 무언가 구입하는 것을 포기한 상태였으나, 남들 다 가는 곳 가보고 싶었고 관광이란 관광은 전부 손 놓아버린 일정이라 여기라도 안 가면 진짜 도태된 관광객이 될 것만 같아서ㅋㅋ

점심을 먹을 장소를 찾느라 꽤 고심했다.

사실은 오후에 갈 디바나버츄스파 주변 맛집을 찾아서 탄잉이라는 황실요리집을 가려했는데 맛이 넘나 무난하다는 평이 많아 노선 변경. 씨암파라곤 맞은 편 반쿤매라는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점수가 좋은 태국요리집에 예약 없이 오후 12시경 방문했다.

​식사에서 빠질 수 없는 냅킨을 예쁘게 접어 쟁반 위에 올려놓은 것만 봐도 저가 식당이 아닌 가격대가 꽤 있는 중급 식당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제 가격이 크게 부담 되는 가격은 절대 아니지만 태국 GDP를 감안했을 때 노점의 몇 배로 비싼 가격. 어차피 한화로는 인당 1-2만원 안 넘을듯. 나 혼자 미친듯 시켜먹고 3만 얼마 낸건가? 가격 계산을 안 하고 여행을 마쳐버린지라 상세한 가격 기억이 어렵다.

​수많은 메뉴 중에서 어렵게 몇 가지 요리를 선택한 뒤 망고주스 한 잔을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달콤한게 편하게 갈증해소용으로 마시기엔 버거웠다.

​12시에 내가 입장한 직후에는 한산했는데, 식사를 마친 한 시 이후에는 사람이 많았다. 자연광을 힘 입은 멋진 사진을 건지고 싶다면 창가에 앉기 위해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혼자 이리 주문을 했습니다.

왼쪽 상단 시계방향부터 새우볶음밥, 공심채(모닝글로리) 볶음, 새우가 들어간 레드커리, 새우스프링롤. 온통 새우로만 시켰다. 아마 이때부터 새우가 점점 질려갔지.

​사실 레드커리엔 나의 기대가 많이 묻어있었다. 뿌빳뽕커리에 사용되는 옐로우커리는 완벽히 내 취향이었으나 그린커리는 어마어마한 레몬그라스 냄새에 먹기를 포기한 상태고..레드커리라니 왠지 일본카레 같지 않을까? 생각을 했으나 냄새를 맡고 모든 환상을 와장창 깼다.

코코넛밀크가 엄청 들어간 살짝 매콤한 커리다. 덕분에 부드러운 느낌을 주긴 하지만, 달콤한 코코넛향이 물씬 나는 음식을 식사로 거리낌없이 먹기엔 아직 나의 내공이 부족함으로 후회없이 패스.

​아주 커다란 새우를 반으로 갈라서 넣어주는데, 새우만 놓고 먹어보면 레드커리의 맛이 크게 거슬리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밥과 먹기에는 좀 에러.

​간도 짭짜름한게 완벽한 볶음밥이었던 반쿤매의 새우볶음밥.

​볶음밥을 본격적으로 먹기에 앞서 공심채 맛을 보았더니 역시 나를 기쁘게 하는 이 짭쪼름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감칠맛! 쫄깃하고 아삭하지만 고유의 향이 없는 공심채!

그리고 은은한 기름향 혹은 불향. 내가 음식을 평가할 때 냄새를 강조하는 이유는, 밥이란 그저 혀로만 먹기보다 어떤 향을 갖고 어떻게 그 향이 맛과 어울리는지 판단하며 먹으면 삶의 질이 올라가요.

​환장한 심정으로 맛있게 공심채를 먹다가 볶음밥에도 비벼 먹었는데 방콕에서 먹은 태국음식 중 팟타이 제외하고 그 중 으뜸이었다.

고슬고슬하게 잘 볶아진 밥알과 짭짤한 공심채볶음 양념과의 조화라.... 중간중간 설컹아삭하게 씹혀주는 향기 없는 공심채의 식감 역시 그 맛을 배로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정말 정신없이 접시에 코를 박고 먹었다.

​사실 센 불에 볶아진 맹맹하지 않은 볶음밥만으로 가치는 충분했다. 거기에 덤으로 공심채볶음을 올리니 아주아주 맛이 좋음 새로운 요리로 발전하는 것을 발견했을 뿐.

​그리고 이 곳의 명물(?) 새우 춘권.

새우 한 마리를 통째로 춘권에 넣어 다진 야채고기 등등과 진득하게 튀겨 소스에 찍어먹는 요리인데 정말 튀김 덕후의 귀에 캐롤을 불러주는 바삭하고 깊은 맛.

함께 나오는 달콤한 소스와도 궁합이 매우 좋은데, 공심채 국물을 듬뿍 찍어먹어도 완벽하다. 중국집 군만두도 초간장에 찍어도 맛있고 짜장소스에 찍어도 맛이 좋은 것처럼, 튀김은 언제나 옳다.

아쉬운점은 새우가 지나치게 실해서 먹다가 새우라는 요리재료에 지칠 수가 있었음.

레드커리 빼고 모든게 다 맛있어서 배 터지게 냠냠거리다가 한계를 깨달은 뒤 간 곳은 씨암파라곤 푸드코트에 있는 벤앤제리 아이스크림.

미국을 휩쓴 그 유명템이 올해 여름 방콕 시암파라곤에 상륙한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해외 매거진에서 캐치하고 작정하고 방문했다.

쿠키도우와 체리 가르시아인데 많이 달콤하고 부드럽고 풍미 좋고, 미국인이라면 배스킨라빈스보다 벤앤제리를 더 좋아할만한 여러 요소를 갖춘 아이스크림이랄까.

한번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