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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아하고 화려한 방콕

[아속] Have a zeed에서 첫 방콕 현지 음식 도전하며 혼자 먹방찍기(터미널21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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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내가 향한 곳은 바로 호텔과 연결되어있는 터미널21 4층(아마도)에 위치한 Have a zeed라는 태국음식점이다. 한국에서도 뿌팟뽕커리가 괜찮다, 똠양꿍이 맛있다 등등 호평이 꽤 있는 것 같은데 나 역시 주변에서 추천 받기도 했고 다녀오기로 결정.

사실은 반카니타 아속점을 가고 싶었다. 유명한 그 에피타이저도 먹고 싶었고, 고급스럽게 새우크로켓(텃만꿍)과 얌운센을 예쁜 그릇에 담아 먹고 싶었는데 이 때가 5시였고 저녁식사 장소 예약은 8시라 시간이 없었다. 반카니타는 아속역에서 도보 1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왔다갔다가 은근 부담스러워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어차피 방콕은 내년에 또 갈거니까! 

내 기억으로 have a zeed는 4층이었는데 블로거마다 몇층인지 말이 다 달라서ㅋㅋㅋ 아무튼 3~5층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니 에스컬레이터 타고 가면서 주변을 잘 보면 보일 듯. 5시, 그 애매한 시간에도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꽤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엉거주춤 혼자 왔다 말하고 자리를 잡고 착석.

​다들 방콕에서 먹는다는 그 땡모반을 시켜보았다.

그냥 수박맛인데? 특별히 맛있는 것은 모르겠고 음.. 맛있는 수박을 갈았으니 맛있는 수박 맛이 나겠지?

막 엄청 특별한 맛을 기대한다면 음 댓츠 노노 시원하게 쭉쭉 마실법한 맛이다. 

​이렇게 대리석 테이블. 그 위에 준비된 간단한 식기류.

​메뉴 4개를 시켰는데 이 사진에 볶음밥은 아직 안 나왔다.  똠양꿍, 뿌빳퐁커리, 모닝글로리, 게살볶음밥을 주문했다. 땡모반까지 총 3만 얼마 나온 기억이 난다. 이렇게나 시켰는데 그 가격이면.. 서울에서 뿌빳퐁커리 한 접시 먹는 가격이다. 역시 방콕은 최고.

메뉴판의 메뉴가 워낙 다양하고 페이지가 많아 찍는건 부담.. 국내 식당에서도 메뉴판 찍긴 좀 그런데 해외 나가면 더더욱ㅋㅋ

​똠양꿍 맛을 평하기에 앞서, 나는 향신료에 매우매우 취약한 평이다. 향신료라기보단 그냥 냄새에 상상 이상으로 민감하다. 음식을 맛이 아닌 냄새로 1차 평가를 하는 나는 가리는 재료는 거의 없지만 가리는 냄새들은 있다.

똠양꿍도 처음 한국에서 시도했을 때 넘나 힘들었지만 방콕 여행만을 꿈꾸며 나름 연습까지 해감. 타이가든 뭐 그런데에서.. 이 정도면 방콕가서도 똠양꿍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정작 방콕에 왔더니

보기좋게 실패. 똠양꿍 eatable한 사람들은 이 곳의 똠양꿍이 베스트라고 한다.

아마도 고수와 레몬그라스향이 엄청 진해서 그것을 좋아하나보다. 나 진짜 한입먹고 기겁해서 숟가락 놨다. 마지막 순간까지 저 사진 고대로 모양을 유지하고 있던 똠양꿍은 의아한 얼굴의 종업원에 의해서 치워졌다. 

새우, 버섯, 엄청 실하게 들어있는 재료가 아쉽지만 상상 이상의 레몬향과 고수향.. 정말 나는 시트러스 계열은 제발 식사류에 안 집어넣었으면 하는 바램이 ㅎㅎ 레몬그라스 세륜레몬그라스

​양이 어마어마한 뿌빳퐁커리, 한국과 다른 점은 튀긴 소프트쉘 크랩은 거의 없고 대부분 생게다.

다른 음식점 후기까지 통틀어 말하자면 방콕의 뿌팟퐁커리들은 나에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가장 메리트 있던 점은 가격 정도. 사실 서울에서도 맛있는 뿌팟퐁커리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부분이고 그만큼 먹어보기도 했고. 방콕에 와서 먹는다고 한들 어마어마하게 맛있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만원 정도의 가격에 고급 해산물 요리 반열에 드는 이 커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쉽게도 have a zeed의 뿌빳뽕커리는 피쉬소스가 살짝 들어갔는지 약간의 텁텁꼬리비릿한 냄새가 나서 부담없이 퍼먹기엔 좀 그렇고.. 실한 게살만 쏙쏙 골라먹었다. 나처럼 뿌팟뽕커리에 익숙한 사람이 아닌 초심자라면 아마 맛있게 먹지 않을까? 영 형편없는 것도 아니고 평타 이상은 해서.

​다소 충격스러운 똠양꿍과 무난한 뿌를 즐기면서 이제 공심채, 영어로는 모닝글로리가 되시는 야채볶음을 먹어보았다.

이게 진짜 대박이다... 여행 준비기간에도 내심 기대를 많이 한 요리였는데... 진짜 끝판왕이다. 방콕에서 뭐가 좋았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이 모닝글로리볶음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것. 너무너무 맛있어서 영혼 나간채로 먹었다.

​야채지만 야채 맛이 안난다. 풋풋한 풀향 이런거 없고 그냥 아무 향이 없는 아삭한 콩줄기 느낌? 속이 텅 비어있어서 空심채. 식감만이 존재하는 야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모닝글로리는.

중요한건 양념인데.. 집집마다 공심채를 양념하는 법이 다 다르다. 공통적인것은 짭짜름하다는 것?

have a zeed의 공심채, 먹자마자 속에서 환호를 하면서 어디서 먹어본 익숙한 맛인지 고민을 했다. 조금 더 집어먹어본 뒤 깨달은 것은 한국에서 먹던 숯불구이 맛. 불맛이 제대로 배어있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숯불갈비양념 맛이 비슷하게 나면서 입맛을 확확 땡기는 감칠맛을 갖고 있다. 

단단하고 쫄깃하고 아삭한 공심채를 먹으며 고깃집의 향수를 느꼈다. 짭짤하고 간장맛 살짝, 은근 단맛도 있고 불향도 깊게 난다. 솔직히 방콕에서 먹은모닝글로리볶음은 단연 have a zeed의 것이 내 마음 속 베스트. 또 오고 싶다..

​게살 볶음밥, 중국식 볶음밥 같지 않고 그냥 양념 없이 기름에만 볶아낸 밥 같다. 저 옆에 보이는 소스는 냄새가 개구려서 손도 안댐.

뿌빳퐁커리에 비벼 먹는 맛 = 꿀맛

방콕 미식 여행의 시작과 끝은 밥을 비비는 것이다. 공심채 양념에 비비고, 커리에 비비고.. 이번에는 공심채는 그냥 단독으로 먹었지만 다음에 소개할 장소에서는 공심채 국물과 볶음밥을 비벼 먹었는데 진짜 글 쓰면서도 침고이네ㅠㅠ 아무튼 볶음밥은 꼭 디폴트로 주문해서 요리와 함게 먹기.


다른 사람들 평처럼 나도 have a zeed의 장점은 무난한 맛이라고 평하고 싶다.

무난한 맛이 싫어 악착같이 아속역 부근 태국음식점을 찾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압도적인 지분의 수다식당 리뷰... 가끔 have a zeed랑 반 카니타.. 특별히 존맛!으로 보이는 곳이 없어서 그냥 기대 없이 왔는데 모닝글로리가 넘나 맛있어서 만족하고 갔다.

근방에 P kitchen이라는 곳도 있는데 여기도 뭐 무난히 맛있다는 듯. 아속역 은근 맛집 불모지인 것으로.


Have a zeed 주소 : Terminal 21, 2,88 Terminal21 ชั้น 4 ซอยสุขุมวิท 19 ถนนสุขุมวิท แขวงคลองเตยเหนือ Bangkok 10110 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