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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인덕원] 내가 양꼬치 좀 먹자고 인덕원까지 가는 이유는... 연길 양꼬치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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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빛나는 나의 양꼬치 사랑.  양꼬치만큼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을까?

지금은 정말 즐겁게 찾아가는 장소인 인덕원 연길양꼬치. 내가 정말 우연히 이 가게에 오게 된 계기는, 인덕원에서 군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불쌍한 내 친구가 인덕원에 양꼬치 맛집 있다길래 "어 그래? 함 가볼까?"를 내뱉고 조금 질질 끌다가 목요일 릴리즈 없는 날을 골라 야심차게 방문. 사실 별 생각은 없었다.

포털 검색 결과에도 딱히 후기가 보이진 않는(바이럴 제외) 그저 그런 조용한 장소. 인덕원 역에서 경기도 공기를 맡으며 대략 3분 정도 걸어가니 붉은 빛 간판에 적힌 연길양꼬치라는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소가 넓은 편은 아닌데.. 목요일에 갔을 땐 웨이팅이 있었고 화요일에 갔을 때는 웨이팅이 없고 그날 근처 회사에서 단체 손님이 있냐 없냐가 관건인듯. 화요일에 회식하는 회사는 드무니 나는 주로 화요일에 갔다.

​가게 이름부터 "연길양꼬치칭따오"다. 양꼬치 집에서 칭따오는 그냥 예의상 숨쉬듯이 시켜주면 된다.

이 날 사진 상태가 뿌옇게 싸이월드시절 뽀샵처럼 보이는 이유는 내가 렌즈를 안 닦아서 그렇다. PC로 보니까 은근 거슬림ㅎ

​씨원 할 때 한 잔 들이키고 시작하면 조음. 양꼬치 익기 시작하면 맥주 마실 틈도 없이 양꼬치만 쭉쭉 먹어서

​세가지 종류의 향신료가 나오는데(쯔란) 나는 여기에 소금을 더 뿌려서 먹는다. 짜게 먹는다면 여기 소금을 살짝 더해서 섞어서 찍어먹으면 향도 좋고 맛도 좋고 짭짤하고 여러모로 이득이니.. 소금통은 테이블마다 비치되어있다.

​뭔가 여기 가게 들어와서 카메라 꺼내자마자 사장님이 잘 좀 찍어달라고 부탁하셔서 양심상 블로거인척하고 찍은 메뉴판

잘 올려드린다했는데.. 한두달 지나서야 올리네 ㅋㅋ

​내가 이 가게를 사랑하는 이유 첫번째. 완전히 청순하고 뽀얀 어린 양의 생고기를 사용한다. 잡내를 감추기 위해 굳이 양념을 뿌리지 않아도, 단순히 生고기 만으로도 빛을 발하는게 양꼬치 맛집의 필수불가결 요소 아닐까. 

딱 봐도 촉촉하고 핑크빛 육질이 탐스러워 굽기도 전에 먹어보고 싶었다.

​자동으로 돌아가는 불판에 하나씩 꼽고 기다리기.. 이때 다들 말 없이 양꼬치만 쳐다보는 시간.

​사이드 쪽은 영 안 익는데, 가운데 꼬치들이 얼추 익을 때쯤 바꿔치기 해서 구워주면 익는 속도가 고루 잘 맞게된다.

​전반적으로 노르스름한 갈색이 될 무렵, 기름이 엄청나게 뿜어져나온다.

굳이 양갈비살꼬치를 안 먹는 이유는 양갈비살은 기름이 좀 적어.. 양꼬치는 기름이 풍부해야 제맛

​기름 때문에 이렇게 불쇼가 번번히 일어난다.

​ 다 익을 때쯤 꼬치를 꼬챙이 기준 위 아래로 한 번씩 압축하듯이 눌러주면 좋다(이건 사장님이 알려주심) 육즙이 갇혀서 맛이 더 풍부해지기 때문이라는데..

​절대 많이 익히지 말고 딱 완벽히 익은 순간 불애서 빼내어 위에 올려놓고 먹는다.

한 입 먹어보면 양 누린내 없이 완벽하게 고소하고 부드럽고 기름진 양고기의 맛을 쯔란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양고기를 톡톡 빼내어서 기름이 굳지 않았을 때 재빠르게 먹는게 관건 ㅠㅠ 아 먹고싶다ㅠㅠ 너무 오래 올려놓지 말고 될 수 있으면 불애서 뺀 그 순간 먹는게 윤기 흐르는 촉촉한 양꼬치를 먹을 수 있는 방법.

​이 날은 서비스로 시샤모를 인원수만큼 주셨다. 시샤모 평소에 잘 안 먹는데 ㅋㅋ 이자카야에서나 가끔.. 타코와사비랑..

​알이 꽉 찬 시샤모. 머리까지 으적으적 먹으면 고소하고 구운 껍질 씹는 맛이 조으당.

​이 집 히든카드는 바로 꿔바로우 탕수육. 일단 고기 두께와 튀김옷의 밸런스가 흠 잡을 곳이 없는게 좋다.

꿔바로우 형태의 탕수육이지만 쫀득함보다는 바삭함의 지분이 크고, 언젠가 먹었을 때는 튀김옷 안 쪽에서 짬뽕 특유의 불향이 솔솔 올라오는 것도 느낀 적이 있었다. 처음에 나올 때 엄청 뜨거우니 잘라놓고 조금 식혀서 한 입에 넣고 먹으면 맥주 없이 못 살아..

아주 새콤보다는 달큰함.

​히든카드222

양꼬치집 치고 요리 가짓수가 적어 아쉽긴한데 그래도 꿔바로우 있고 지삼선 있으면 되었다.

가지를 쫀득하게 튀겨내어 부드럽게 녹는 속살, 입에 착착 감기는 짭짤하고도 익숙한 중국풍 소스. 제대로 익어 푹신푹신한 감자조각도 별미다. 지삼선은 땅에서 나는 세가지 보물이라는 뜻인데 감자, 피망, 가지를 뜻한다. 저렴한 채소를 갖고도 이렇게 맛 좋은 요리를 만들어내는 중국인들 스게 wwwww

튀긴 가지를 베어물면 찹쌀처럼 쫀득하게 살짝 늘어지면서도 그 속에 가득찬 구름같은 익은 가지 속살의 뽀송함과 뜨끈함이 그리워지는 오후ㅠㅠ

​여기에 왔으면 반드시 온면을 먹어야한다.

대부분의 양꼬치집이 옥수수면을 약간 한국식 잔치국수 스타일로 내어주는데 여긴... 끝내주는 짬뽕국물 맛이다. 배에 여유가 있으면 1인1온면해도 되고 대게 2인1온면이면 충분한 편. 

센 불에 볶은 티가 팍팍 나는 진한 짬뽕 국물 속에 푹 담긴 탱글한 옥수수면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질척거림과 부드러움과는 살짝 거리가 먼 강인한 식감의 옥수수면과 저 진한 국물의 콜라보는 정말 최고최고. 술 안 먹어도 술이 깨는 기분.


인덕원에서 우리집까지는 door to door로 대략 1시간30분 정도 걸리지만 퇴근 후 잠깐의 기쁨을 맛 볼 수 있는 좋은 장소라 한달에 한번은 꼭 들리게 되는 것 같다. 가격도 괜찮고. 안 비싸고. 맛이가 조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