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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미식도시, 후쿠오카

[오호리] 공원 앞 수준급 디저트집 쟈크 (jacq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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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놀러오니 할게 없어서 카페 위주로 찾아다녔더니 마지막 날마저 디저트를 먹으러 오게 되었다.
후쿠오카 카페 리뷰마다 지금 내가 "사실 전 알고보면 디저트 안 좋아합니다 쓴 맛을 즐기는 어른이죠 ㅇㅅㅇ" 이런 뉘앙스로 계속 글 써놓고 계속 디저트 리뷰를 써제끼고 있는데 사실 민망함 나도 몰라 내가 왜 이러는지~~

여행책자에서 본 쟈크라는 디저트전문점에 꽂혀서 찾아본 결과, 후쿠오카 시내에 몇 군데 지점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마침 오호리공원 앞에 위치하고 있어서 잠시 방문했다. 프랑스어로 Jacques라는데 사람 이름인지. 영어로 구글맵에 검색하면 된다.

안타깝게도 매장 쇼케이스 사진은 사진촬영 불가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갔기에 괜히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았다.
알록달록한 고급스러운 디저트들이 5-6백엔 정도의 가격을 갖고 잔뜩 진열되어 있는 쇼케이스를 지나면, 깔끔하고 모던한 인테리어의 작은 카페 공간이 나온다.

​케이크 크기가 다 앙증맞고 가격도 명성에 비해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라 3가지 케이크를 주문했다.
첫 번째는 라즈베리무스.

​삼각형 모양이 인상적인 피스타치오

​마지막으로 몽블랑.

​아이스커피도 한 잔 주문하니 정확히 2000엔을 지불했다. 유명한 파티쉐의 디저트 3종에 아이스 커피 한 잔을 합쳐 2만원이면 완전 땡큐땡큐!
2박3일에 40만원을 식비로 썼다. 커피값 고기값 스시값 빵값

​피스타치오를 내가 원래 좋아했던가. 사실 그 아련한 견과류향에 청량한 푸른색의 맛을 좋아했던거지 생 피스타치오를 즐겨 먹지는 않았다.
이 곳의 피스타치오 크림은 정말 말 그대로 견과류를 크림으로 녹여낸 것 같다. 구수함보다는 박하향과도 같은 피스타치오 향기가 가득한 세미미들스위트(??)급 초록빛 무스 속에 진한 쇼콜라 무스와 초콜릿 시트가 미미하게 들어있다.
삼각형의 독특한 구조 덕분에 피스타치오 무스가 무거운 초콜릿에 묻히지 않고, 오히려 초콜릿에 비해 피스타치오맛이 선행되며 특별한 관계를 이루어낸다.

​뷔페에서도 종종 라즈베리 무스 케이크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산딸기라는 그 희소함과 예쁜 맛 덕분에 끌렸으나 점점 싸구려같은 단맛에 멀리한 라즈베리 무스 케이크는 쟈크에서 내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주었다.
달콤한데 달지 않다, 이 뜻은 향은 기가 막히고 입에서 녹아내리는 질감과 각 재료의 합이 완벽하지만 정작 당도는 높지 않다는 의미다. (스텔라 기준)
글라사주로 반짝반짝 덮인 핑크빛 표면에 포크를 대고 한 입 푹 떠서 먹으면 달콤한 바닐라향 시트에 새콤한 라즈베리퓨레, 풍부한 버터같이 진한 분홍색의 과일크림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몽블랑은 나에게 스시집의 계란초밥과도 같은 존재다.
수준이 괜찮다 하는 디저트집에 가면 항상 몽블랑을 기본으로 먹어보고 판단하고 싶어지는 그런 특별한 디저트.
럼향이 의외로 강하게 풍기며, 최대한 낼 수 있는 정도의 크림화가 진행된 부드러운 밤크림이 겹겹이 싸여있다.
하지만 향이 지나친게 좀 마이너스. 나는 몽블랑 마니아가 아니라서..

후쿠오카에서 디저트를 먹고 싶다면 다 때려치고 이 곳을 세번씩 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쇼케이스 안의 모든 종류를 먹는게 내 버킷리스트에 올랐다. 다음에는 반드시 에클레어를 시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