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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애에 대하여

미국인 남자친구와 연애 시작하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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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카테 굳이 만들어서 쓰기도 좀 오글거리긴하지만
구래도 혹시 다른 한국인분들에게 도움이 될까봐, 함께 만난 시간만큼의 경험을 토대로 좀 씨부려볼까한다.

2014년 초여름
남자친구는 작년초에 대학교 휴학하고 한국으로 와서 취미인 sc2 프로게이밍을 하고 있는 미국인인데,
남자친구와 나는 어찌어찌 알게되어 같이 language exchange을 하게 된 사이가 되었다.

사실 언어교환이라는건 1:1이 효과가 큰데 그 목적을 빙자하여 이성을 만나 어떻게 한 번 데이트 해보려는 애들이 너무 많아서 꺼려지는게 맞긴한데
(실제로 language exchange 제안을 빙자한 flirting 많이 당해봄)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친하게 지낼 수 있고 재밌게 대화할 수 있는 친구가 Ryan이라 내 파트너 중 가장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첫 만남 때 ryan의 첫인상은 음.. 공대 다니게 생긴 흔한 체크남방의 너드 ㅋㅋ
그리고 맥북을 끼고 카페에서 공부하는걸 보니 딱 너드 느낌이 왔다.

작년 여름의 내 영어실력은 지금보다 현저히 떨어진 상태였고, 작문보다 떨어지는 스피킹으로 대충 얘기해보니 신기하게도 나랑 음악취향이 존똑인 것이었다.
내 주변에 Daishi dance와 대프트펑크, 프리템포, 파블로스텔라에 열광하는 친구는 없었다.
나름 레어하고 마니악한 일렉트릭 하우스 취향 보유자의 비애랄까.. 같이 마음 나눌 친구가 없었는데
첫만남 때부터 신나게 음악에 대해 얘기한 것 같다.

그 뒤로도 종종 연락을 했는데, 별 얘기 안했다. 그때 난 남자친구가 있는 상황이었고 난 완전히 걔를 친구로 생각했으니까 ㅋㅋ
가끔 이태원에서 브런치 먹고 커피마시는게 전부였다.
보신탕 드립도 치면서 깔깔거리는 좋은 친구였다.

그러던 와중 난 2014년 초가을에 전남자친구와 헤어지게되었다.
괜찮냐고 물어보는 ryan에게 괜찮다고, 지금은 맘 아프지만 난 분명히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다시 좋아질 사실을 안다고 대답했다.
마침 내 생일도 겹친 때였는데, ryan이 저녁식사를 하자고 제안하더라.

논현동 단스시에서 회전초밥을 먹고 간단히 소주 한잔 하고 (더럽게 비쌌음, 많이 안 먹었는데 10만원 나옴;)
ryan이 좋다고 소개하는 압구정의 once in a blue moon이라는 라이브 재즈바에 갔다.
레드 와인 한 병을 시키고, 멋진 재즈 공연도 보면서 같이 셀피 찍고 놀면서 와인 한 병을 다 비워갈 때쯤

stella, i like you
라고 말했던 ryanㅋㅋ
난 별 생각 없이 oh, yeah i like you too라고 답했다.
뒤에 as friend 라는 말은 생략하고.
그러니까 잠시 한숨 쉰뒤에 또 도돌이표.

난 설마 얘가 날 이성으로 볼까했는데
알고보니 첫만남때부터 나에게 푹 빠져있었다고 한다.
뭐.. 그 재즈바에선 어찌어찌 내가 남자친구 마음을 전달 받았고, 가벼운 스킨쉽 가진 후 와인 한 병 더 시켜서 마신 뒤에 집에 갔다. (you're so perfect, stella를 연신 말하는 라이언이 내심 좋았기도)

다음 날,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눈뜨자마자 생각하는 나에게 ryan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자긴 어젯밤 진심이었고, 내가 너무 좋다고.
나는 아직 좋은 친구로 생각되는 마음이 크긴했지만 그래도 이성으로써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사람으로써도 흠잡을 곳 없는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여 데이트 상대로써 수락을 했다.

그 날 ryan 트위터 가보니까 was last night a dream..? 이란 의미심장한 글이 올라와있던ㅋㅋ

아무튼 그 뒤로 한 달 가량 더 캐주얼하게 데이트하면서 우리 취미인 와인도 함께 많이 마시고, 어느 가을밤 남자친구는 나에게 좀 더 깊은 사이가 되고 싶다고, 주변에 내가 자기 여자친구라고 말해도 되겠냐고 물어보더라.
난 수락했고, 우린 벌써 1년째 트러블 없이 행복히 살고 있다 :)

회사 스트레스로 예민한 한국인 여친을 둬서 늘 받아주느라 고생하는 미국인 남자친구에게 리스펙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