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의 여정이 끝나고 마지막 날이었던 토요일 오후, 우선 캐리어를 끌고 오호리역으로 간다.
나는 내 자신도 의외일 정도로 공원이 취향이다. 어릴 적 낯선 동네만 가면 그 곳의 공원을 꼭 찾아갔었다. 우거진 나무와 잘 정돈된 산책로가 그냥 그때부터 좋았는갑다.
간만에 후지 X70으로 스냅스냅~ 칠공이는 사랑이여
텐진에서 오호리역까지 걸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20분-25분 남짓 걸어간 시간 동안 지루하거나 지치지 않았던 까닭은 한 켠으로 보이는 작은 개울과, 파란 하늘의 봄 날씨와 그 봄 바람 덕분에.
오호리 공원은 큰 호수 가운데에 있다. 다리를 조금만 걸어보면 나무들이 우거진 공간이 나온다.
공원 초입에서는 토요일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이 각자 모여서 아이들과 놀고 있었는데 아마 이 곳이 가족 나들이 명소가 아닐지....
곳곳에 호수를 바라보는 벤치가 있다.
주로 혼자 온 사람 혹은 부부가 앉아 있어서 나는 열심히 뒤에서 셔터를;; 얼굴 나오면 못 올리니깐
주인에게_혼나는_시바견 표정.jpg
아저씨가 빗질해주다가 시바견이 협조적이지 않자 약하게 빗으로 퍽 밀쳐버리는 순간 나와 시바견 눈이 마주쳤는데 나도 모르게 푸하하하고 웃어버렸다.
안 보는 척 하면서 주변을 계속 맴돌아버린 그 때 ㅋㅋ
오호리 공원에는 반려견들이 엄청 많다. 목줄을 매고 주인을 쫄레쫄레 따라다니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갈색 푸들 아가 엉덩이만 계속 쫓아다녔네.
한적한 벤치에 앉아 잠시 아픈 발을 다스리고.
그래도 나이키 프리런 플라이니트를 신고 가서 장시간의 도보 여행에도 불구하고 고통스럽지 않게.
새들을 좋아하던 어떤 노인.
노인과 호수 후쿠오카 ver1.
후지필름 모노크롬모드가 어울리는 나름 고독한 분위기
어느 노부부의 한가로운 주말 일상.jpg
친구분들끼리 놀러오셨나보다. 돗자리 깔고 쉬고 계시더란
오호리 비둘기 마스터
손만 뻗으면 새들이 아주 그냥 달려와서
반려견과 술래잡기 하던 어린아이
한가롭고 따사로운 하루, 우연히 맞닥뜨려 몰래 훔쳐보게된 어떤 남자의 여유
대충 둘러봤으니 기분 좋은 심정으로 오호리역 코인락커에서 캐리어를 꺼내어 후쿠오카 공항으로 간다. 오호리역에서 공항까지는 환승없이 지하철로 한 방에 금세 도착.
제주항공 체크인을 하고 한 층 위로 올라가면 나오는 일본식 음식점에서 텐동 소바 정식을 주문했다. 사실 공항 음식점이라 딱히 기대는..
고추와 새우, 가지 등의 다양한 튀김들
썩 바삭바삭하고 재료 상태가 좋았으나 소스가 부족해서 밥이 남았네 ;ㅅ; 소스만 좀 더 짜고 양이 낭낭했다면 한 그릇쯤은 금방 비웠을 것을.
3천원이나 주고 산 김치....
그래도 김치 구실은 한다.......
소바 정식이라 흔히 먹는 메밀 냉소바를 기대했지만, 예상 밖의 온 소바의 등장.
따뜻하고 시원한 국물에 툭툭 끊어지는 소바면과 튀김가루, 김가루 그리고 대파를 썰어넣었다.
사이드 치고 좀 괜찮은데, 싶어서 면과 국물 모두 클리어.미정국수 멸치국수보다 낫다.
다음에 후쿠오카 공항에 다시 와서 식당을 찾게 된다면 이 곳으로 와야지. 후쿠오카 공항 맛집이라고 할만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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