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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상수] 명성관, 술은 훌륭, 음식은 그럭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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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상수 힙스터가 되겠다는 풋풋한 꿈을 꾸는 중이다. 그렇다면 상수에서 요새 힙하다는 곳인 명성관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뻥이거 그냥 회사 선배가 가자고 꼬셔서 뭐 파는 곳인지도 모르고 일단 예약 방문 함.

중국집인가? 맛이차이나 같은 곳인가? 이러면서..​

​그 땐 몰랐다.
이 곳이 얼마나 힙 한 지

​이발관을 개조해서 나름 멋지게 공간을 꾸며놓았다. 카운터석 앞부분의 높이를 높게 하여 주방과 손님과의 벽을 어느 정도 쌓은 점은 혼밥 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편할 것 같고.

​스탠딩 파티 작년에 했다는데 아직도 붙여놓는 것을 보면 저 포스터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계속 인테리어 디테일의 일환 삼아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저 스탠딩 파티 가고 싶다.. 과거의 파티에 대한 참석 의사만큼 비참한게 또 있을까?

​라임과 레몬은 요리에 실제 사용되는 생과일이다. 색 조합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마치 정물화를 그리듯 한 장 찍어 보았다.

​천장 구조물이 주는 현대미술적 느낌도 좋다.
사실 엄청 작은 공간인데, 이렇게 순간 순간 차있는 느낌들이 가게를 꾸려나간다.

​정통 중국집은 아니고, 중국요리에 베이스를 두고 요리를 하시는 것 같다. 우선 가지튀김을 시켰는데, 간이 맞지 않았다.

바삭한 튀김과 물렁하게 잘 익은 가지의 고소함은 좋다. 다만 가지의 크기가 있는만큼 안 쪽의 다진 새우소에 간이 들어가야하는데... 그게 거의 안 되어서 소스의 간에 의존해서 먹어야하는게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재방문 때는 위의 내용을 말씀 드리고 가지 안의 간을 좀 세게 해달라고 부탁 드렸더니 딱 좋았다.

​메뉴판은 찍어오지 못해서 아쉬운데.. (이 때는 블로그 생각을 안 하고 밥을 먹었기 때문) 상당히 훌륭한 주류 메뉴를 갖추고 있다.

바틀이나 이런 리스트의 퀄리티가 좋다는게 아니고, 아주 다양한 주류를 합리적 가격에 판매하고 계신데 중국 술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 등도 많다.

나는 리치가 들어간 음료를 주문했는데 시원하고 향이 강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우울증 때문에 바보가 되어버려 이 때의 향은 기억에 남아있지 않아 적지 못한다.

​내 사랑 유린기. 나는 탕수육 보다 유린기가 좋다.

잘 튀겨진 닭에 시원하게 시큼달큼한 소스를 끼얹어 푸른 채소와 함께 먹으니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아마 재방문을 한다면 (할 것 같다) 유린기는 다시 주문하겠지.

​식사 중반부에 패트론 실버를 주문했다.
향이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목구멍을 콱콱 한 순간에 조였다가 뜨겁게 위를 달구는 맛이 아주 귀족 같았다. 명불허전 좋은 데낄라.

클럽이나 캐주얼 바에서 주문하는 데낄라와는 차원이 다르고 칵테일에 들어갈 양반도 아니고 그냥 라임 한 조각 손으로 건네받아 이빨로 꽉 물어낸 다음 샷으로 쭉 들이켜야 그 귀족 같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한 샷에 만 이천원.

​마파두부도 주문했다.
산초와 산초유가 장난 아니게 들어간게 진짜 정통 사천지방 방식의 마파두부다. 산초는 얼핏 먹으면 약간 바닐라향이 나는 것 같기도.

옆의 꽃빵에 싸서 먹으면 물처럼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두부와 다진 고기가 들어간 마파소스, 빽빽한 꽃빵을 한 번에 같이 먹을 수 있으니 상당히 좋은 방법이다.

한국식 마파두부나 상하이식과는 다른 명성관의 사천 마파두부..

솔직히 메뉴들이 그리 전부 특출난 맛은 아니다.
따라서 식사에 포커스를 맞추고 명성관을 방문하는 것은 비추천한다. 이건 아마 이 곳의 셰프들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방문 때는 중국주를 종류별로 샷으로 마셨는데, 그렇게 다양하게 중국주를 마시고 각각의 매력을 깨달을 수 있는 점과 칵테일 등의 맛난 배리에이션도 존재하니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해서 유린기와 중국의 술 여럿을 먹어보길 추천한다.

분위기는 좋지만 그렇게 분위기로만 장사하는 곳도 아니거니와 분위기만 보고 찾아오는 곳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