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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알못의 와인리뷰

[Natural] Le Coste Fizzicante, 오늘의 내추럴 와인 잊고 싶었지만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온 자연주의 와인의 시궁창 냄새와 처절한 금요일 밤이 내게 준 것은 한 주간의 지난 고통이었다. 몇몇 사람들은 수박에 소금을 뿌리고 나는 행복에서 아픔을 찾는다. 입 안에 보글거리는 포도주를 한 모금 머금고 맛으로 만들어 삼키고 향으로 만들어 숨을 쉬었다. 애를 써서 대충 볶은 식사는 달콤한 감자와 생선의 알을 넣고 훈연한 파프리카 파우더, 그리고 실파를 버무려 맛있었으나 재빠르게 식었다. 실크천으로 닦아 빛이 나는 얇은 와인잔에 보랏빛 물이 들었다. 모든 묘사가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맥주를 따듯 펫낫 와인의 뚜껑을 벗기고 실연을 겪듯 오늘을 살았다. 발목을 조금 더듬거려보면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온 쇠들이 만져진다. 나의 하루는 눈으로 훝으니 너무 많은 것들이 마음.. 더보기
[White] 간만에 이탈리아 화이트, 마리오 스키오페토의 프리울라노 2011(Mario Schiopetto) 이탈리아 와인과 어색한 관계가 된지 일년 정도가 흘렀다.와알못 시절에는 이것저것 마셔보느라 이탈리아의 포도주들도 북부 남부 중부를 가리지 않고 마셨었는데, 이제는 좀 더 취향이 settle down 되어서 내가 원하는 와인을 어느 지역에서 구해다가 마실 수 있는지 아니까 굳이 이탈리아쪽을 더 찾아마시진 않았다.그러다보니 이탈리아에서만 나올 수 있는 훌륭한 와인들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아서 요즘 몇 병을 구비했는데, 그 중 스타트를 끊은게 바로 이 마리오 스키오페토의 프리울라노. 마리오 스키오페토는 프리울리 지역 화이트와인의 문익점 정도 된다고 할 수 있는데.. 1900년대 중반에 스틸탱크를 들여와서 북동부 지역의 화이트와인의 스타일을 멋지게 변화시켜서 지금까지도 잘 대접 받고 있는 와이너리라고 들었다. .. 더보기
[Sparkling] 세구라 비우다스 에레다드 브륏, 바틀디자인만으로도 소장 가치 충분하다(Seguea Viudas Reserva Heredad Brut NV) ​몇 달 전 지인의 SNS에서 보고 그 길로 바로 3병 구입한 까바가 있다.프레시넷 그룹 소속 와이너리인 세구라 비우다스의 리제르바 에레다드 브륏이 그 와인인데, 금속으로 치장한 스커트 같은 간지나는 바틀 디자인만 바라보고 맛은 상관없다는 식으로 사러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할인가로 5만원 대에서 유통되는 듯.​​심미적 미학과 미식 인생을 살고자하는 사람에게 너무나도 매력적인 바틀.왕좌의 게임에 나올법한 묵직하고 거친 금속 디자인이 세밀하고 아름답다.한 모금 머금어보니 자연 그대로의 꽃꿀과 high한(그리고 I'm high) 산미로 시작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터프하고 역시 샴페인스러운데 (당연히 법으로 정해져 있는 제조 방식을 따르니) 나름대로의 complexities가 섬세하게 차곡차곡 쌓여져 있다.. 더보기
[White] 정말 맛있는 쇼비뇽 블랑 Sileni Estates Cellar Sellection Sauvignon Blanc 2016 ​와인을 마시다보면 종종 주변인들에게 와인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종종 듣곤한다.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절대로 완벽한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맛있는 와인 추천 해주세요"이거를 듣는 나의 심정은 아래와 같다.'레드? 화이트? 어디서 산다는거지? 얼마만큼을 쓸 수 있는거지? 단거를 추천해달라고 하는건 아닌지? 내가 추천을 해주면 그걸 살 수 있는 구입처는 알고 있는건지? 무슨 취향을 맛있다고 하는거지? 품종은 알고 있는건가? 구대륙? 신대륙? 내가 추천하면 맛을 물어보곘지? 향기로 설명해주면 이해하려나?' 등등요즘은 노트북 추천해달라고만 해도 욕을 먹는 핑거프린스 혐오 사회인데 와인에 대해서는 다들 관대하다. 차라리 밑도 끝도 없이 영화 하나만 추천해보라는 질문이 더 쉬울 것 같다. 시발.오늘 후기를 올리.. 더보기
[Rose] 소호 비비안웨스트우드 로제 2014(Soho Vivienne Westwood Rose) ​발단은 내 이름이 들어간 와인을 서치해본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탈리아에 스텔라라는 와인메이커가 있긴하지만 컬트와인이라 한 병에 몇십씩하니 사회 최하위층 사원 나부랭이의 수입으로는 이름만 믿고 사기가 좀 흑흑 그 뒤로는 적당히 10만원대 언더 가격으로 스텔라라는 이름이 붙은 와인을 한국에서 발견하면 참 좋겠다라고만 생각해왔다. 스텔라 쇼비뇽 블랑이라는 와인에 대한 소문을 들은 것은 한두달 전이었다.소호 와인이라. 뉴욕 소호 예술가거리에서 영감과 모티브를 받아와서 트렌디하고 젊은 감각으로 와인을 앙조해내는 곳이 뉴질랜드에 있다니. 따분한 와인업계에 지루함을 느끼는 와인드링커라면 뉴질랜드의 소호와인을 꼭 마셔보고 싶지 않을까. 제일 매력을 받은 포인트는 바로 비비안 웨스트우드, 스텔라 맥카트니와 같은 핫한 .. 더보기
[내추럴] 크루즈와인 스파클링 생로랑 2015(Cruse Wine Sparking St.Laurent) 내추럴와인을 너무 좋아하시는 회사 대리님 덕분에 나도 올해 들어서야 내추럴와인을 접해볼 기회가 이전에 비해 많아졌다. 분명 내추럴와인을 작년에도 그렇고 두세번 정도 마셔볼 기회가 있었는데,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아 기억에 남는 시음평도, 와인명도 없을뿐.더군다나 미국와인은 거의 먹지 않기에, 소개로 마시게 된 이 미국 내추럴와인은 좀 특별했다고 해야하나? 방금 말한 특별함이란 딱히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단어로 사용하고 싶다. ​​그냥 내 인생에 일어나지 않았을법한데 일어나버린? Wouldn't have tried the wine unless someone bought me it.첫번쨰로 마셔본 크루즈와인은 대리님이 소설옥에 가져오신 발디귀에 스파클링이었다.드라이 레드 스파클링이 그리 흔하지도 않.. 더보기
[드라이/레드] 세상을 구원하러 온 고래섬, Finca Bacara 3015 Monastrell(핀카바카라 3015 모나스트렐) 주 최소 3회 새로운 와인을 구해 마시는 나지만 왠지 블로그에 시음기를 쓰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소설보다 일기쓰기가 더 불편하달까 장문의 후기를 작성하는 것보다 이렇게 거의 매일 와인에 대한 감상을 적는게 더 귀찮음. 그래도 이제 다시 내 삶을 되찾아야지. 빛이 났던 일상들이 올해 살짝 흐려졌다. 오늘 소개할 와인은 스페인의 신생 와이너리 핀카바카라에서 내놓은 모나스트렐 품종으로 빚어진 레드와인인데, 모나스트렐.. 들어본 분이 계신지? 이렇게 새로운 품종을 만나면 뭔가 설레면서 긴장된다. 핀카바카라는 신생 와이너리지만, 조금 독특하게 전통 와이너리들이 고수하는 하우스 형식보다는 하나의 프로젝트 형식으로 와인을 만들어 시장에 유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라벨 예쁘게 잘 뽑고, 감성팔이 잘 하는 신세대를 위한 .. 더보기
[스위트/스파클링] 특별한 일이 생긴 지인에게 늘 축하주로 보내는 와인, 반피 로사 리갈 NV(Banfi Rosa Regale) ​슈퍼 드라이가 취향인 와인 덕후라도 가끔은 맛 좋은 스위트 와인에게 경의를 표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우아한 향이 묻어나는 이탈리아 어느 지방의 모스카토라든가. 그런 우리에게 "좋은 스위트 스파클링"의 기준은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고급 귀부와인이 아닌 이상 향에 대해선 '설탕물'이 가장 경박하지 않은 평이 되어버린달까.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와인을 꼽자면 바로 이탈리아의 로사리갈이라고 하고 싶다. 지인이 임신하거나 졸업, 기념일 등등의 이벤트가 있을 때 늘 축하주로 보내는 사랑스럽고 로맨틱한 와인이다.​주로 5만원대에 구입하는게 정석인데 가끔 이마트에서 이렇게 750ml + 187ml 합쳐서 4만원 중반대에 행사를 한다.​람브루스코와 라구파스타를 곁들인 뒤 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