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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신사] 모노로그, 재방문할 가치가 있는 일식 다이닝 플레이스 ​블로그 복귀는 요새 제일 좋아하게 된 식당으로 하려고 한다.그간 살았던 얘기를 풀자니 너무 포스팅이 많아질 것 같아서, 이번 건부터 새롭게 현재 시점 이후의 이야기만 적으려고 합니다. 양해 부탁드려요.모노로그는 도쿄와 소우게츠에서 경력을 쌓으신 신현도 오너셰프님이 4월에 새로 오픈한 일식 다이닝 식당인데, 포잉에서 오마카세 + 니혼슈 4잔 세트를 14만원에 풀었길래 두 번 다녀왔다. 첫 방문 때는 무려 밤 11시에 혼자 갔었는데... 셰프님 말로는 이 분이 진짜 오실까 궁금해하셨다고. 밤 11시를 고른 이유는 별 것 없이 그냥 좀 조용한 시간대에 혼자 청승맞게 식사를 하고 싶어서였으나, 그날따리 만석이었고 옆에 앉으신 동성 손님분에게 번호까지 따이는 개인싸같은 시간을 가졌었다. 동경에서 라멘 하다 오신.. 더보기
[공지] 블로그 운영에 대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블로그를 시작한지 어언 3년이 지났습니다.사실 이런 글 정말 안 쓰고 싶었는데, 자연스레 운영해가고 싶었으나.. 제 근황과 행방(이 새끼 글 안 쓰고 어디갔어 등등)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 작은 블로그 운영자 입장에서 몇 말씀 드리고 싶은게 있거든요.저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소설도 쓰고 있어요. 어제 쓴 문장을 오늘 보고 좋아라하고.또 제 글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나타나면 광대가 뻗어버리는 그런 사랑을 늘 가슴 속에 품고 삽니다.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그동안 페이스북을 비롯한 여러 플랫폼에 동일한 콘텐츠를 각각 다른 문체로 적어왔고, 제 팬이라고 주장하시는 고마우신 분들은 저를 다 알아볼 정도로 나름 활발히 글 작성을 해왔습니다.그런데 어느 순간 글이라는게 부.. 더보기
[사당] 쏘주 좍좍 빨리는 곳 어디냐 사당 전주전집 그리고 광안리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시작한 사회생활의 둥지는 방배동 어드메였다. 또래의 동기들과 신입의 애환을 풀기에 사당동만큼 적합한 곳이 없었다. 방배동 부근은 팀장 욕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으니, 퇴근길 미어터지는 전철과 버스에 몇 분간 몸을 담아 피신한 곳이 사당이었다. 지금은 욕하고 눈치 보기도 지친 5년차 직장인, 우정을 소중히할 여유도 없는 5년차 동기사랑이기에 서로 무언가를 위해 만나지도 않으니 더러운 회사 얘기는 이렇게 서두를 풀어나간 목적만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전주전집만큼 서울사는 으른들에게 사랑받는 전집이 있을까. 백종원이 소개를 했든 수요미식회에 나왔든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곳이니 만약 TV에 방영되었다면 그 프로그램이 존나게 뒷북을 친 것이다. 한국남성들의 더러운 현황을 나타내는 유흥.. 더보기
[상계동] 곤조참치, 감동적인 마구로 끝판왕 생참치 가게 서울시민들이 참치 전문점에 환멸을 느낀다고 해도 변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XX참치 등의 간판을 내걸고 황새치나 눈다랑어를 촌스럽게 카빙한 야채와 함께 무한리필하는 장소에서 몇 번 회식을 하고, 점심에는 맛이라곤 참치란 명분만 갖춘 참다랑어 아까미를 깍둑썰어 초고추장에 양배추채와 비벼먹다보면.. 따로 맛을 위해 참치 전문점을 찾아갈 의지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물론 그런 참치집을 좋아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 하지만 전문적인 스시야에서 다루는 참치를 먹어본 사람들에게 아무리 한남동 마구로센을 붙여준다고 한들 만족감을 줄 수 있을지 의문 그런 점에서 오늘 소개하는 상계동 구석의 이 작은 참치집은 아주 훌륭한 장소라고 생각 되네. 은행사거리에 계셨다가 이번에 상계역 근처로 옮기셨다는 셰프님이 운영하시.. 더보기
[성수동] 팩피, 동네 주민들에게 대안과 위안이 될만한 파스타 가게 ​팩피(FAGP)를 알게 된 경로는 기억 나지 않는다. 금호동과 더불어 은근 맛집 찾기 어려운 성수동에 그럴싸한 파스타 가게가 작게 자리를 잡았다는 소문을 어디선가 들었을 것이다. 인스타그램에 계정도 운영하고 있길래 구경을 좀 했는데, 그렇게 많이 끌리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마침 서울숲 근처에 막내이모가 살고 있어서 찾아가는 김에 팩피에 들려보았다. 어차피 혼자 점심을 때워야하는 상황이라.. 성수동 김밥천국을 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동네 생긴건 영락없는 연립주택 주거단지인데 멀끔한 주방의 멀끔한 가게가 생기니 다소 이질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쁘단건 아닌데. 혼자 오픈시간에 맞춰가니 일등으로 카운터 자리에 착석. 통유리로 되어있는 전면창문 덕에 햇살이 기분좋게 들어온다.​묵직한 느낌의 카운.. 더보기
[잡념] 방콕의 필름 몇 장, 그리고 언젠가는 꼭 쓰고 싶었던 소량의 글 특별한 것을 만나면 그 순간이 활자가 되어 머리속에 줄글로 나열이 된다. 몇 가지를 풀어 얘기해보자면, 밑바닥부터 치밀어오르는 색 짙은 뜨거움 덕분에 가슴에도 뿌리가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몇 번 고비를 넘기면 자연히 온 몸 구석구석으로 분해될 것에 굳이 물을 주어 아주 기른 것은 내 자신인지 당신인지 모르겠다. 마주치기 전 해볼 말을 몇 번이고 되뇌이며 당신을 찾아 헤메던 순간들 역시 객관적인 글이 되어 박혔다. 정작 당신과 내가 맞닥뜨릴 기회는 우리 삶의 모든 기회 중 0.001%에 불과한 횟수일텐데 그를 미처 생각지 못한 이유를 변명해보자면 나는 그저 꿈을 꾸는 것이라 생각했다. 꿈이 뭐겠나. 이유와 증명 없이 새벽의 무지개처럼 발현하는 사건이 되어 날 찾아오리라 생각해버린 것을. 이 식.. 더보기
[압구정] 프렌치를 먹어야겠다면 여길 가자, 비스트로 드 욘트빌(Bistro De Yountville) ​서울에서 프렌치를 먹어본 기억은 많지 않다. 파인다이닝의 경우는 해외에서 종종 겪었고, 서울에서 기억나는 프렌치는 태번38과 꼼모아, 라플랑끄, 비스트로 루즈 등등이 있는데 대부분이 정석 프렌치 다이닝보다는 좀 더 편안한 비스트로에 가깝지만 가격은 존나게 비싼st 였지. 클래식한 프렌치는 방콕에서 두어번 경험한게 마지막이다.그 중 라플랑끄는 돌이켜보면 정말 다시 갈 곳이 못 된다. 가격이 싸다고 쳐. 근데 싸다고 맛 없는 것을 먹기엔 내 하루가 아깝다. 질긴 스테이크와 누린내 나는 닭고기 등등을 먹자고 그 이해 안가는 난이도의 예약과정과 웨이팅을 감내하고 싶지 않다. 싸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면 차라리 맥도날드 세트를 먹는게 낫다.라플랑끄를 가느니 비스트로 드 욘트빌을 가는게 낫다는 심정으로 적는 오.. 더보기
[이대/대현동] 일본 골목의 스시집 같던 후쿠스시 그리고 올 겨울 첫 번째 후토마끼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는 사실은 때론 아주 편하다. 어느 식당의 어느 메뉴를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냥 그 음식이라는 존재가 반가운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뿌빳퐁커리를 좋아한다. 만약 내가 파전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술집에서 뜬금없이 메뉴판에 뿌빳퐁커리를 써놓았다면 나는 원래의 목적인 파전과 예기치 않은 수확인 뿌빳퐁커리를 둘 다 시킨다는 이야기다. 사전조사나 소문에 관계없이 주문하게 되는 음식은 누구에게나 조금씩 있을 것이다.올해는 외식보다는 방에서 술을 조금씩 자주 마시며 자급자족을 했다.그래서 작년에 비해 꽂힌 음식이 없긴한데, 2017년이 끝나가는 와중 후토마끼와 개연성 없는 사랑에 빠졌다. 프라하에서 한국인이 쥐어준 캘리포니아롤을 먹고 그 다음 날 다시 찾아가서 먹고 그렇게 롤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