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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미식도시, 후쿠오카

[나카스] 유명한 갓포집은 이유가 있다, 오레노갓포 나카스 후쿠오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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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적 프로젝트가 끝나고..


프로젝트 최전방에 있던 동기가 제발 우리 이젠 어디라도 떠나보자고해서 급하게 한달 전 예약한 후쿠오카 여행. 이제 일본은 북쪽지역 제외하고 닳고 닳도록 다녀온 관계로 편하게 먹고 마시고 오는 컨셉으로 잡았다. 결론은 대성공이었지만...ㅎㅎ


금요일 오후에 출발해서 월요일 저녁 인천공항 도착으로 총 3박4일 일정. 후쿠오카 쓸기엔 충분한걸로.


공항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된 시간이었고, 우리의 오레노갓포 예약은 오후 6시었다. 입국수속도 빛의 속도로 마쳤으나 국제선에서 국내선 전철로 이동하는 셔틀버스가 거북이 속도라 예약 못 지킬뻔.. 결론은 세이프 희희


예약하고 가세요.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함.

https://reserve.oreno.co.jp/?area_id=14&restaurant_id=24&affiid=0006031721&from=hitosara#/area

​시끌벅적한 선술집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기대보단 fancy한 느낌이었다.

말쑥한 복장의 직원들이 입구에서부터 안내를 해주는데, 일본답게 협소한 테이블은 여전하다.

해초를 초와 기름에 무친 오토시를 내어주는데 음.. 냉채느낌 기대했다가 느글거림에 된통 당했네

메뉴는 영어메뉴판 보고 주문. 가격대는 역시 합리적

​아키타현 출신 아라마사 6번 사케 R버전.

영어 메뉴판에 사케가 많이 안 적혀있었는데 그 중 제일 비싼 놈으로 주문했다. 그래봤자 4천엔 정도?;

플루트 글라스 짜리몽땅 버전같은 잔을 내어준다.

익숙한 청주 느낌에 살짝 벨벳같이 매끄럽고 뽀송한 질감, 코를 치고 올라오는 발효와 시골과일 향..

음용 온도를 6도 이하로 맞춰 먹으면 베스트일 것 같은데 사실 도통 뭐에 곁들여 먹어야할지 감은 안왔다.사케는 뉴비수준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늘 먹던 청하의 크리스피함과 터프함에만 익숙해져있는터라

확실히 나는 사케보단 샴페인.. 오레노 갓포의 뽀글이 가격은 서울의 와인장터 가격과 비슷하다.​

​참깨를 갈아올린 사바...

오레노갓포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데 2명이서 맛 보면 좋을 정도의 사이즈로 나온다.

생참깨, 참깨소스, 실파, 새싹채소, 와사비로 구성되어있는

​고등어회를 처음 먹어보는 친구가 인생회라고 할 정도면 숙성도와 신선도가 대중적인편 (긍정적 의미)이다. 시메와 숙성과 비린향을 사랑하는 우리 스시덕후 친구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회'라는 존재의 의의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좋은 점수가 나올 법한듯.

안타까운 것은 참깨소스가 투 스윗함. 질척한 단맛으로 가려야할 만큼 못된 품질도 아닌터라 더 아쉽다. 그래도 최소한 소스를 덜어내고.. 와사비 살짝 올려 먹으면, 무난한 식감으로 씹히는 날고등어살점의 시원함이 좋더라구

​하이볼도 궁금해서 한잔 주문했는데 음... 위스키향이 나는 탄산수 정도? 통수맞았다^^

그래도 위스키 덕후는 만족했읍니다 왜냐하면 전 모든 물에서 위스키향이 흐르길 바라는 위스키 덕후니간요

​아보카도&명란&단새우

아담한 접시에 소복히 담겨져 나오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크런치?가 조금 올려져있다.

​아마 명란이 조금만 더 짰었어도 이 요리는 망했겠지.

명란의 향기로움이 단새우(심지어 단새우인데도)의 향긋함을 압도할 정도로 명란 퀄리티가 독보적이다. 

껍질이 제거되어 아주 부드럽고, 염도도 최상의 상태로 맞춰져있다. 초원의 풀향이 살짝 느껴지면서 눅진한 아보카도, 그리고 탱탱 차오르는 단새우 조각은 오직 명란만을 서포트하는데..  이런 밸런스와 이런 주객전도 아주 만족스럽구요, 술안주라기보단 전채(前菜)의 의미로 먹으면 되겠다.

때론 술 없이 먹는게 더 나은 요리도 있답니다 술꾼들이여..

​푸아그라를 올린 사가규 스테이크. 

봉긋하고 매끈히 솟아오른 푸아그라 한덩이, 스테이크 한덩이가 촌스러우면서도 먹음직해보이고 뭐지 이 혼란스러움

​안녕하세요. 고기 썰기 장인입니다.

칼만 쥐어주시면 제가 다 잘라드림니다.

​기본적으로 완벽한 미디움레어로 익혀져나온다.

우선 고기의 품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3천엔도 안되는 가격의 스테이크라 솔직히 기대라는 개념조차 없었는데.. 이유는 서울의 수많은 비스트로 & 트라토리아에서 저가형 스테이크들로부터 미뢰 테러를 받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방어기제가 펼쳐졌다고 보면 되겠다. 한국 밖에서도 좋은 스테이크는 으레 비싼 몸값을 자랑했기에 (그렇다고 반대 명제가 성립되진 않지만) 자연히 저가격 스테이크 = 저품질이라는 인식이 내게 박혀있었다.

갓포의 스테이크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간 놀랄 정도로 ^가성비^(가성비충 아닙니다)가 좋았다. 채끝 등심으로 추정되는 텍스쳐였는데 기름이 많이 끼지 않기 때문에 탱글하게 씹히며, 좋은 육질과 좋은 요리사 덕분에 전혀 질기지 않다. 씹을 때 반동이 느껴지는 맛있는 스테이크랄까여

​모두들 이 촉촉함을 두 눈으로 보고 느껴주세요.

추가적으로 곁들여 나오는 야채는 몇가지 푸성귀 제외하고 bullshit 수준이고 푸아그라는 잡내와 쓴맛이 살짝 남아있지만 그럭저럭 먹어줄만한 수준 -완벽한 팬프라잉이어서 그나마 이정도 이고 오리엔탈 느낌나는 소스가 탄탄한 사가규와 아주 잘 어울린다. 소금후추보단 저 소스가 어울리는 스테이크라니. 단짠신의 자극적인 조화에 마치 활기찬 광장같은 스테이크 덩어리를 더하면 생각보다 괜찮다는게 결론이다.

​사케가 식어갈 즈음 매니저님이 오셔서 얼음버켓을 주셨는데..

얼음이 들어있는 버켓은 아니고 얼려진 버켓일뿐이라 칠링에는 그닥 효과가 없었다. 미리 일본어로 '얼음이 든 빠께쓰'를 공부해갈걸 '_` 가끔 이렇게 와이너리명이 써진 버켓을 보면 그 와인이 먹고싶어질 때가 있다.

​사바 보우즈시도 주문하고.. 2피스로 나오더군..

전문적인 스시야가 아니기 때문에 좋은 품질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어째 노리가 좀 너덜너덜한데여 아니 이제보니 노리를 뒤집어서 사용한 것 같은데 사진보니깤ㅋㅋㅋㅋㅋ알바가 쥐었니..?

​어쨋거나 저쨋거나 강하게 초절임해서 살짝 익힌 시메사바라든지 공기와의 조화를 무시하고 조밀하게 뭉쳐진 샤리라든지 아 솔직히 까야하는데 나새끼 왜 맛있게먹은거지. 한입에 우겨넣고 씹으니 조화고 나발이고 1도 없었는데 그냥 맛있었다. 마치 불을 발견하기 전의 비문명 인류의 식사를 주마등처럼 보는 것같은 느낌.. 투박하고 엉성한데 식사 중간쯤 한 피스 먹어주니 속이 차는 느낌이었다.

가끔 밥 처먹다 보면 제 자신도 이해 안될때가 있지요

가끔은 역사책에 종종 등장하는 농노들의 거친 호밀빵 대목에서 침을 삼킬때도 있으니까 이해하고 넘어가자

​뼛속까지 한국사람인 친구가 국물을 강력히 주장해서 나카스 우동도 주문했다.

일단 그릇이 탐남.

​후쿠오카에선 공항에서 시켜먹는 우동조차 맛이 있지..

얇지만 탄력있는 면발은 딱히 이렇다할 장점은 없지만 거슬리진 않았다. 젊은 샤도네이처럼 산미가 줄줄 흐르는 따뜻한 국물이 속을 풀어줌과 동시에 위장을 다시 활성화시키는데, 같이 나오는 우엉튀김은 질겨터져서 한입 시도하고 멀리 치움.

​카니크림고로케도 주문...

커다란 1덩이로 나왔다.

​세상에... 반 가르면서도 행복ㅋ

​지나치게 헤비하지 않은 크림과 잘게 찢긴 대게살, 바삭하고 단단한 고로케 튀김옷

조금씩 함께 떼어내어 먹으니 포근하고 따땃했다. 게살은 크래미가 연상되는 느낌으로 손질이 되었는데 게냄새 풀풀 안나서 먹기 편하긴 하지만 게의 고유한 향을 원한다면 아쉬울법하다. 1개 단위로 판매를 하니 부담없이 츄라이해보면 좋을듯.


이렇게 식사를 마무리하고..

2명이서 사케 1병 + 주류 3잔 + 메뉴 6개 주문해서 1만3천엔 정도 나왔으니 가격에 감히 태클 걸 수조차 없음. 압구정 갓포요리집들처럼 세련되진 않지만 불만 없는 맛에 반값 수준의 가격이니 악평은 집어치우기로한다

바에서 위스키 한 잔 하고 ​텐진 근처의 에어비앤비에 짐을 풀었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깨끗한 작은 집에 호텔침구 수준으로 편한 침대 2개, 분리된 샤워실/화장실, 작은 주방..

반년째 불면증으로 매일밤 고통받는 나는 후쿠오카에서 유래없을 꿀잠을 잤다고함

​간단히 숙소 앞 편의점에서 야식사와서..

긴자의 풍 뭐시기 라멘집에서 내놓은 컵라멘 상품인데 닭육수라 이것은 무조건 샤도네이+세미용이다. 알파카 내가 참 좋아하는 와인인데 국내에 물량도 많이 없는 편이라 아쉬웠지만 일본가면 불과 몇백엔에 구입가능 존좋


이렇게 첫날이 지나갔습니다.



오레노갓포 주소 : 〒810-0801 Fukuoka Prefecture, 福岡市博多区Hakata Ward, Nakasu, 5 Chome−2−1, ジェイパーク中洲ビル

오레노갓포 영업시간 : 오후 4시부터 오후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