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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재미붙이는 험난한 과정

[요리] 정통 스페인 스타일 초리조(Chorizo) 빠에야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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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가 요리를 시작한건 놀랍다. 늘 누가 해주는 밥 먹는게 취미이자 스포츠라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얼마전에는 그릇도 50만원 넘게 사고, 올해도 돈 벌어서 빚 갚자 카드빚


​양식 일품요리 위주로 이것저것 레시피를 찾아보다가 구미가 당기는 것들 몇개를 모아 스크랩 해놓고 하나씩 따라해보는 중이다. 아직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내 생각에 요리 카테를 따로 만들어야 할 정도로 계획이 좀 많다.

오늘 올릴 레시피 후기는 아직 밖에서도 못 먹어본 스페인의 빠에야인데 유튜브 영상을 많이들 참고했다. 느낀 점이 있다면 스페인애들의 '오리지널 빠에야'에 대한 집착은 무섭다는 것. 각국의 야매요리사들이 자기 스타일로 빠에야 만들어서 올리면 이건 빠에야가 아니라느니 스페인애들이 웃는다느니 구구절절 염병지랄고나리핵고나리

나는 초리조를 넣은 레시피를 선택했다. 그냥 Chorizo Paella라고 구글에 쳐도 레퍼런스 많고요 초리조는 마켓컬리에 팝니다

​<준비물>

해산물(새우, 조개 등등)

닭안심 혹은 다리살

초리조 슬라이스(스페인 쏘세지)

사프란

양파, 토마토, 마늘(기호에 따라 원하는 야채)

1시간 불려놓은 쌀

치킨스톡(고체든 가루형이든 물에만 풀어놓으면 됨)

올리브오일

​치킨 스톡을 먼저 준비 할건데, 미국의 한 푸드 매거진에서 배운 팁이 있다.

새우를 사용하는 요리일 경우, 새우껍질을 볶아 스톡을 끓이면 풍미가 두배로 된다고..

믿고 볶겠습니다

남비에 올리브오일을 살짝 두르고 김이 올라올 무렵 까놓은 새우껍질을 달달 볶아주면 되는데 고소한 새우향이 모락모락 올라오는게 벌써 맛있다

​치킨스톡을 부어서 20분간 약불로 끓이면 새우치킨스톡 완성.

치킨스톡은 500ml를 준비하면 되고 만드는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좀 많은 양을 할거면 750ml를 만들어 놓는 것을 추천한다.

​치킨 스톡을 끓으라고 냅두고 닭안심을 먼저 굽자.

빠에야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군 뒤에 닭고기를 시어링해주면 되는데

​팬의 상태가..?

알고보니 예전에 사둔 빠에야팬을 길들이는걸 깜빡하고 바로 올렸더니 ㅎㅎ 죽고싶다 ㅎㅎ

두께도 더럽게 얇아서 갑자기 불이 활활 솟구치길래 놀라서 옆에 떠다놓은 쌀뜨물 부어버림

쌀뜨물 먹은 닭고기는 훌훌 털고 다시 굽긔

​초리조도 기름이 나올때까지 구워줍니다.

매콤해보여도 원체 기름지고 느끼한애라 조금만 지져줘도 기름이 좔좔 나옴

근데 더이상 이 팬은 못 쓸 것 같지 않니?

​그래서 후라이팬 변경을 했는데 조리도구의 크기가 2배가 늘어났으니 만드는 양도 2배로 늘려줍니다.

아까 닭고기와 초리조를 구우면서 나온 기름을 옮겨담고 약간의 올리브오일을 첨가해 다진 양파와 토마토, 마늘을 중불에 brown 해준다. 요리에 있어서 Brown이라는 단어는 정말 직관적인 단어 베스트에 든다고 생각함.

​양파가 갈색으로 변하고 토마토가 녹기 직전이면 불려놓은 쌀과 아까 구워놓은 닭고기 안심, 초리조를 넣고 쌀알에 기름을 코팅해준다는 느낌으로 3분 정도 빡세게 볶아준다.

사프란도 이때 넣어주면 끝. 이때 넣든가 치킨스톡 만들때 넣든가..

​그 다음으로는 재료들이 이렇게 잠길 떄까지 치킨스톡을 부어주고 20-30분간 약중불로 끓이듯 익히는데 중간 중간 저어줘도 좋다. 스페니쉬피셜로는 절대 젓지 말고 빠에야팬 손잡이를 들어 탕탕 내리쳐서 섞으라는데 ㅇㅅㅇ? 마지막 단계 전까지는 간헐적으로 저어주는게 좋다. 이때부터 젓지 않고 익히면 과하게 눌어붙어 설거지가 빡세질 수가 있다.

만약 스톡이 부족하다면 맹물을 넣거나 남은 치킨스톡을 살짝씩 부어줘서 설익거나 타는 것을 방지하면 된다.

​집에  페페론치노와 타임이 있길래 조금 넣어줌. 다들 집에 남는 페페론치노와 타임 같은 이태리 향신료 있을거예요. 농담이고 없으면 안 넣어도 개샹괜츈하다.

타임향.. 처음 접했을 때 웩 독해 했는데 살짝식 넘나 중독되는 것.. 페페론치노는 엽떡만큼 매우니 자제하자.

​어느 정도 쌀알이 익고 '여기서 좀만 더 익히면 부드러운 밥알 되겠다' 싶을 때 머리와 꼬리만 남겨놓은 새우와 아스파라거스를 올려주고 물이나 스톡을 살짝 더 붓자.

새우 대가리를 남겨놓는 이유는 대가리에서 배어나오는 맛이 새우의 꽃이니까. 꼬리는 없으면 없어보이니까..?

​뚜껑을 덮고 약불로 10분 내외로 더 익혀주었다. 이때부턴 젓지말고 확실히 그냥 두어서 맛있고 바삭한 밑부분을 맛볼 수 있도록 하자.

생쌀을 쓰는 레시피를 보면 쌀 넣고 총 30-40분은 기본으로 익히던데 나는 1시간 넘게 불린 쌀을 써서 그런지 빠르게 익었다.

​새우와 아스파라거스가 먹음직스럽게 익었슴다.

사진처럼 물기가 남아있다면 센불로 올려놓고 잠깐 두면 금방 수분이 날아간다.

​후라이팬째로 먹는게 좋긴한데 엄마아들도 나눠주느라 그냥 접시에 덜어서..

처음 시도해본, 그리고 처음 먹어본 빠에야는 아주 맛있었다. 돈 받고 팔고 싶었다.

사프란 특유의 해산물내장같은 녹진하면서도 비리지 않은 그 진한 향과 빡세게 볶아진 쌀알들, 촉촉한 새우와 아스파라거스까지 더 할 나위 없이 맛이 좋았다. 치킨스톡을 많이 부었더니 간과 감칠맛도 부족하지 않았고..

다만 다음에는 초리조를 다져서 넣어야겠음.

초리조 좋아하는 사람은 환장하는데 나는 그냥 저냥 쏘쏘라 잘게 다지는게 좀 더 최후 시식에 편하지 않을까?